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ge를 따라서] 바닐라향 추천기

바닐라 향 추천
글 입력 2022.11.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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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는 바닐라에 관해 이야기했다. 음식에서도 향료에서도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바닐라지만, 가끔은 깊이 없이 달기만 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바닐라빈을 접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좋은 바닐라의 향은 설탕처럼 단순하고 자극적인 달콤함이 아닌 섬세한 향을 지니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바닐라가 가치를 유지하며 사랑받아올 수 있었던 것도 대체 불가능한 향 때문일 것이다.

 

바닐라의 따뜻하고 달콤한 향은 가을과 겨울의 차가운 공기와 잘 어우러진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어울릴만한 바닐라 향 세 가지를 추천해본다.

 

 

 

1. 고급 디저트가 떠오르는 바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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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소개할 향은 세르주 루텐의 ‘엉브와 바닐(Un Bois Vanille)’이다.

 

바닐라 나무라는 이름으로, 이 향을 맡으면 고급스러운 크림 브륄레가 떠오른다. 크림브륄레는 바닐라향의 커스터드 크림 위에 토치로 살짝 태운 설탕이 올려져 있는 디저트이다. 엉브와 바닐의 첫 향은 굉장히 달콤한 바닐라 향이 난다.

 

다만 바닐라 자체의 향보다는 조금 더 따뜻한 느낌으로 우유가 섞인 디저트를 연상시킨다. 바닐라 향 뒤에는 은근한 나무 향이 느껴지는데, 이 나무향이 바닐라의 달콤한 향과 섞이며 토치로 태운 설탕을 떠오르게 한다. 지나치게 달콤해질 수 있는 향을 나무의 쌉쌀함이 조심스레 잡아준다.

 

향을 설명하는 표현 중에 ‘구어망드(Gourmand)’라는 단어가 있다. 구어망드란 바닐라, 카라멜, 초콜렛 등 달콤한 음식을 연상시키는 향을 뜻한다. 이런 구어망드 계열의 향은 친숙하고 기분 좋은 달콤함을 지녔지만, 너무 익숙한 나머지 고급스럽기보다는 저렴하게 느껴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

 

엉브와 바닐은 부드럽고 따뜻한 황금빛이 떠오르는 향으로 구어망드 특유의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달콤함을 우아하게 잘 표현해낸 바닐라다.

 

 

 

2. 깔끔하고 현대적인 바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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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소개할 향은 아뜰리에 코롱의 ‘바니유 앙상세(Vanille Insensee)’이다.

 

대다수의 바닐라 향수들은 굉장히 진득한 달달함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지점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바닐라 향을 피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바닐라 자체에 어느 정도의 달콤함이 있기에 달지 않은 바닐라는 드물다. 바니유 앙상세 역시 달콤함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진득하게 느껴진다거나 들러붙는 느낌의 바닐라가 아닌, 아주 깔끔한 바닐라다. 바닐라 향수로는 흔치 않게 첫 향은 시트러스로 시작한다. 시원 상큼한 시트러스가 바닐라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시트러스가 날아간 후에 남는 바닐라도 달큰함에서 기름진 느끼함을 뺀 듯한 향이 느껴진다.

 

진하고 깊은 바닐라향이 고전적이고 성숙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면, 바니유 앙상세의 향은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젊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마치 냉장고에서 막 꺼내 시원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떠오른다. 다른 바닐라 향들과 비교하면 따뜻하지 않고 차가워서 달콤함이 많이 절제된 향이다.

 

 

 

3. 군고구마와 타는 장작같은 바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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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향은 메종 마르지엘라의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By the Fireplace)’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벽난로, 혹은 캠핑여행의 장작 옆에 앉아 있으면 날 법한 향이다. 나무껍질의 향부터 불에 타 재가 된 나무의 매캐한 향까지 전체적으로 우디향이 강한 향조다.

 

여기에 바닐라 향이 함께 더해지며 달콤함이 올라온다. 마치 캠핑 파이어나 벽난로 앞에서 따뜻하고 달콤한 음료를 마시는 느낌이 든다. 어떤 이들은 바닐라의 이 달콤함 때문에 장작에 구워 먹는 고구마가 떠오른다고도 한다. 군고구마의 달큰함과 껍질의 탄내를 떠올리면 상당히 유사하다.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는 일상생활에서 몸에 뿌리고 다니기엔 조금 어색할 수도 있는 향이다. 사람 몸에서 날 법한 향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름 그대로를 재미있게 구현해 색다른 기분을 내고 싶을 때 뿌리기 좋을 독특한 바닐라 향이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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