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당신의 색은 무엇입니까 - 컬러의 방

What a wonderful world
글 입력 2022.10.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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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은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사람들 간의 사랑을 표현하면서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루이 암스트롱은 깊은 음색으로 자연을 하나씩 열거한다.

 

 

I see trees of green, red roses too

I see them bloom for me and you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푸른 나무들이 보이네요, 붉은 장미도 보여요

당신과 저를 위해서 그들이 만개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정말 멋진 세상이라고

 

I see skies of blue and clouds of white

The bright blessed day the dark sacred night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파란 하늘이 보여요, 하얀 구름도 보이고요

화창하게 밝은 낮이자 신성한 어둠의 밤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정말 멋진 세상이라고

 

 

가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자연물에 색채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나무는 푸르고 장미는 붉으며,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다. 자연을 색깔을 통해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이며 축복인가. 그래서 루이 암스트롱은 노래를 부른다. "What a wonderful world!"

 

색은 그 자체로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해왔다. 당연히, 문화에 따라서 그 색이 가진 함구적 의미 또한 계승해왔다. 폴 심프슨은 그 의미와 함께, 색에 대한 인문사회 및 예술적 안내서를 제공한다.

 

 

 

<컬러의 방>, 내가 사랑하는 그 색의 비밀


 

컬러의 방_표1.jpg

 

 

폴 심프슨이 직장에 노란 수트를 입고 갔을 때 상사는 "사무실에서는 그런 옷을 입으면 안 돼"라고 말했고, 색과 문화의 관계성에 관심을 갖게 된 폴 심프슨이 쓴 글이 <컬러의 방>이다.

 

<컬러의 방>은 열한 가지의 색(빨강, 노랑, 파랑, 주황, 보라, 초록, 분홍, 갈색, 검정, 회색, 하양)의 테마에 독자를 초대해 색이 가진 예술적 의미를 소개한다. 색이 가진 역사부터 영감을 받은 예술가, 브랜드 등이 사진 자료와 함께 눈을 사로잡는다.

 

 

"미술 교육자인 내게도 계속 펼쳐보는 교과서 같은 책"

 

우리가 미술 작품을 볼 때 가장 풍요로워지는 순간은 색을 깊이 느낄 때다. 하지만 색을 시각적으로만 느낀다면 한계가 있다. 이 책은 열한 개의 컬러의 방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각 컬러가 지닌 인문학적, 예술적 사유를 충분히 느끼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각자 들어가보고 싶은 컬러의 방에 들어가 그 색이 지닌 다양한 함의를 사색하고 느끼면 된다. 더불어 자신만의 색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열한 개 방 중 어디에서 가장 오래 머물고 있는지도 생각해보자. 컬러를 넘어 다채로운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 이소영, 미술 에세이스트, 미술 교육인

 

 

보통 색의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그것의 서사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현대에서의 색들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존재들을 소개해주는 것이 다른 것들과는 차별화된 강점이다.

 

예를 들어, 보라의 방에서 로마의 프레스코화,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왕좌에 앉은 나폴레옹 1세>(1806) 등을 소개하면서 귀족적인 의미로서의 보라색이 가진 의미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현대 동성애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보라색, 프린스와 딥 퍼플이 사랑한 보라색을 설명하면서 현대에서의 보라색이 사용되는 경우를 소개한다. 일석이조로 색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재밌는가.

 

 

 

색, 나의 무기


 

윌북의 또 다른 컬러 시리즈인 <컬러의 말>, <컬러의 힘>, <컬러의 일>, <컬러의 시간>에 이어 <컬러의 방>은 색이 가진 의미를 토대로 그것을 나의 '무기'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예술계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색으로 자신을 표현하거나 색으로 특정 사회적 장치를 연출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각 색이 가진 현대적 함의를 소개함으로서 독자들에게 '나만의 색'을 고민할 수 있게끔 한다. 예를 들어, 신뢰가 중요한 은행 같은 금융업 종사자들은 푸른색으로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컬러의 방>은 현대 사회에서 통찰되는 색채적 의미를 공부하기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탐독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색이 가진 힘, 색이 가진 영향력, 그것을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1979년, 한 임상 생태학 세미나에서 알렉산더 G. 샤우스는 일명 베이커-밀러 핑크가 죄수들의 공격성을 잠재워준다고 주장했다. 이 색은 다소 밝은 분홍색으로, 해군 교정 감호소의 관리자이자 연구자였던 두 명의 해군 장교 이름에서 딴 것이었다. 증거는 설득적이었다. 시애틀의 해군 교정 감호소 독방을 특정 분홍색으로 칠하고 나서 156일동안 폭력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샤우스는 분홍색 앞에서는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굴려고 해도 심장 근육이 충분히 빨리 움직이기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분홍색은 에너지를 누그러뜨리며 안정감을 주는 색이라고 주장했다. 이 결과에 고무되어 몇몇 탁아소, 주정꾼 보호실, 대학 구장의 원정팀 탈의실이 분홍색으로 칠해졌다.

 

- 분홍의 방, 263쪽

 

 

<컬러의 방>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무지개에는 얼마나 많은 색이 있을까? 아이작 뉴턴이 무지개 스펙트럼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후부터 답은 당연히 일곱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와 세계 소수 민족의 언어를 통해서 그것을 초월한 색의 가능성을 이어서 설명한다. 밝은 색과 어두운 색으로만 구분하는 민족도 있고, 파란색과 초록색을 거의 구분하지 않는 민족도 있다.

 

또한, 적록색맹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는 색 구분의 민감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들은 적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지만, 비슷한 색을 적록색맹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서 조금 더 예민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 <컬러의 방>은 비록 열한 가지의 색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색은 획일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태양이 사그라들 때 갖고 있는 색은 주황색, 노랑색, 붉은색이 섞인 그 어딘가로 빛난다. 어스름하게 깊어지는 밤은 무조건 검은색이 아니라 푸른빛과 보라색이 섞인, 그 오묘한 빛으로 존재한다.

 

<컬러의 방>은 그 다른 색들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다. 그 다른 색들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며 우리는 그 색을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어떻게 분배해야 할까. 디자인적으로 이 색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강조는 무엇일까. 그 고민이, 바로 이 책이 궁극적으로 던져주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독자가 능동적으로 색을 찾고 그것을 나만의 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우리는 그것을 '무언가의 방'으로서 우리가 꾸며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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