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스콜비 - 피아노 구민희 & 안화영 듀오 리사이틀

글 입력 2022.12.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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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비 앞.jpg



어느덧 2022년도 끝나가고 2023년이 벌써 목전으로 다가섰다. 성큼 다가선 새해를 준비하려면 새해를 맞이하는 음악회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어떤 음악으로 새로운 해를 시작하면 좋을까. 그런 고민을 하면서 1월 공연들을 살펴보면 새삼 한 해에 대한 마음가짐을 점검해보게 되곤 한다. 그런 기대감을 안고 2023년에는 피아노 듀오 리사이틀로 한 해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2023년 1월의 첫 금요일에,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있을 스콜비, 피아니스트 구민희와 안화영의 듀오 리사이틀이 바로 그 무대다.


스콜비라는 이름이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했는데, 두 피아니스트의 모교들을 조합하여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서울대학교의 S, Colburn Conservatory의 COL 그리고 Boston University의 B를 따서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피아니스트 구민희와 피아니스트 안화영은 2021년 겨울에 듀오 스콜비(SCOLBE)를 결성하여 피아노 듀오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시적인 피아노 듀오 무대가 아니라 피아니스트가 듀오 팀을 결성하여 활동한다는 것이 흥미롭게 와닿았다. 이들은 2023년의 시작을 알리는 1월 첫 주의 무대에서, 모차르트와 라벨 그리고 브람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PROGRAM


W.A. Mozart  Sonata for Two Pianos in D Major, K. 448

 

M. Ravel  La valse for Two Pianos

 

J. Brahms  Sonata for Two Pianos in f minor, Op. 34b

 




듀오 스콜비의 리사이틀 포문을 열 작품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장조 K.448이다. 혹시 예전에 '모차르트의 음악으로 태교를 하면 아이 머리가 좋아진다'라고 돌았던 소문을 기억하는가? 결과적으로 이런 모차르트 효과가 뒷받침되는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최초에 이 주장이 제기되었던 배경에 바로 바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의 영향이 있었다. 실험대상자들이 이 작품을 들은 후에 공간추론 시험의 점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배경을 가진 작품이 아닐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도 이 작품을 친 경험이 있어 이 작품이 리사이틀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것이 기쁘다.


라장조로 산뜻하게, 누가 들어도 모차르트의 작품인 것을 알 수 있는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쉬울 것 같은 1악장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는 점점 극악의 화려함으로 치닫는다. 경쾌하게 연주되는 만큼 수많은 음표가 그야말로 쏟아져 내리는데 듣는 사람에게는 경쾌하지만 치는 사람에게는 정말 원래 템포대로 연주하기 어렵도록 음표가 가득하다. 여기서 환기하는 2악장 안단테는 서정적이다. 아름다운 꾸밈음과 트릴로 느낄 수 있는 노래악장은 코다에 이르기까지 부드럽다. 마지막 알레그로는 장조의 터키 행진곡을 연상시키는 듯한 리듬이 있어 듣는 즐거움이 있다. 화려한 피날레로 치닫기까지 빠르고 경쾌하다.


*


이어서 두 번째로 연주될 작품은 라벨의 라 발스다. 피아니스트 구민희와 안화영이 함께 연주할 것이므로, 물론 이번 스콜비 무대에서 연주될 라 발스는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버전이다. 라 발스는 널리 알려진 작품인데 크게 관현악곡,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 그리고 솔로 피아노 곡으로 세 가지 버전이 있다. 그 중에서 라벨이 가장 먼저 작곡한 버전은 바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라 발스였다. 그래서 우리가 익히 아는 관현악이나 솔로 피아노를 위한 버전이 아니라, 라벨이 의도했던 가장 원곡 버전의 라 발스를 스콜비 무대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라 발스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다. 처음에 들으면 이게 과연 왈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저음부의 오묘한 소리로 작품이 시작된다. 하지만 왈츠가 맞나 하는 그 의심 속에서, 라벨은 분명히 왈츠를 만들어간다.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두 대의 피아노로 만드는 소리는 확실히 솔로 피아노로 연주되는 버전의 라 발스보다 더욱 풍성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감정이 격발되듯이 터져나오는 코다에 이르기까지, 두 대의 피아노는 어두운 반음계 터널을 지나 쾌활함과 독특함을 넘나들면서 쉴 새 없이 고지로 나아갈 것이다. 특히나 두 대의 피아노 버전에서는 베이스 부분의 섬세한 사운드가 더욱 확연히 느껴질 것이기 때문에 스콜비 리사이틀에서 어떻게 이를 생생하게 전해줄지 기대된다.


*


이번 스콜비 리사이틀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은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바단조 Op.34b다. 이 작품은 원래 브람스가 피아노 5중주를 작곡하던 중에, 이를 개정하면서 만들게 된 작품이라고 한다. 개정 과정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보니, 브람스가 종국적으로는 이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의도했던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역시 분명히 출간된 작품이며, 무엇보다 이 작품의 풍성한 소리를 충분히 표현하고자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하도록 했다는 점은 명확하다. 또한 피아노 5중주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 작품은 분량부터 남다른 편이다.


피아노 5중주의 영향으로 인해, 이 작품은 총 4악장의 형태를 띠고 있다. 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는 메조포르테로 비교적 조용하게 시작하다가 포르티시모로 단조의 선율을 강화해 나간다. 악상의 변화가 많은데 이를 일관되게 이끌어 나가는 것은 단조의 감성이 가득한 열정이다. 2악장 안단테는 조용하게 사색의 순간으로 빠져든다. 침잠하는 브람스의 감성이 가득하다. 여기서 전환하는 3악장 스케르초-알레그로는 원래 피아노 5중주에서는 첼로의 피치카토로 시작하는데, 그 특성을 살린 도입부가 아주 매력적이다. 이어서 서로 다른 주제 세 개가 제시되면서 악장이 발전되어 가는데, 굉장히 매력적이다. 4악장 피날레는 애상어린 도입부를 지나 점차 악상이 발전하기 시작한다. 화려하고 격렬한 코다에서 클라이막스를 찍고, 마치 벼락이 내려치듯 마무리되는 피날레는 아마도 이번 스콜비 리사이틀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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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피아니스트 구민희는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를 수석 입학 및 졸업한 재원이다. 그는 Colburn Conservatory 아티스트 디플롬을 전액 장학생으로 지내며 취득했고 Boston University에서 Richmond Foundation 전액 장학생으로 석사 학위를 마쳤다. 단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마친 그는 현재 단국대학교를 비롯하여 한신대학교 교육원, 계원예중 및 예고 등에 출강하는 동시에 국내외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니콜라이 메트너로 박사학위 논문을 취득한 그는 한국메트너협회를 비롯하여 한국피아노학회, 한국피아노듀오협회, 한국피아노교수법학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함께 듀오를 이룬 피아니스트 안화영은 선화예중 및 예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학부를 졸업하였다. 이후 도미하여 Yale University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석사를 취득하였고, 피아니스트 구민희와 마찬가지로 Colburn Conservatory 아티스트 디플롬을 전액 장학생으로 지내며 취득했다. 이후 Boston University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박사학위까지 마친 그는 현재 국민대, 부산대, 숙명여대, 선화예중고, 서울예고 등에 출강하는 동시에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겨울에 결성되어 보다 폭넓은 스펙트럼의 피아노 음악을 보여주고자 하는 듀오 스콜비. 이들이 선보일 2023년의 첫 무대가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3년 1월 6일 (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스콜비 SCOLBE

피아노 구민희 & 안화영 듀오 리사이틀


전석 20,000원

약 10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예인예술기획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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