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묵직하게 스며드는 따뜻한 위로의 곡 ‘흰수염고래’ [음악]

글 입력 2023.02.0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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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멘탈 관리법은 각양각색이다.

 

나 같은 경우 혼자 있을 때 산책을 하거나 노래를 들으며 ‘멍 때리기’를 한다. 때문에 출, 퇴근 광역 버스를 오갈 때만이 나만의 오롯한 시간이 된다. 생각에 빠지면 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꼬인 실타래를 풀 듯 엉킨 마음을 한올한올 내려놓기도 하는데 내가 선택한 노래들은 결국 위로의 또 다른 언어다.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을 때가 많다. 잘 할 수 있다고, 잘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믿으면서도 확인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노래를 듣는다. 이제는 엄마에게 들을 수 없는 칭찬을 노래로 들으며 ‘나 잘하고 있어, 오늘도 잘 이겨냈어’라고 나지막이 말한다.

 

얼마 전 가수 정은지가 리메이크한 흰수염고래를 출, 퇴근길에 연달아 들었다. 사실 ‘흰수염고래’는 2011년 윤도현 밴드가 발매한 흰수염고래 앨범의 메인곡이다.

 

가수 윤도현이 흰수염고래 다큐멘터리를 보고 우리 이야기를 투영해 만든 곡이며 발매 당시 YB 음반 최초로 40인조 풀오케스트라가 참여한 곡이다.

 

 

 

묵묵하게 바다를 전진하는 흰수염고래


 

‘흰수염고래’

 

흰 수염고래를 통해 무얼 말하고 싶을까? 정답은 단순하다. 그냥 들어보면 된다.

 

 

 

 

작은 연못에서 시작된 길

바다로 바다로 갈 수 있음 좋겠네

어쩌면 그 험한 길에 지칠지 몰라


- 곡 흰수염고래 中

 

 

‘흰 수염고래가 무얼 말하고 싶은지’ 너무도 정확하게 가사에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흰수염고래는 바다에서 가장 큰 동물이지만 아무도 해치지 않고 평화롭게 산다.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이라 알려져 있으며 큰 무리를 이루지 않고 단독 혹은 2~3마리씩 살고 있다.

 

몸집만큼이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른 생물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은 채 작은 물고기나 플랑크톤만 먹으며 살아간다.

 


걸어도 걸어도 더딘 발걸음에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도 언젠가 흰수염고래처럼 헤엄쳐

두려움 없이 이 넓은 세상 살아 갈 수 있길

그런 사람이길


- 곡 흰수염고래 中

 

 

노래 흰수염고래는 ‘작은연못’에서 ‘바다’로 가는 과정을 길 혹은 우리네 인생에 빗대어 표현하며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일이 멀고 험할지라도 혼자가 아니라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러니 상처받지도 혼자 힘들고 두려워하지도 않기로 다짐한다.

 

내 인생 속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바다 같은 곳은 언제쯤 올까?

 

요즘 직장 때문에 힘들다고 푸념하는 친구 A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카톡으로 노래추천 혹은 음악 영상이 나오는 유튜브 링크를 전달했다.  말이 없던 그녀가 내 BGM 처방을 받고 웃음의 이모티콘을 보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귓바퀴 안쪽까지 밀어 넣는다. 잔잔하고 고요한 심연 속 내 안에 고래 한 마리가 사는 것 같다.

 

나는 오늘도 묵묵히 앞으로 헤엄쳐 가는 고래에게 ‘지금 잘 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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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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