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끊임없는 발견에서 마주한 예술 -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

글 입력 2022.11.1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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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형)폰타나_최종본-01 (1).jpg

 

 

프랑코 폰타나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세계여행에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내가 가보지 못했던 곳을 시각으로 즐기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았다. 그가 찍었던 사진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우리 삶의 모든 면이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꽃과 나무와 같은 것에 먼저 눈이 간다. 하지만 화려함 조차 없는 돌과 모래에 관심을 둔 적이 있을까?

 

그는 다양한 소재들을 포착해 사진으로 담았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 삶과 어우러져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동안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정해져 있는 줄 알았지만 이를 통해 세상 만물은 가치가 있으며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찰나의 순간까지 풍경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비록 우리는 작품 속 배경을 실제로 보지 못했지만 관객들에게 자유롭게 감상하며 느끼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FRANCO FONTANA© PUGLIA 1987 EWS.jpg

 

 

 

우리가 보는 세상은 넓다. 멀리서 보아라 


  

“풍경을 이해하려면 당신은 풍경이 되어야 하고, 풍경은 당신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 풍경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 자신을 이입하며 감상했다.

넓은 들판 속 홀로 우뚝 서있는 나무가 보인다. 누구나 그렇듯 나무를 중심으로 작품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는 들판의 색깔과 흔들리는 바람결이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타인을 바라보는 눈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홀로 서있는 나무를 내 모습이라고 비유하면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것이다. 하지만 한 걸음 멀어져 보았을 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의외의 면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타인을 볼 때 마주하고 있는 자체만으로 인식하지만, 그 사람을 넓게 보면 몰랐던 점들을 알게 된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알아가는 단계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그가 숨겨놓은 의미를 이해하는 단계라고 생각했다.

 

폰타나는 작품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삶을 보는 것이 아닌, 시야를 넓게 가지라는 의미를 던져주는 것만 같았다. 풍경과 우리 삶은 별 다를 것이 없고 유기적인 관계라는 것을.

 

 

FRANCO FONTANA© Houston 1985 BPSS.jpg

 

 

 

평범한 현실을 아름다움으로 마주하다


 

그림자는 우리가 보는 시각에 많은 영향을 준다. 건물을 어떤 형상으로 보이게 할 것인지 좌우하는 역할이다. 나는 감상하며 입체적인 아름다움에 빠졌다. 마치 현실이 아닌 그림책의 한 공간인 것 같아 보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웠나 생각했다.

 

더불어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폰타나는 평범함 속에서도 자신의 감각을 찾아냈다. 사진에서 보이는 구도와 색감들이 아름다움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한 흔적이 보인다.

 

우리 일상 속의 아름다움과 공간의 조형미가 만나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였다.

 


FRANCO FONTANA© NEW YORK 1986 GHY.jpg

 

 


도시가 가진 특징들을 통해 우린 알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중 하나인  ‘뉴욕’이다.

 

사진을 보았을 때 단번에 뉴욕임을 유추할 수 있게 만드는 폰타나의 전달 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마다 다른 옷차림, 건물들의 구도 그리고 가지고 있는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작품 안에 담겨 있었다.

 

무표정을 지은 채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을 보며 고독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이유를 알게 되면 이 도시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이가 주인공의 삶을 살고 있는 듯,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작품이었다.

 

나는 짧은 시간 동안 1980년대의 뉴욕에 잠시 빠져들었다.

 


FRANCO FONTANA© AUTOSTRADA 1975 XXH.jpg

 

 

 

평범한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한 폭의 추상화


 

평소 우리가 도로에서 마주칠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폰타나는 이곳에서 자신의 영감 요소를 발견했다. 한 폭의 초상화처럼 시원하게 붓 터치를 하여 색의 경계를 지워버린 것만 같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또한 셔터를 누르는 속도와 조형물의 구조까지 신경 쓴 그의 노련함이 돋보이기도 했다.

 

또한 그는 금이 가거나 무채색인 아스팔트의 모습까지 놓치지 않았다. 예술적 감각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소재이지만 우리 지내온 삶의 의미를 담아냈다고 생각했다. 쓸모없고 볼품없어 보일지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굳건히 위치하고 있는 아스팔트가 우리의 모습 같다고 느꼈다.

 

아스팔트에서도 예술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도로에 칠해진 페인트의 색깔, 질감 그리고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표지판들까지 그가 찍어낸 예술 작품의 소재들이었다.

 

 

franco fontana 1969.jpg

 

 

"사진은 나에게 항상 이유를 제시합니다. 풍경이든지 사람이든지 상관없이 스스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우리 자신의 일부죠"

 

 

 

내가 담은 풍경은 무엇인가


 

나는 주로 어떤 풍경을 담았을까.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둘러보니 빛이 비춰지고 있는 풍경들을 고스란히 담았던 거 같다.

 

빛은 언제나 나를 비춰주고 있다. 비록 무대 위는 아니지만 혼자만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비춰주고 있는 존재였다. 인생을 살며 잠시 시련을 맞닥뜨릴 때 어두운 곳을 찾게 되고 나의 내면을 가둔다. 시간이 흐른 뒤 공간을 벗어나고 싶을 때 빛은 언제나 나를 맞이해줄 준비가 되어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나의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었다.

 

앞으로 어떤 풍경을 담아낼지는 우리의 몫이다. 풍경과 한 몸이 되어 조화를 이루는 사진을 찍어낼지 아니면, 시각적인 감상으로만 끝날지.

 

펼쳐진 세상 속,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찍어보라는 폰타나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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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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