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미술관에 ●●하러 간다 [미술/전시]

부산시립미술관 기획전, 당신이 미술관에서 찾는 것은 무엇인가요?
글 입력 2022.08.2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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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현재 기획전 《나는 미술관에 ●●하러 간다》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인들의 다양한 여가 활동을 조명하고, 자신의 여가에 대해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의 전시다. 특히 전시는 여가 시간에 미술관을 찾는 이들에게 묻는다. 너는 왜 귀한 여가 시간을 들여 미술관에 오느냐고. 이곳에서 무얼 찾느냐고. 그리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선사한다.

 

 

 

On my way to the Museum


 

[100세 시대의 도래는 이전의 생애주기를 탈피한 새로운 인생주기를 설정하게 한다.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우리 모두가 100세까지의 삶을 전제하게 된 것이다. 유한하지만 ‘더 확보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전 세대에게 주어졌다. 이에 따라 인간은 단순히 ‘오래 사는(living longer) 삶’이 아닌 ‘잘 사는(living well) 삶’의 방식에 집중하게 되었으며, 사회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생활 방식은 바뀌었다. 개개인은 각자의 일상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 전시 설명 中

 

전시는 〈탐색 INTRO〉, 〈●+●+●〉, 〈●+●〉, 〈●〉까지 총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에서의 ‘●’은 주체, 사람, 사물, 활동, 현상 등을 포괄하는 기호”이고, 〈●+●+●〉는 “동시대 다양한 주체들의 삶을 통한 배움과 공유의 공간”, 〈●+●〉는 “작품의 관계성에 주목하는 감상의 공간”, 〈●〉는 “내면에 집중하는 공간”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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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컬레이스, 〈천태만상 인간순삭(2L2Q)〉, 2022.

 

 

〈탐색 INTRO〉 섹션에는 옵티컬레이스의 〈천태만상 인간순삭〉을 통해 한국인의 24시간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2019년 기준 통계청 생활시간조사를 바탕으로, 30대 미혼 직장인 남성, 20대 직장인 여성, 50대 기혼 무직 남성 등 다양한 연령별 인구 집단을 구분해두었으니, 자신이 속한 인구 집단과 자신의 24시간을 비교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같은 섹션에 위치한 선우훈의 〈시험 시간〉(2022)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여가활동추천검사’도 추천한다.

 

〈●+●+●〉, 〈●+●〉, 〈●〉섹션으로 이어지는 전시는 전시장 내부의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과 긴밀한 교감을 요하는 작품들을 통해 각자의 여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퍼포먼스와 참여형 프로그램 예약은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전시는 10월 16일까지 계속된다.

 

그림을, 조각을, 공간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일이 언제부터 어떻게 나의 취미로 자리 잡고,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화면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나는 아주 작아졌고, 나의 몫인 양 밀려오는 화면들이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의 삶을 비춘 작품들 사이를 거닐고 있자면 온 신경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남의 손끝에서 완성된 무언가가 나의 무언가가 되고, 다시 바깥으로 향하는 과정이었다.

 

전시의 설명처럼 현대인들은 더 이상 ‘오래 사는 삶’에 관심이 없다. 이들이 관심 있는 건 오로지 ‘잘 사는 삶’이다. 각자의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루틴과 취미 생활을 만들고 이를 잘 드러내는 삶만이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인정받는 삶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시간을 내어 미술관에 찾아오는 이들이 미술관에서 찾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자신의 여가를 위한 여정이 필요한 이들에게 해당 전시를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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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관계항-침묵A〉, 2015. 

 

 

[주어진 여가 시간을 잘 보낸다는 것은 휴식, 기분전환, 자기개발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여가 시간을 균형 있게 영위하기 위한 스스로의 대안이 필요하다. … 미술관은 작품 감상을 통해 예술을 즐기는 공간이자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여가를 탐문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 《나는 미술관에 ●●하러 간다》가 ‘스스로에게 필요한 진정한 여가(행복)’를 찾아가는 여정 그 자체이길 바란다.] - 전시 설명 中

 

 

[김윤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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