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꿈 리스트 [사람]

글 입력 2022.11.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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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아하는 게 정말 많다.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배우고 싶은 것, 가보고 싶은 장소, 갖고 싶은 물건도 너무 많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웃음이 실실 나온다.


필연적인 것인지 나는 꿈도 많다. 평소에 말수가 적은 나지만 좋아하는 것이나 꿈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3일 밤낮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꿈을 이룬 나를 상상하면 기분이 절로 좋아지지만 역시 꽤나 복잡하고 난잡할것도 같다. 그리고 동시에 이룰 수 없는 상충되는 꿈들도 많았다.

 

그렇다 보니 누가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곤란할 때가 많다. 내 꿈은 3일 밤낮을 이야기해야 할 정도로 많은데, 보통은 구구절절이 들을 걸 기대하고 묻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누가 나에게 꿈을 물어봐주는 걸 좋아한다. 꿈은 내 자랑이자 보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절반 이상이 모르겠다고 하거나 없다고 하며 대답을 못 한다.

 

하지만 나는 꿈이 뭐냐는 질문을 들으면 너무 많아서 대답을 못 한다. 그리고 10초만 고민해 보겠다고 하고 보통 '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제는 나는 집에 대한 꿈만해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집에 대한 꿈을 줄줄이 다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진짜 다 내 꿈이 맞는 건가?

 

  

꿈이라고 할 만큼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 나 스스로 헷갈렸다. 내 꿈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정리해야만 하는 때가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그냥 포기를 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거슬러 올라 소수의 몇 개로 종합해 보기로 정했다.

 

 

왜 그 집에 살고 싶은데? 왜 그걸 배우고 싶은데? 왜 그걸 갖고 싶은데? 왜 그걸 원하니?

 


꿈에 대해 스스로 '왜?'라고 물으면 대부분 나의 행복, 만족, 기호라는 목적에 도달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목적에 도달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은 나의 진짜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들은 허영심이며 가치 없고 의미 없는 욕망이다. 가짜 꿈을 이뤘을 때를 상상하면 진짜 꿈의 그것과 비슷하게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이루지 못했을 때를 상상하면 안 좋은 감정이 떠올랐다. 이루지 못할 걸 생각하고 불안해지거나 이미 이룬 사람을 보고 질투했다. 가짜 꿈에 대해 생각할 때만 그랬다.

 

그리고 막상 이뤘을 때는 정말 크게 실감한다. 한번은 가짜 꿈을 끝까지 내 꿈이라 믿고 이뤄버린 적이 있다. 정말 허무했다. 성취감이나 행복이나 만족 같은 건 전혀 없었다. 그때 나는 '가짜 꿈'의 존재를 처음 깨달았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여 막상 꿈을 이뤘을 때 남는 것은 만족도, 행복도 아닌 허무와 공허였다. 지나고 보니 떠올랐다. '가짜 꿈'을 경고하는 말들을 나는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통탄스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지난날에 후회가 되지도 않았다. 가짜 꿈을 버리고도 나에게는 꿈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집착을 버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집중했다. 집착이 끓어오를 때마다 의식적으로 타인의 욕망인지 나의 욕망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리고 다시 스스로에게 집중했다.

 

나의 꿈 리스트에서 가짜 꿈을 지우고 나니 생각보다 일관성이 있고 일맥상통했다. 진짜 꿈들을 모두 이룬 나를 상상해보니 난잡하거나 복잡하지 않았다. 진짜 꿈들은 모두 동시에 이룰 수 있는것들 이며 꽤나 조화롭고 멋진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짜 꿈들을 지우고 나서야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사랑은 운명이고 필연이라는 것도 알았다.

 

나는 나의 운명에 올라타 키를 잡기로 했다. 꿈을 이뤘는데도 행복하지 않고 허무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도 운명에 올라타 키를 쥐어 잡길 바란다.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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