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이의 자립을 응원하는 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

글 입력 2022.07.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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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는 보육원에서 자라 퇴소를 앞둔 '도윤'(현우석)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버지 '승원'(정웅인)과 이복동생인 '재민'(박상훈)과 함께 가족의 형태에 적응해 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주인공이 보호 종료 아동이라는 점, 상황은 다르지만 그런 주인공 앞에 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났다는 점에서 과거 화제의 독립영화였던 <거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 <거인>은 무책임한 어른들로 인해 받은 상처를 떠안고 가야 하는 아이를 그리며 보호 종료 아동을 향한 사회적 제도들의 부재를 느끼게 한다면, <아이를 위한 아이>는  보호 종료 아동이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며 '자립'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그래서 영화는 전반적으로 밝은 톤을 유지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속 아이들의 앞날을 응원하게 만든다.

 

<아이를 위한 아이>는 아버지의 등장과 퇴장을 기준으로 크게 2부로 나눌 수 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등장과 그로 인해 생겨버린 '가족'이란 울타리는 도윤의 입장에선 일방적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든다.

 

'어쨌든' 가족이 생긴 것이 보육원 출신인 도윤이 앞으로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 더 나은 환경이 될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서 도윤을 버렸던 아버지가 아이가 다 크고 혼자서 어느 정도 자기 앞가림을 할 때가 되어서야 '가족이 되자, 너에겐 더 나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전형적인 무책임한 어른들의 그럴듯한 변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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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 내에서 아버지가 퇴장한 후 결국 이복동생을 도윤이 챙겨줘야 하게 된 상황은 어른이 해야 할 몫을 아이에게 떠넘기게 된 결과다.

 

결국 자신을 대신에 재민이를 키워줄 사람이 필요해서 보육원에서 도윤을 데려온 것이 실질적인 목적이었던 아버지는, 비록 성인이 되었지만 완전한 자립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 어른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이는 영화 제목 <아이를 위한 아이>와도 연결되며, 아이에게 섣불리 어른이 되기를 강요하는 어른들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모습은 영화 <거인과> 얼추 비슷한 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아이를 위한 아이>의 차별화된 지점은 보호 종료 아동인 주인공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도윤이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동생의 반려자 역할을 하게 된 것까지는 도윤의 의사와 전혀 상관이 없었을지라도, 이후 도윤의 삶은 오롯이 도윤의 의지대로 흘러간다.

 

도윤의 선택과 소통의 형태는 다소 서툴지만 앞으로 도윤이 스스로 살아가야 할 세상과의 교감의 일부로서, 도윤이 자립하는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 간다. 이는 어른들이 억지로 만들어 낸 울타리보다 단단하다. 그렇게 앞길을 완벽하게 알 수 없는 상태로 내딛는 도윤의 발걸음은 무책임한 어른들과 사회보다도 더 진중하고 또 힘차다. 그러한 도윤을 연기하는 신인 배우 '현우석'의 눈빛도 깊고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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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로운 우리가 된 줄 알았지만,

여전히 또 다른 우리 안에 갇혀 있었다.

 

- 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

 

 

<아이를 위한 아이>를 연출한 이승환 감독은 대학을 졸업할 무렵 우리가 자립하는 과정에서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며, 이 영화 안에서만큼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다양한 환경과 그에 따른 아이들의 리액션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고 한다.

 

요컨대 <아이를 위한 아이>는 '보호 종료 아동'이라는 소재를 어둡지만은 않게 그리며 수많은 아이들의 자립을 응원하는 영화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발랄한 연대와 선택의 장면들에서 그들의 온전한 자립을 위해서 어른들이 지녀야 할 태도가 무겁게 다가온다.

 

오는 7월 21일부터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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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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