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족의 정의 [영화]

글 입력 2023.02.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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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家族)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주로 친족관계에 있는 집단을 가족이라고 칭한다. 시대가 변할수록 가족의 범위는 넓어져 가고 있는 것만 같다. 영화에서도 가족을 단지 사전의 의미로만 칭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범위를 보여주려고 한다. 특히 나는 형식적인 관계가 아닌 진정으로 '감정적인 교류를 하는 가족인가'에 더 비중을 맞춰 영화에 집중했다. 두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코코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과 고레에다 감독의 <어느 가족>을 잠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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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가족이 되다.



'애프터 양'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특별하다. 중국인 막내 미카를 입양 했고, 딸을 돌보기 위해 휴머노이드 양을 구매했다. 어느 날 양이 고장 나서 아예 작동이 멈춘다. 가족들은 양을 살리기 위해 여기저기 문의하고 다닌다.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자 박물관 관계자를 찾아가게 됐고, 양의 기억을 팔아달라고 요청한다. 양의 존재는 박물관과 테크노 사피엔스 연구에 큰 기여가 될 것이라며 말했다. 제이크는 깊은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였고, 집에 돌아와 양의 기억을 잠시 되돌아봤다.

 

양의 기억을 살펴보면 지내왔던 가족의 비중이 크다. 미카의 어릴 적 모습이 나오고 같이 함께한 모습이 화면에 나온다. 미카를 진짜 동생인 듯 소중히 대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또한 온 집안의 구석을 지긋이 바라보는 기억이 있다. 양은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길었고, 관련된 모든 걸 소중히 자신의 기억 장치 속에 담으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미카는 양에게 의존하고 있던 걸로 보였다. 양이 작동되지 않자 걱정이 되었고 잠은 오지 않았다. 늦은 밤, 물 마시러 나갈 때도 항상 오빠를 부르면 같이 나선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대부분 미카 곁을 지켜주고 보필해 줬던 건 양이었다.

 

양의 기억 속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가족사진 촬영 날이었다. 양은 셋의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가족들은 양에게 같이 찍자며 제안한다. 양은 잠시 머뭇거렸다. 자신은 휴머노이드라고 단정 지어 살아왔는데 이때 가족이라는 애틋한 의미를 깨달은 게 아닌가 싶다. 아마 양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억이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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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진정한 가족 구성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일단 휴머노이드가 가족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아직 우리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가족의 형태이지만, 만약 구성원이 된다면 어떨지 생각해 봤다.

 

감정적인 교류 없이 형식적으로 대화만 오고 간다면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나의 입장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공동체로 함께 하는 걸 넘어 정신적으로 지지해 줄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휴머노이드가 우리 삶에서 진정한 가족 구성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양'처럼 뛰어난 기억장치가 있으며 특별한 감정을 지닌 휴머노이드라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질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먼 훗날 진정한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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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가족이 됐다.



영화 <어느 가족> 살펴보면 혈연적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다. 다들 우연한 인연으로 가족이 됐다. 초반부에 등장한 '쥬리'라는 아이를 보면 내성적이고 말이 없다.

 

알고 보니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었다. 노부요네 부부는 빨리 가족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쥬리네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거친 싸움 소리였고, 다시 쥬리를 데려간다. 이렇게 6명이 함께 거주하며 가족이 되었다.

 

영화를 보며 이들을 가족이라고 칭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구성원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노부요는 동료와 함께 해고 위기에 처했고, 둘 중의 한 명이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동료는 쥬리를 데리고 사는 거 알고 있다며 말하지 않을 테니 먼저 나가라고 한다. 그걸 들은 노부요는 절대 알리지 말라며 신신당부하며 사직을 택했다.

 

오사무와 쇼타는 마트에서 물품을 훔쳐 생활을 이어나간다. 도둑질은 끊임없이 지속되었고 이제는 쥬리도 함께 하게 됐다. 처음에는 쥬리가 어려서 가르치기 어렵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쇼타와 함께 물건을 훔치는 주리를 발견할 수 있다. 도둑질하기 전 쇼타가 빠짐없이 하던 손짓과 주문을 볼 수 있는데 그걸 똑같이 따라하는 것이 보인다. 이 가족에 스며든 쥬리를 발견할 수 있다.

 

함께 바닷가에서 노는 장면은 '그냥 가족'같이 보였다. 다 같이 물놀이하며 깔깔 웃는 모습은 행복한 모습이었다.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평온했던 장면이 아닐까 싶다. 늘 '돈'에 연연하며 힘들게 살았던 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아무런 걱정 없이 즐기는 모습이었다. 서로의 손을 맞잡고 파도에 뛰어드는 모습은 서로를 받아들였다는 걸로 인식됐다.

 

영화 마지막 장면, 오사무와 쇼타의 이별 장면이 인상 깊었다. 두 사람은 노부요의 면회를 하러 갔다. 오사무의 집에 하루 머물게 된 쇼타는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버스를 올라탔고 오사무는 아쉬운 듯 버스를 향해 뛰어갔다. 쇼타는 잠시 뒤를 돌아봤고 "아빠"라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아빠라는 소리를 강요하지 않았지만 듣고 싶었던 오사무.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못했지만 쇼타는 이제 오사무를 아버지라고 받아들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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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어떤 가족일까


 

이들을 좋은 가족이라고 칭할 수는 없을 거다. 도둑질을 해왔고 하츠에가 죽었을 때도 연금을 계속 받기 위해 묻어버리려고 했다. 이들은 돈이라는 것에 묶여있어 나쁜 선택지를 택했다.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는 정말 돈을 위해 좋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형태로 들여다봤을 때는 의미가 다르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관계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했던 노부요, 가정 학대를 당해온 쥬리, 친부모를 찾고 싶지 않은 쇼타 등 각자만의 사연이 있다. 아픔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두 아이는 당신을 뭐라고 불렀나요?"

 

수사관은 노부요에게 질문했다. 생각에 잠긴 노부요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한 채 눈물을 흘렸다. 이 둘에게 엄마라고 불려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 혈연적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었기에 자신을 형용할 수 있는 말이 없었을 거다.

 

가족이라고 했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가족이 맞았는지. 아이들은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고, 자신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하니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을 거다. 가족이라고 말할 수 없었던 이 애매한 관계가 서러울 뿐이었다.

 

두 영화를 보며 '가족'이라는 정의를 생각해 봤다. 형식적인 관계가 아닌 나와 무언가 연결되어 있고 교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게 가족이지 않을까 느낀다.

 

앞으로 가족의 범위는 넓어지고 모호해질 거라고 예상한다. 어쩌면 가족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다른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을까.

 

 

[이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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