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가 불완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영화]

다큐멘터리 <임퍼펙트>
글 입력 2022.10.0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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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소개로 'No Limits in Seoul 2022 노리미츠 인 서울'이라는 행사를 알게 되었다. 노리미츠인서울은 무장애예술주간으로 2020년 시작하여 올해 3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9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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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되는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노리미츠 다이얼로그, 노리미츠 프로젝트, 노리미츠 필름이다.

 

노리미츠 다이얼로그에는 탭톡과 노리미츠 토크가 있는데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탭톡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노리미츠 토크가 있다. 노리미츠 프로젝트에는 공연, 전시, 시각예술매거진이 있다. 노리미츠 필름 분야에서는 장애와 예술에 대한 픽션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한다.

 

노리미츠 필름 중 임퍼펙트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는 무료 상영이며 예약만 하고 가면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장애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파말리 씨어터 컴퍼니


 

파말리 씨어터 컴퍼니의 배우들은 모두 다양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신체적, 인지적, 정신적 장애 등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 영화에서는 파말리 씨어터 컴퍼니에서 뮤지컬 ‘시카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 영화 역시 배리어 프리 영화로 자막 해설이 있었다.

 

시카고 공연을 위한 오디션 과정을 거치고 역할이 정해진 배우들은 연습에 돌입한다.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는데 배우나 스태프 중 누군가가 어디가 아프고 어떤 증상이 있는 것에 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본인이 아픈 걸 숨기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상태를 공유하고 서로 어떻게 맞춰나갈지 고민하는 모습이 건강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느껴졌다. 아픈 걸 숨기지 않고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사회이든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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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해보는 시도는 언제나 어렵기 마련이다


 

장애인들로만 이뤄진 극단에서는 처음 해보는 시카고 공연의 감독을 맡은 리건은 괴로워한다. 혼자 있을 때 “잘못된 결정을 한 것이 아닐까”, “실패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등의 말을 하면서 울기도 한다.

 

연습 현장에서는 누구보다도 카리스마 있고 리더십 있는 사람이 혼자 있는 시간에는 많은 고뇌에 휩싸인다. 비장애인들이 공연한 시카고는 전부터 이어져 온 틀이 있지만, 장애인 배우들로만 구성된 파말리에서는 배우들에 맞춰 새롭게 그림을 그려 나가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계속해서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자체로 완전하다



파말리 씨어터의 시카고 공연은 아주 에너지 넘치고 멋있었다. 배우들의 당당함과 각자가 가진 개성들이 즐거움을 더했다. 영화의 제목인 임퍼펙트와는 다르게 퍼펙트한 공연이었다.

 

영화에서 나오는 구절들을 담아왔다. 인상 깊었던 말들이 예고편에도 있어 다행히 정확히 다시 받아 적을 수 있었다.

 

 

  

 
걷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힘든 것은 세상에 나가서 당신에게 부과된 장애의 정체성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죠. 그게 바로 우리가 삶과 장애에 대한 서사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왜 우리가 장애인은 어떠해야 한다는 편견에 부합하기 위해 상자 안에 갇혀있어야 하나요?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의 말과 행동을 보고 자신과 다르기 때문에 장애인에 대하여 여러 가지 추측을 할 때가 있다. 이러한 추측들은 ‘장애인은 이럴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편견은 장애인들을 더 답답하게 한다.

 

타인이 원하지 않는 추측이나 동정은 무례한 것이다. 어떤 틀을 통해 사람을 바라보지 말고 그 사람 자체로 바라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영화를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됐던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이다. 파말리 씨어터의 경우 모두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서로의 상태에 대해서 터놓고 체크하고 맞춰나갈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만약 극단의 다수가 비장애인인 곳이라면 장애인인 구성원은 본인의 상태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맞춰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길거리에 더 많은 휠체어가 보이고, 누군가는 소외되지 않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까.

 

사실 예능 프로그램들 속 ‘고요 속의 외침’ 게임을 보고서 불편한 적이 많았다. 청각장애인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을 때 화내고 찡그리는 표정들이 트라우마일 텐데 예능 속에서는 웃음 포인트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웃음이 아니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욱더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노리미츠인서울의 홈페이지와 책자에는 프로그램별 접근성 안내가 되어 있었다. 무장애예술주간 행사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도 이런 안내들이 당연하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누구든 소외당하지 않고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즐기고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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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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