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낭만주의 음악의 매력으로 - 윤은솔 박상욱 듀오 리사이틀

글 입력 2022.07.1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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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배려


 

사실 나는 클래식 장르와 낯을 가려왔다. 하지만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글을 읽는 것은 좋아했기에 망설이다 공연 감상을 결정했다.

 

"한국 음악계에서 가장 활약하는 두 앙상블팀의 멤버가 만났다"

 

이 문구는 나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필자는 늘 오케스트라 단원이었다. 색소폰을 취미로 연주했기 때문이다. 사실 색소폰에 대한 애정이나 클래식 애호,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의 경험의 매력 때문에 오케스트라 활동을 지속한 건 아니었다. 동아리를 필수로 하나는 가입해야 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숨듯이 소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오케스트라 활동에 끝내 애정을 갖지는 못했지만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 한 곡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배운점이 있다. 결국 남의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구나. 색소폰은 오케스트라 악기들 중 소리가 크고, 튀는 악기에 속했고, 따라서 바이올린과 플루트의 소리를 듣지 않고, 연주하면 내 소리는 음악이 아니라 소음이 되었다.

 

여러 악기가 함께하는 오케스트라도 그러한데 둘이 함께 만드는 음악은 어떠할까. 둘의 소리만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둘의 소리 중 한 소리가 무게 중심을 잃으면 기필코 화음을 무너진다.

 

 

 

10년의 시간과 노력


 

그날 무대에서 나는 완벽한 화합을 보았다. 윤은솔 님의 현란한 바이올린과 박상욱 님의 리듬감이 어우러지며 놀라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두 분은 10년에 기까운 긴 시간을 앙상블팀을 유지해왔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앙상블 구현을 위한 음악성을 갈고 닦고, 음악의 해석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를 보고 있으면 멋진다는 마음 너머, 그들의 노력에 숙연해지곤 했다. 나는 무대를 바라보며 몇 번이나 그런 감정을 느꼈다.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


 

'당신은 한 송이의 꽃과 같이'는 독일 작곡가 슈만의 가곡의 제목이라고 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프로그램은 낭만주의 시대의 바이올린 듀오 명곡들로 엄선되었다.

 

드보르작, 브람스, 슈만, 그리그가 그들이다. 이들의 이름은 여러 번 들어봤지만 오랜 시간 가만히 클래식 음악을 감상해본 적은 없어서 신선한 경험이었다. 낭만주의 작품들은 긴 시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프로그램의 구성이었다.

 

본 프로그램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각각 모두 로망스와 소나타로 구성되었다.

 

낭만주의시대 음악 고유의 서정성과 감수성을 백분 만끽할 수 있는 로망스라는 곡형식을 소나타와 함께 전달해 관객들에게 부드럽게 다가가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바이올린 소나타 레퍼토리의 대표작으로 꼽아지는 브람스의 소나타 2번을 연주하기 전 먼저 체코의 영혼 드보르작의 4개의 로망스를 선보이며, 후반부의 시작은 브람스와의 낭만적 배경이야기를 지닌 클라라슈만의 3개의 로망스와 북유럽 낭만음악의 상징 그리고 걸작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했다. 독일과 보헤미안, 북유럽에 이르기까지 바이올린 낭만 레퍼토리의 보석들을 엄선하여 선보였다.

 

두 연주자는 한국과 해외의 유수 오케스트라의 협연무대 및 해외 저명 음악제, 독주 무대를 이어오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또 독일과 오스트리아 비엔나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선곡과 구성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길고, 연주의 몰입감을 요하는 곡들이 연속적으로 구성되었지만 연주자들의 집중력은 흔들림이 없었다. 윤은솔 연주자 님은 임신 중인 몸으로 무대에 오르셨는데 그 모습은 인상적이고, 멋진 영감을 주었다.

 

하룻밤 낭만주의 시대의 오케스트라 홀을 즐기고 온 것만 같다. 네 곡의 음악이 나를 낯선 세계로 보내준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최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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