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중력을 거스르는 짜릿한 체험 - 바티망(Batiment) [전시]

“눈이 보여주는 것은 잊고, 머리가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글 입력 2022.08.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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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망 전시 포스터.jpg

 

 

노들역에서 내려 한강대교를 지나 도착한 노들섬.

 

노들섬 내 위치한 노들서가에는 소개할 전시 ‘바티망(Batiment)’이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전시 ‘바티망(Batiment)’. 나는 비가 세차게 내리는 주말 오전 전시를 방문했다. 비가 꽤 많이 내렸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찾은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는 직접 몸으로 즐길 수 있는 체험 전시라는 점이 궁금증을 자극했다. 궁금증을 가득 안고 전시장에 들어섰다.

 

바티망(Batiment)은 프랑스어로 '건물'이라는 뜻으로 도시 생활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작품에 활용해 관람객들이 직접 보이는 현실을 새롭게 연출한 '관객 참여, 몰입형 설치 예술 작품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2022년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전시이며, 지난 18년간 파리, 런던, 베를린, 시드니, 도쿄, 상하이 등 전세계 대도시를 투어를 하며 그동안 대중들에게 인기와 화제성을 몰았다.

 

대표작 ‘바티망’을 제작한 레안드로 에를리치(Leandro Erlich)는 현대미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이다. 그는 수영장, 탈의실, 정원 등 주로 일상적인 공간을 주제로 거울 또는 프로젝터 등의 장치를 활용해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였다.

 

“눈이 보여주는 것은 잊고, 머리가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 레안드로 에를리치

 

 

 

바티망(Batiment)전시의 관람 포인트


 

하나, 직접 관객이 참여하는 몰입형 설치 예술 작품 전시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바티망’은 실제 건물 모양의 거대한 파사드와 거울로 구성되었다.

 

관람객들은 마치 자신이 작품 안으로 들어가 중력을 벗어나 초현실적인 시각 경험을 하게 된다. 관람객들은 바티망 위에서 창의적인 포즈를 취하며 자유롭게 작품에 참여하고 즐기며,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예술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를 보며 자유롭게 동작을 취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휴대폰이 떨어져 하늘을 날며 잡는 모습, 하늘을 나는 모습, 창문에 걸터 앉은 모습 등 재밌는 아이디어로 저마다 다른 포즈를 하는 관람객의 모습은 하나의 관람 포인트이다.

 

 

둘, 신선한 공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전시

 

‘바티망’ 전시물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적인 소재를 매개로 하고 신선한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들이 있다. 바로, 잃어버린 정원(Lost Garden,2009), 교실(Classroom, 2017), 세계의 지하철(Global Express,2011), 비행기(El Avion, 2011), 야간 비행(Night Flight, 2015) 등이 그것이다.


먼저, 잃어버린 정원(Lost Garden,2009) 앞에 서면 사방으로 설치된 거울로 나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 교실(Classroom, 2017)은 거울을 매개로 한 참여형 작품으로, 검은색으로 된 책상과 의자에 앉아 측면에 위치한 유리를 보면 그 속에 있는 교실의 풍경이 나의 모습과 겹쳐서 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작품에서 앉아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학창시절의 모습을 회귀하고 추억하는 공간이 된다.

 

또한, 세계의 지하철(Global Express,2011)은 지하철 의자로 전시된 의자에 앉아 세계 각국의 지하철의 모습과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담은 영상 작품이다. 지하철 유리창처럼 보이는 벽면을 내다보면, 뉴욕, 파리, 도쿄의 시내 전경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개인적으로 여행할 때마다 촬영하는 영상 방법 중 하나라 이 작품이 반가웠다. 또한, 작가의 영상을 보며 잠시동안 세계를 빠르게 여행하는 기분이라 힐링되었다.

 

 

잃어버린 정원(Lost Garden, 2009).jpg

잃어버린 정원(Lost Garden, 2009)

 

교실(Class Room, 2017).jpg

교실(Classroom, 2017)

 

세계의 지하철(Global Express, 2011).jpg

세계의 지하철(Global Express, 2011)

 

 

그리고, 비행기(El Avion, 2011)와 야간 비행(Night Flight, 2015)은 만들어진 연도는 다르지만 비행기 밖에서 하늘을 내려다 본 모습을 담은 것으로 비행기는 낮을, 야간 비행은 밤을 보여주었다.

 

실제 전시에서는 두 작품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실제로 작품 앞에 서서 바라보다보면 비행기 창가쪽 좌석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며 여행가는 듯한 기분을 든다. 코로나라 가지 못했지만 몇 년 전 비행기를 타며 여행을 떠났던 모습들 또한 새록새록 떠오르게 했다.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이 비행기 안에서 하늘을 내려다보는 듯이 사진을 찍는 장소이기도 했다.

 

캡슐 속 하늘 위 풍경을 바라보며 아름다움과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자.

 

 

(좌) 비행기(El Avión ,2011) _ (우) 야간 비행(Night Flight, 2015).jpg

(좌) 비행기(El Avion, 2011)

(우) 야간 비행(Night Flight, 2015)

 

 

셋, 누구나 가볍게 즐기기 좋은 전시

 

이번 전시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전시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일 수 있으나 역사적 배경과 작가의 생애 등을 통해 작품을 깊게 분석해야하는 전시의 형태는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형 전시를 통해 즐길 수 있다. 즉, 작가가 전시한 작품 앞에서 관람객은 작품 속에 들어가 참여하거나 경험하는 그 자체가 이번 전시를 즐기는 방법이다.

 

전시를 경험하며 함께 온 사람들과의 좋은 추억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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