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문학의 죽음

문학이란 무엇이며, 과연 죽은 것인가
글 입력 2022.11.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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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글을 쓰고, 읽으며 살아간다. 그 글의 종류에는 어릴 때 읽던 동화책이 있을 수도 있고, 뉴스나 신문에서 볼 법한 기사들도 있을 것이다.

 

11월 중반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어 수험생들의 좋은 결과를 기원하는 여러 현수막이 달린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국어 영역에도 마찬가지로 글이 있다. 보통 국어 영역의 글을 독서(비문학)와 문학으로 나눈다. 여기서 문학이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은 문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문학(文學)

[명사] [문학]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따위가 있다.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미술이나 공연, 영상 등의 다른 예술 갈래와 같이, 문학 또한 인류와 함께 해왔다. 그런 문학이, 1960년대에 들어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이론이 등장한다. 의아한 일이다. 도서관에 가면 한국십진분류법 또는 듀이십진분류법에 의해 문학이라는 카테고리가 당당하게 등장하고, 서점에 가면 문학 장르의 베스트셀러가 전시되어 있다. 그런 문학의 죽음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을 흔드는 것과도 같다.

 

문학은 왜 죽었을까, 애초에 문학은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을 푸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문학에 대하여 각 나라 별, 시대 별 분석 이론을 소개하는,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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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규정한 사건, <채털리 부인의 연인>


 

문학이란 무엇인가. 이는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라는 소설에 대한 논란으로부터 시작한다. 성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작품에 대해 사람들은 이것을 과연 '문학'이라는 예술의 하위 장르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인가 논의한다. 이 문제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외설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논란과도 같다.

 

여러분이라면 섹스에 대해 관능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쓰여진 소설에 대해, 예술성을 어떻게 논할 것인가? 어떤 이들은 이것이 그저 펄프 픽션처럼 포르노그래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이 또한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예술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역사주의와 형식주의의 갈등은 텍스트에 대해서 앞서 언급한 시각들의 대비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기성의 주류였던 역사주의에 반발한 형식주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문학은 문학으로만 봐야 한다.

 

"시는 시로 읽어야지 다른 어떤 것으로 읽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한 T. S. 엘리엇과 같이, 문학이라는 장르는 문학 그 자체로만 판단하여야 하며 다른 것의 개입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이 형식주의의 주장이다.

 

그래서 문학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 책의 저자도, 그리고 지금까지 문학에 대해 비평했던 많은 사람들도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학은 그 자체로 문학이며, 그것을 규정하는 행위 자체도 주관적이기 때문에 정의할 수 없다. 따라서 논픽션(Non-Fiction)도, 사람에 따라서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美나 진리는 예술에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학이 죽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문학은 예로부터 지배층의 소유물이었다. 여타 다른 예술 장르처럼. 그러나 종교에서의 분쟁으로 인해 사회에 혼란이 야기하면서부터 문학, 그리고 예술은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되는 과정을 겪었다. 종교를 대신하여 하나의 수단이 되고, 값이 싸면서도 교양은 얻어가는 체 할 수 있는 서민들의 도구로서 문학은 발전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변천을 겪으며 문학은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되는데, 이를 죽음과 그것으로부터 소생하는 새로운 삶 혹은 생명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순환하는 우주처럼.

 

 

 

국가별 근대 문학의 흐름과 모더니즘에 대하여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은 프랑스, 영국, 미국, 러시아로 이어가는 근대 문학의 흐름을 소개한다. 주로 서양 문학과 근대의 기류가 소개되는 이유는 기득권층에 대한 사회 혼동 및 변화가 유럽의 종교 개혁 및 근대화로부터 시작되어 세계로 전파되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학 기조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각 나라 별로 유명한 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작품에는 당시 어떠한 이념이 담겨있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서술해주기 때문에 문학의 발달 과정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근대 및 현대 예술의 가장 큰 핵심 사조인 '모더니즘'에 대하여 여러 챕터에 걸쳐 서술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에서는 모더니즘에 대하여 문학적 관점을 자세히 다룬다. 20세기 초, 기존의 사조 변천 과정보다도 훨씬 더 격렬한 변화를 내포한 모더니즘은 그 영향력이 단순 미술뿐만이 아니라 문학에도 커다란 힘을 끼쳤으며, 전 세계에 그것을 발휘했다. 예를 들어, '의식의 흐름'이라는 것은 지금은 우스갯소리로 더욱 많이 사용되지만 당시 굉장히 혁신적인 기법으로서 문학계를 충격에 빠뜨린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다룬다.

 

모더니즘은 1960년대에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이름으로 예술계에서 다시 한 번 더 크게 영향을 끼치고 지금까지도 그 흐름은 이어져오고 있는데, 그 속에서의 문학은 어떤 모양을 갖추게 되며 대표하는 작품들은 무엇이 있는지를 자세히 알려준다. 특히 프로이트나 하이데거처럼 현대 학문의 대표자들이 내세운 이론들이 문학 평론에서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는지를 다루는 마지막 챕터는 문학이라는 예술 장르를 현대의 관점에서 총망라해 정리해주는 느낌을 준다.

 

*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은 결국 의미를 상실한 문학에 대해 비난한다거나, 문학이라는 장르가 현대에 와서 소모품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죽어버렸다는 식의 극단적으로 단념적인 의미를 담아낸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근본적으로 문학이 무엇이며, 이 문학이 인문학적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갔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따라서 이것은 문학이라는 커다란 장르를 평론하는 데에 있어서 입문서라고 표현할 수 있다.

 

엄연히 예술의 한 장르인만큼 문학도, 다양한 비평이 존재하며 해석할 수 있는 사고가 넓기 때문에 글을, 문학을, 예술을 사랑한다면 독서하며 매우 흥미로운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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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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