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음악의 확장, 증폭, 팽창 - 여우락 페스티벌 '너나 : 음양'

글 입력 2022.07.3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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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국립극장 2022 여우樂(락) 페스티벌.jpg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로, 한국 음악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과 동시대성을 보여주고자 기획된 음악 축제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2022 여우락 페스티벌은 '확장' '증폭 '팽창'을 키워드로 총 12편의 공연을 선보였다.

 

<너나 : 음양>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재즈 빅밴드 지혜리 오케스트라의 17인조 재즈 빅밴드에 전통 타악주자 황민왕이 객원 연주자로 합세하여, 새타령, 방아타령, 아리랑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곡들을 재즈 편곡으로 들려주고, 굿거리, 칠채, 부정장단 등 전통 국악 장단을 재즈 사운드로 녹여낸 창작곡도 선보였다.

 

사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여우락이지만 나는 부끄럽게도 그간 별로 들어본 적도, 관심을 가진 적도 없었고, 막연하게 '퓨전국악' 공연들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나는 국악과 클래식 음악에 대한 얕은 지식과 오래된 편견을 가지고 공연에 대한 약간의 궁금증만을 가지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착석했다.

 

서양악기들 사이에 자리한 장구와 징, 꽹과리를 보니 굉장히 낯설었고 도대체 어떤 조합을 보여줄까 궁금증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혜리 오케스트라_너나음양_공연사진(11).JPG

 

 

 

재즈와 음악에 대한 지평의 확장


 

접해보지 못한 음악을 보고 느낀다는 것은 내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오랜 기간 클래식 피아노에 길들여진 내게는 재즈 빅밴드 자체가 새로웠다.

 

지혜리 오케스트라는 각 곡마다 악기 한 대씩에 솔로를 맡겼는데, 그래서 각 악기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지휘를 하다가 지휘자가 손을 내리면 스포트라이트가 비쳐지고, 자신의 호흡대로 자신의 박자대로 펼쳐지는 재즈 연주는 듣는 이를 매료시켰다.

 

한 편, 재즈하면 금관이 주라는 인상이 강했는데, 지혜리 오케스트라를 통해 재즈 플룻의 진가를 알 수 있었다. 맑은 목관의 음색으로 연주하는 재즈 사운드는 금관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전통 선율을 연주하니 마치 단소나 소금의 음색과 유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새타령'을 연주할 때 원래는 쑥국새가 우는 소리가 플룻으로 연주하니 뻐꾸기 소리처럼 들린다는 점도 재밌었다.

 

내게 익숙한 재즈는 카페에서 깔리는 음악이나 라라랜드의 city of star , 혹은 카즈미 타테이시 트리오의 음악처럼 잔잔한 사운드였기에 재즈가 터지는 느낌이 있는 강렬한 음악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사실 없었는데, 지혜리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듣고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지혜리 오케스트라는 작열하듯 폭발하는 사운드가 있었고, 작곡가가 곡의 유기적 흐름에서 어느 부분에 터져줘야 청자가 희열을 느끼는지 포인트를 잘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지혜리 오케스트라_너나음양_공연사진(3).JPG


 

 

음양의 조화


 

지혜리와 여우락은 국악과 재즈의 만남에 <너나 : 음양>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무엇이 음이고 무엇이 양일까, 공연을 보기 전부터 보는 동안에도 계속 고민했다.

 

지혜리님은 큰 사운드의 재즈 빅밴드가 양이며 절제의 미가 있는 우리 국악과 국악기가 음이라고 설명하셨지만, 나는 다르게 느꼈던 것 같다. 공연의 모든 곡의 흐름에 음과 양이 있었고 재즈 오케스트라와 국악 타악기가 서로 번갈아 음과 양을 맡았다. 그리고 우리 국악은 그 자체로 음양오행의 원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음악이다.

 

우리 세계에 언제나 음양이 조화를 이루며 그 둘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듯, 음악 또한 마찬가지임을. 그래서 재즈와 국악의 만남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게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했다.

 

<여우락>은 '국악'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기 보다는 '음악'을 강조한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하는 장을 형성하며 그를 통해 창조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음악의 세계를 넓혀나가는 것이 <여우락>의 독보적 세계다.

 

 

[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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