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떠나는 여자는 어디든 갈 수 있다 [영화]

영화 <델마와 루이스>
글 입력 2022.09.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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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 마지막.jpg
영화 <델마와 루이스> 스틸사진

 

 

공중에 떠 있는 파란색 자동차 사진을 본 적이 있나요? 바로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장면이다. 델마와 루이스는 도망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절벽을 향해 직진을 선택한다.

 

시작은 단순한 휴가였다. 델마는 가부장적인 남편 몰래 친구 루이스와 여행을 떠난다. 잠시 들린 휴게소에서 루이스는 성폭행의 위험에 처한 델마를 구한다. 루이스는 델마를 위해서, 또 자신을 위해서 살인을 선택했다.

 

그들은 살인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으로 이어진 앞을 알 수 없는 길을 떠난다.



루이스 총.jpg
영화 <델마와 루이스> 스틸사진

 

 

 

“난 뭔가를 이미 건너왔고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난 그냥 살 수가 없어.”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과거 남성의 전유물이였던 서부영화를 완벽히 뒤집는다. 여행의 시작과 끝의 두 여성의 모습은 매우 다르다. 끝으로 갈수록 두 사람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카우보이 같았다. 루이스는 스카프 대신 시골 카우보이 할아버지의 모자를 쓰고 델마는 자기 선글라스 대신 남자 경찰의 선글라스를 쓴다.

 

겉모습이 변한 이유는, 그들이 내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델마의 변화가 눈에 띈다. 델마는 남편 데릴의 강압적인 가부장제에 익숙해져 매사에 소극적이었다. 가부장적인 남편 곁에서 “여행 갔다 올게”라는 말도 편하게 하지 못했다. 남편의 심술궂은 대우를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항상 누군가의 챙김을 필요했다.

 

하지만 루이스가 힘들어하니까 오히려 델마가 대담해졌다. 총을 들고 가 편의점의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하고 훔친다. 그리고 고백한다.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벌판에서 델마는 이제야 깨어있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델마와 루이스는 멕시코로 향하는 길에서 동일한 트럭 기사를 3번 마주친다. 트럭 기사는 매번 성적 불쾌감을 주는 말을 그들에게 뱉었다. 델마와 루이스가 그를 대하는 태도에서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만남은 솔직하게 언어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두 번째 만남은 무시하고 지나갔다. 마지막 만남에서 그들은 차를 멈추고 트럭 기사에게 사과의 기회를 준다. 세 번의 기회가 있었던 남자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행동을 보여준다. 총으로 쏴 트럭을 폭발시켰다.

 

경찰은 수십 대의 경찰차와 헬기가 동원되어 델마와 루이스를 추적한다. 그리고 절벽 끝에서 도망칠 곳이 없을 때, 델마와 루이스는 손을 마주 잡고 엑셀을 밟는다. 영화는 파란색 차가 공중에 멈춘 채로 끝난다. 그들은 마지막까지 스스로 운명을 주체적으로 결정한다. 영화는 이렇게 끝났지만 진짜 끝이 아니다. 어쩌면 죽음으로 끝이 날 비극적인 결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오히려 반대다. 막연한 희망이 생겼다.


 

저는 영화와 결말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았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고 해방감을 느끼는 이유는 (주인공이 자살함에도 불구하고) 델마와 루이스가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상관없이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 델마와 루이스 30주년 기념 인터뷰 : 지나 데이비스 (델마 역)


 

 

영화 개봉 30년이 지난 지금은?


 

<델마와 루이스>는 여전히 고전이라고 불리며 3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여전히 델마와 루이스가 가진 의미가 현대에도 유의미하다. 그 말은 세상이 이 영화가 내포하는 의미가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만큼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여성 주연인 영화의 부재다. 물론 델마와 루이스가 개봉한 1990년대보다 여성 주연의 영화의 수는 늘었지만, 남성과 여성의 세계 인구 수의 비율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부족하다.

 

과거와 현재의 수많은 관객에게 유의미한 균열을 선물했다. 나에게 그랬듯이 많은 여성에게 균열의 씨앗을 심어준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사회가 비정상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사회의 정상 범주를 벗어난 여성은 어디든 갈 수 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마주하라. 뭔가를 건너온 이상, 더이상 돌아갈 수 없을 테니까. 영화를 통해 짜릿한 속도를 즐겨보길.

 

 

 

아트인사이트_에디터.jpg

 

 

[강현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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