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화려한 색채 속 통제된 인물들. 이데올로기적 풍경을 담아내는 사진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

글 입력 2023.01.1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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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미래(Futuro Retro)


 

어제는 과거인데, 어제의 미래라는 말은 큰 모순적인 단어입니다. 이런 생각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포토그래퍼가 있습니다.

 

슬로바키아 출신의 사진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이며 그녀는 독특한 본인의 색과 정서로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았고, 2016년 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s 수상과 포브스에서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있는 30인’, 2018년 핫셀블라드 마스터 아트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해 국내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을 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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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셀블라드 마스터즈 어워드 Hasselblad Masters Award]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사진 대회 중 하나로 꼽히며, 헬무트 뉴턴, 리처드 애버던, 안셀 애덤스 등 이름만으로도 사진의 역사가 된 전설적인 포토그래퍼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품 카메라의 대명사인 ‘핫셀블라드’가 2001년 첫 시작으로 2년 간격을 두고 매 회 진행해온 국제사진대회입니다.

 

핫셀블라드 마스터즈 어워드에서는 풍경, 초상, 거리/도시, 건출, 아트 등 총 11개 부문으로 진행되며 오늘의 주인공인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2018년 전 세계 31,500명의 사진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아트’부문에서 ‘스위밍풀’ 시리즈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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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5개의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노스텔지아(NOSTALGIA), 퓨트로레트로(Futuro Retro), 더 스위밍 풀(The Swimming Pool), 커플(Couple), 로스트 인 더 밸리(Lost in the valley)의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구성하였으며 그 중 가장 주목할 섹션은 3번째인 ‘더 스위밍 풀(The Swimming Pool)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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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밍 풀’시리즈는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대표적인 컨셉이자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들이기도 합니다.

 

마리아 작품들의 특징은 그녀의 고향인 슬로바키아의 역사성을 어디 주제이던, 장소이던 간에 녹여내어 자신의 작품관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슬로바키아는 공산주의 체제 안에서의 시간들을 보내온 적이 있는 국가입니다.

 

따라서 공산주의의 잔재들이 남아있고, 그 것들은 건축물이나 생활 모습 등에서 발견할 수 있음을 포착하여 자신의 작품에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그녀가 보여주고자 하는 과거의 경직된 공간이나 환경에서 다양하고 자유로운 피사체들로 현재의 시간을 마주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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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녀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감정이 없는 듯한 무표정에 가까운 인형과 같은 형태로 연출됩니다.

 

감정이 배제된 모델들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은 오히려 이 사진의 불편한 연출에서 어떻게든 본인의 해석을 통해 이 작품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는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상황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려는 마리아의 의도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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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마리아의 작품의 특징은 ‘스위밍 풀’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색채입니다.

 

흐릿한 듯하면서도 맑은 파스텔 색상들과 뚜렷하고 강렬한 색채들로 차려입은 모델 또는 피사체들. 이 것들이 가장 도드라지게 보이는 사진들은 ‘스위밍 풀’시리즈가 아닐까 합니다.

 

또한 대칭과 기하학적인 요소들로 표현하는 그녀의 독특한 스타일 또한 굉장히 눈 여겨볼 만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4번째 섹션인 ‘커플’과 5번째 섹션인 ‘로스트 인 더 밸리’는 최근의 작업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리아가 정체성을 다른 장소와 주제로 옮겨 녹여낸 방법들을 생각하며 보면 더더욱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마리아의 작품들은 정적인 느낌들이 주를 이룹니다. 평안한 듯한 색채 속에 통제되고 억압됨을 뜻하는 강렬한 대조색들의 반발. 마지막 섹션에서는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사색적이며 몽환적이 느낌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넓은 사막 속에서 덩그러니 놓여있는 사람들은 명상과 내면을 탐색하는 순간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현재와 과거를 다루는 마리아의 앞으로의 작품들이 어떻게 실험적인 작업들로 나타날 지 기대를 품은 채로 전시장의 관람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유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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