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노래하는 동그라미 되기 [사람]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글 입력 2023.01.1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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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인 것 같다. 동화책 뒤에 부록처럼 실려있는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서’라는 이야기를 읽었다. 7살 아이가 금방 끝난다고 느낄 정도로 짧은 이야기지만 지금도 가끔 떠오를 만큼 인상적인 이야기다.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서’는 조각을 잃어버린 동그라미가 자신의 조각을 찾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다. 조각이 빠진 동그라미는 빠르게 갈 수가 없어 벌레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꽃향기를 맡으며 행복한 모험을 한다. 다양한 크기의 조각을 만나다가 결국에는 자신에게 꼭 맞는 조각을 찾는다. 그렇게 원하던 완전한 동그라미가 됐지만 모 난곳 없는 동그라미는 너무나 빨라 노래를 부를 수도, 벌레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꽃향기를 맡을 수도 없게 된다. 그리고 동그라미는 다시 조각을 내려놓고 천천히 노래를 부르며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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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는 자신의 조각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며 조각을 찾아 나선다. 사실 '완전한 동그라미'나 '딱 맞는 조각' 같은 건 그 자체로 아무 의미가 없는데도 말이다.

 

동그라미는 잃어버린 조각을 찾기 전부터 이미 행복하다. 꽃향기를 맡고, 노래를 부르고, 벌레와 이야기하며 모험하는 동그라미는 사실 이미 만족할만한 일상을 살고 있다.

 

만약 이야기 속 조각을 잃어버린 동그라미가 끝내 딱 맞는 조각을 찾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분명 오랜 시간 자신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던 동그라미는 지칠것이고, 불행할 것이다.

 

어느 순간 포기할 수도 있고, 어쩌면 조각이 없으므로 가능했던 노래 부르기, 꽃향기 맞기, 벌레와 이야기하기를 미워할지도 모른다. 직접 갖기 전에는 무엇이 더 가치 있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누구나 자신에게 꼭 맞는 조각을 찾아 완전한 동그라미가 되길 원한다. 그리고 완전한 동그라미만 된다면 틀림없이 행복할 거라고 굳게 믿는다.

 

배우, 아이돌, 연예인 들은 모두 돈 많고 행복해 보인다. 오죽하면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도 있다. 서울로 나가면 비싼 외제차가 당연하다는 듯이 굴러다니고 SNS를 보면 모두 고급 호텔에서 호캉스는 기본에 명품을 두르며 사는 것 같다. 서울에 빼곡한 아파트들을 보며 저 많은 집중에 내 집이 하나 없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고, 무리해서 따라 해 보기도 한다. 혹은 저렇게 '잘 사는 것'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나 잘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사는 모양이 누구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완전한 동그라미는 하나도 없고 잃어버린 조각을 찾는 동그라미만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그들도 나에게 딱 맞는 조각을 원하기 때문이다. 즉, 내가 부러워하는 그들 처럼 된다고해도 본질적으로 달라지는것은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라는 말은 안주하라는 말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아 좋아하지 않는다. 인생은 살아지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가진 것에 감사하고 그것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내 앞에 치킨이 있는데 옆집에서 스테이크 먹는 걸 부러워하느라 입맛을 버리다니, 얼마나 멍청한가. 심지어는 치킨 세 번 먹을 걸 참고 스테이크를 먹어봤더니 치킨이 더 맛있더라는 이야기다. 소가 닭보다 비싼 이유는 소가 닭보다 키울 때 돈이 많이 들어서지 더 맛있어서가 아니다. 비싸서 부러운 건지, 맛있어서 부러운 건지, 비싸면 맛있는지, 비싸면 가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고,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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