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삶에 예술을 받아들이는 일 -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글 입력 2022.10.0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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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팅. 분명 손에 집어들기 전까지는 자주 읽는 타입의 책이 아니라 느꼈다. 경영과 경제 등에 얽힌, 전략적인 사고방식을 요하는 분야는 나와 정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하지만 돌이켜보니 취향과 투자성이 공존하는 아트 컬렉팅이야말로 내가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였다. 주변 흐름에 따라 슬쩍 시작해본 주식도 그래, 다르게 말하면 좋아하는 대로 냅다 사버리는 식이지만 다르게 말하면 가치 투자겠다. 최근에는 친구의 추천을 받아 nft 음악 투자 플랫폼에 기웃거리고 있는데 이것도 재밌더라.


무엇보다 아트 컬렉팅이라는 분야는 정말 생경한 세계라 호기심이 동했다. 글쓴이는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기도 했던 이소영 작가. 작가나 미술 교육인이 아닌 '아트 컬렉터'로서 출연한 바 있었다. 15년동안 2백여 점을 소장해왔다는데 어떤 기준으로 그렇게 투자를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증이 일었다.

 

표지도 특별하다. 작품 사진이 많은 책이라 180도로 펼쳐지게 만들고 싶었기에, 실제본으로 책등이 그대로 드러나는 누드제본을 구현했다고. 책을 집어들었을 때 마치 장인이 한땀 한땀 엮은 출판 작품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_표지이미지.jpg

 

 

책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은 정말 초보 컬렉터들을 위한 제대로 된 입문서다. 말 그대로 '어떻게 아트 컬렉팅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따듯한 조언부터 여러 컬렉터 분들과 아티스트 분들의 칼럼 등이 수록되어 이 세계에 대해 여러 시선을 던져볼 수 있다.

 

크게 4개의 스텝, 7개의 주제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스텝에서는 아트 컬렉팅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미술품의 장르를 살펴본다. 입문서로서 얼마나 상냥하냐면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 갤러리스트와 디렉터, 기획전과 대관전 같은 용어의 뉘앙스 차이도 알려준다. 나는 다 같은 말인줄로만 알았는데!


두 번째 스텝은 본격적으로 미술시장을 파헤쳐보는 파트다. 어떤 갤러리가 믿을만한 갤러리인지, 아트 페어에 갔을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궁금했던 부분인 정말 미술품에는 세금이 없는지 등등. 정말 새로운 세계다!

 

흥미로웠던 내용을 일례로 슬쩍 꺼내본다. 미술품은 살 때 취득세나 등록세가 없으며,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을 때에도 보유세가 없어 '세금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정말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에서는 '6천만 원 이하의 미술품에는 세금이 없고, 그 이상은 세금이 있다'. 하지만 생존 작가의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살아있는 한국 작가의 미술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6천만 원 이상이어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고. 외국 작가의 작품을 경매에 팔 경우 컬렉터가 받은 영수증을 분석해주기도 한다. 하나씩 공을 들여 찾아보지 않고서는 찾기 힘든 정보가 한 권에 빼곡히 정리되어 있으니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세 번째 스텝은 나의 취향을 파악하고 안목 기르기. 그러나 그 방식이 결코 일방적이지 않다. 내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천천히 알아가는 과정을 함께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제법 정겹고 즐겁다. 작품을 마주했을 때 내가 어떤 감각을 느끼는지, 분명한 단어로 표현해보자고 하는데 너무 당연한 과정이라 간과해왔던 부분이라는 걸 깨달았다.


안목이 없어 헤맬 때는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왜 좋아하는지 등 감정을 인지하지 못해서 생긴다. - 책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p.276


마지막 스텝은 입문자에서 한 발짝 나아간 분들을 위한 장이다. 나의 컬렉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작품을 구매한 후 이루어지는 보관 및 파손, 대여, 기증 등에 대한 주제를 토대로, 아트 컬렉팅을 시작한 이들이 오래도록 활동을 지속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세 번째 스텝까지 착실히 다져본 이후에 실행하고자 남겨두었으나 대략 훑어보기만 해도 충분히 흥미롭다.

 

모든 코너는 컬렉터의 입장에서 쓰여 있다. 아트 컬렉팅 테마에도 틈새시장이 있나요? 보관은 어떻게 하나요? 작품이 파손되면 어쩌죠? 작가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을까요? 그야말로 초보 컬렉터를 위한 지식인의 현장이다.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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