케이팝의 부흥이 한순간 우연의 작용은 아님을

신간 [케이팝의 시간]을 읽다
글 입력 2023.02.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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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시간

 

음악에디터로 근무할수록 스스로 음악과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다 느껴 관련 서적을 찾던 중이었다. 우연히 책 ‘케이팝의 시간’을 알게 됐고 좋은 기회가 생겨 책을 제공받아 서평까지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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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케이팝이 해외에 꽤나 알려졌다는 걸 한국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유럽의 몇몇 덕후들’이 열광하는 일부 현상이나 ‘언론의 언플’ 정도로 생각했다. 케이팝과 아이돌을 좋아하는 나조차도 그 현상이 일시적일거라 생각했다. BTS가 빌보드차트를 석권하고 팝의 전설 비틀즈 폴매카트니가 “BTS가 비틀즈가 걸었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걸 보았다”했을 때 그제서야 “(걔네가)대체 왜?”라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케이팝이 어느 한순간 우연과 운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케이팝이 발현되기 이전의 시대인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차근차근 그 변혁의 역사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 책의 친절함에 대해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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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세대를 ‘사조’로 구분

 

클래식 음악에서 ‘낭만주의’, ‘고전주의’ 처럼 작곡가를 사조로 구분하듯, 저자는 케이팝을 사조로 구분하길 시도했다. 시스템주의, 아티스트 주의, 커뮤니티 주의, 아이콘주의. 이 네가지 구분엔 음악사 전체 흐름을 보며 분석한 흔적이 보인다. 크게 줄기를 바꿨던 아티스트를 기준으로 사조를 나눴다. 철저히 분업화된 SM의 기획 아래에 있었던 시스템주의 H.O.T, 프로듀서에 가깝게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만들었던 뮤지션주의 빅뱅 등. 나온 네가지 사조 중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떠올리면서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인물 위주의 챕터별 진행

 

이 책은 읽기 쉽다. 장르나 음악적 용어를 지나치게 깊게 다루진 않는다. 음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볍게 읽기에도 물론 좋을 것이다. 그러나 아주 쉽게 풀어져 있기 때문에, 청소년 독자들이 읽기에도 좋을만큼 술술 읽힌다. 또 잘 알려진 인물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박진영을 이야기하면 박진영과 함께 작업한 방시혁을 함께 이야기 하고, 그들이 함께 작업한 곡을 부른 god를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흐름이 끊기지 않고, 그러면서 챕터별로 여러번 나뉘어져 있다. 숨 고르며 가볍게 읽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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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기원에 대하여

 

자신들이 직접 쓴 자기 나라의 노래를 즐기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만드는 음악을 많이 소비하는 우리나라 음반 시장은 더욱 의미가 있다.흔히 말하는 아이돌 음악인 ‘케이팝’은 이제 리스너들에게, 특히 해외 팬들에게 하나의 장르로 받아들여져 소비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만큼, 역사를 기록하고 또 알아둘 필요가 있다. 기원부터 현재까지의 기록이 한권의 책에 잘 담겨 있다.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듀스 등 음악을 비롯해 ‘비주얼’과 ‘컨셉’까지 모두 신경 썼던 태초의 순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상 링크 큐알코드가 담겨 있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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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아이돌에 대한 열린 결말

 

다만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책 표지에는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뉴진스까지’라고 되어있으나, 실질적으로 책에 ‘뉴진스’에 대해 분석해놓은 자료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브를 비롯한 현재를 이끌어가고 있는 4세대 아이돌들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부족하다. ‘에스파와 이세계 아이돌’에 대해 언급하며 ‘아이콘주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나, 지금 4세대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뉴진스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아이콘주의’와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다. 참고로 도서는 23년 1월 발간 되었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저자도 뉴진스가 새로운 사조를 만들어 갈 아티스트가 아닐지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작가가 바라보는 뉴진스는 어떤 사조일지 궁금하다. 책이라는 출판물의 특성상 시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이 책에서도 말하듯 “인터넷의 파편화된 정보에 비해 책이 가진 강점은 ‘전체 흐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팝뿐만 아니라 한국대중음악에 관심있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케이팝 연대기의 흐름을 파악하며 음악을 더욱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해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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