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알버트 왓슨, 보그의 전설을 넘어 [전시]

예술의전당, 알버트 왓슨 사진전
글 입력 2023.02.0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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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2023.03.30 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알버트 왓슨 사진전을 개최한다.


알버트 왓슨은 보그 매거진 표지를 100회 이상 촬영한 패션, 인물, 예술 사진작가이다. 프라다, 샤넬 등 유명 브랜드의 의뢰를 받아 사진을 찍었으며 히치콕, 마이클 타이슨, 스티브 잡스, 앤디 워홀 등 여러 유명인들의 포트레이트를 촬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그의 전설'이라고도 불리는 알버트 왓슨은 현재 83세의 나이에도 지속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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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에서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냐는 질문에 알버트 왓슨은 이렇게 대답했다.

 

 
'사진을 잘 찍는 기술적인 방법은 많지만, 그것을 말해봐야 의미 없다. 그저 계속 찍어라.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카메라를 쥐여주면 온종일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알버트 왓슨의 대답은 어떤 부분에서는 충격적이기도 하다. 50년 이상을 현업에서 '일'로 카메라를 잡았지만 여전히 그에게 카메라를 잡는다는 것은 그저 즐거운 일이다.

 

그는 돈이나 자기 증명을 떠나 끈임없이 몰아치는 영감을 카메라로 담아낸다. 알버트 왓슨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는 마치  카메라를 잡기위해 태어난 사람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를 보며 알버트 왓슨이 이번 전시에서 아낌없이 많은걸 보여주려는게 느껴졌다. 단 한 장의 결과물로 말하는 사진작가에게 사진을 만드는 과정은 어쩌면 공개하기 꺼려지는 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밀착인화나 크롭, B컷 등 작업 과정도 일부 볼 수 있었다. 전시를 정말 아낌없이 준비했다는 게 느껴졌으며 알버트 왓슨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보여주는 전시였다.

 

추가로 관람 포인트를 꼽자면 프린트 방식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점이다. 피그먼트 프린트, C 프린트, 젤라틴 실버 프린트 등 작품의 특성이나 촬영 방식에 따라 다양한 프린트 방식을 사용했다.

 

요즘은 100이면 100 디지털 프린트를 하는데, 이번 왓슨 전에서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프린트된 작품을 몇 점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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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프리드 히치콕, 로스앤젤레스>와 <프라다 블라우스를 입은 샬럿 플로소, 밀라노, 이탈리아>는 젤라틴 실버 프린트를 했으며 <해파리 수조>시리즈는 시바크롬 프린트를 했다. 아날로그 프린트는 디지털 프린트와 질감의 차이가 뚜렷하다. 같은 사진이라고 해도 디지털 프린트로 봤을 때와 아날로그  프린트로 봤을 때는 감상이 아예 달라진다.

 

또한 아날로그 프린트는 복제가 불가능하므로 작품으로서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다. 판화처럼 추가로 찍을 수는 있지만 디지털 사진처럼 무한대로 복제는 불가능하다. 알버트 왓슨의 사진집을 이미 보고 전시를 봤는데도 이 아날로그 프린트를 실물로 봤을 때는 느낌이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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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사진이 많았지만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진은 <골든 보이, 뉴욕시티>다. 패션 브랜드를 촬영 중 모델 소년에게서 영감을 받아 촬영을 마친 후 추가로 촬영한 것인데, 5살 소년의 얼굴을 2m 50cm의 사이즈로 클로즈업했다.

 

이 작품은 압도적인 크기 덕에 많은 요소들이 너무나도 잘보인다. 단단한 눈, 굳은 입매를 보면 순수함, 정의로움, 자기 확신이 느껴져 '주인공'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자기성찰로 이어진다. 이 작품을 다시 보기 위해 전시장 출구에서 발걸음을 세 번이나 돌렸다.

 

사실 전시를 보기 전에 액자 유리의 반사 때문에 관람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을 했다. 사람에 따라 충분히 방해될 수 있을 것 같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사진에 집중하느라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를 사용한다면 조명에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있다.

 

알버트 왓슨은 보그의 전설이라고 불리며 상업 작가로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의 사진은 표현하고, 묘사하고, 포착한다.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를 모두 던져버리고 오직 사진 그 자체로 봤을 때 그의 사진은 너무나도 예술적이며 가치있었다.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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