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담을 넘는 101가지 방법 : 2022 서울국제작가축제 [도서/문학]

2022년 9월 23일부터, 35인의 작가들과 함께.
글 입력 2022.09.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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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대 나는 소싯적 담깨나 넘었던 사람이다. 물론 열아홉의 내가 수도 없이 넘었던 '담'은 가정집이 아닌 모교의 철문이었으므로, 그것은 결단코 절도를 위한 월담은 아니었다. 내가 담을 넘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장애물에 가로막히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든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신념으로 수험생활을 하던 나는 밤 12시 정각에 굳게 잠기는 학교 철문이 너무도 싫었다. 기숙사생에게만 주어지는 추가 야간자율학습이 탐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개 통학생의 이상한 요구─내가 자습을 30분 더 해야겠으니 철문을 더 늦게 잠가달라─는 매번 경비 아저씨의 퇴근권과 첨예한 갈등을 빚었고 결국 욕설이 난무하는 꾸지람으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는 담을 넘었다. 30분의 추가 자습을 마친 뒤 매일 밤 12시 30분마다 내 키의 두 배는 될 그 철문 앞에 섰다. 굳게 닫힌 철문을 넘기로 결심한 첫날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사실 이제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수능을 칠 즈음엔 '월담'은 나에게 어떤 상징이 되어 있었다. 이를테면 철문 저 너머 '서울'을 향해 전진하는 나의 모습, 이라든가.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2년 9월 23일, 서울에는 나처럼 '저 너머의 무언가'를 위해 담을 넘는 101가지 방법을 연구하는 이들을 위한 축제가 열린다. 바로 '이야기 너머'를 향해, '월담'하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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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터는 KUSH 작가가 참여한 조민규 <신세계> 앨범 커버 이미지를 참고하였습니다 - 한국문학번역원

 

 


 

2022 서울국제작가축제

- 월담: 이야기 너머 -

 

일자

2022년 09월 23일 ~ 30일

 

장소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인천공항

 

주최

한국문학번역원

인천국제공항공사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서울국제작가축제(SIWF)는 국내 독자들의 문학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이 서울을 무대로 교류하는 토대를 만들고자 2006년부터 개최되어 온 글로벌 문학 축제다.

 

올해 대주제는 ‘월담: 이야기 너머(Beyond Narrative)’로, 장르와 언어 등 모든 경계와 팬데믹을 딛고 ‘너머’를 향해 나아가자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2022 서울국제작가축제에는 9월 23일 개막식 및 개막강연으로 시작해 〈작가, 마주보다〉, 〈작가들의 수다〉, 〈작가의 방〉, 〈낭독회 및 낭독공연〉, 〈EBS 라디오 작가축제 특집〉등 다양한 세션이 준비되어 있다.

 

각 회차에는 기후・환경, SF, 페미니즘, 역사, 내러티브 등 문학계의 시의성 있는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며, 퓰리처상・아쿠타가와상・휴고상・전미도서상 등 권위 있는 국제문학상을 수상한 해외작가들을 포함해 총 35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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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주보다〉는 국내 작가와 해외 작가가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일대일로 대담하는 코너이다. 예를 들어, 독특한 고딕 스릴러 장르를 구축해온 한국의 강화길 작가와 2016년 『편의점 인간』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일본의 무라타 사야카는 '여성과 젠더'를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작가들의 수다〉는 환경, 국경, 장르문학, 작가의 시간 등 다양한 주제 아래 여러 작가들이 모여 다대다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코너이다. 이를테면 한국 SF 붐의 선두를 이끄는 천선란, 조예은 작가와 2016년에 휴고상과 로커스상을 동시에 수상한 미국 SF의 대가 나오미 크리처 작가는 '현실과 꿈의 경계'에 대해 토론한다.

 

〈작가의 방〉은 문학 작품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번역가들과 원작 작가들이 만나 작품 세계와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이며, 〈낭독회 및 낭독공연〉은 문학작품을 참가 작가들이 직접 읽어 주는 낭독회, 그리고 문학 작품과 타 예술장르가 결합된 낭독공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국내 참가작가 9인은 EBS 라디오 ‘윤고은의 북카페’에 출연해 〈EBS 라디오 작가축제 특집〉을 꾸려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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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공고하게 자리잡은 무언가를 넘어가는 행위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학교 철문일 수도, 사회적 편견일 수도, 신체적 장애일 수도, 자신의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열아홉의 나는 월담의 스릴을 꽤나 즐기는 편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했다. 아무도 나와 함께 담을 넘어주지 않았으며 내가 담을 왜 넘는지, 어떻게 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축제에서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크게는 코로나19를, 작게는 국가, 언어, 종교, 성별, 장르를 넘어 한 곳에 모인 사람들의 축제인 만큼 함께 담 너머를 바라보는 기쁨이 있지 않을까.

 

당신이 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어떠한 '담'을 넘기 위해 벼르고 있는 사람이라면, 축제에 모인 35명의 작가들과 함께 담을 넘는 101가지 방법을 함께 연구해보도록 하자.

 

손에 펜 잡고, 담을 넘어서.

 

 

**

자료제공 서울국제작가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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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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