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세상의 모든 여행이 기다리는 곳, 언제라도 여행

'언제라도 여행' 김준영 대표와 이유진 아트디렉터
글 입력 2022.07.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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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온 기억이 2019년에 멈춰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여행사와 여행객들만이 아니라 여행 도서를 펴내던 출판사들과 여행작가에게도 지난 2년은 힘겨운 시기였다. 그 터널의 끝이 보이나 싶던 지난 2월, 여행 콘셉트의 문화 복합 공간인 ‘언제라도 여행’이 문을 열었다. 널찍한 공간에는 다양한 여행 도서는 물론이고 여행의 ‘향’을 느낄 수 있는 소품들로 가득하다. 판매하는 음료 역시 ‘스페인 카페 봉봉’, ‘이탈리아 카페 살렌티노’ 등 각 나라의 개성 있는 음료들을 모았다. 언젠가 다녀왔던 여행지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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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여행' 김준영 대표

 

 

이 공간을 만든 건 김준영 대표다. 대학교 4학년때 여행잡지의 객원기자로 시작해 여행서 전문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을 하다가 직접 여행 출판사 ‘두사람’을 창업하고, 이제는 언제라도 여행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나간 여행을 추억하고 앞으로의 여행을 기약하는 공간을 꿈꾸며 만든 이곳에서 그는 음료를 만들고 다양한 여행 관련 행사를 기획한다. 여기에 예전에 같은 회사를 다녔던 이유진 디자이너가 아트디렉터로 합류해 전반적인 공간 디자인을 맡고 기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육아와 여행은 출판 중에서 망할 일 없는 분야라는 말이 있었는데, 소용없어졌죠”라며 쓰게 웃는 김준영 대표에게 이 공간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모험은 계속되고 있다. 모험은 어떤 면에서 여행과도 닮았다. 지난 7월 1일 서교동에 있는 언제라도 여행에서 김준영 대표(이하 ‘김’)와 이유진 아트디렉터(이하 ‘이’)를 만나, 이 새로운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곳에서는, 언제라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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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언제라도 여행’은 어떤 곳인가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 여행출판사 ‘두사람’에서 운영하는 서점이자 북카페로, 여행 도서를 비롯해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굿즈를 만나볼 수 있어요. 여행작가와의 만남이나 여행 콘텐츠를 만드는 강좌 등 여행을 키워드로 한 여러 가지 활동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여행 크리에이터, 여행작가 등 다양한 분들이 함께 모여 여행을 이야기하는 곳이에요.


올해 2월에 문을 열었다고 들었어요. 이런 공간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출판사는 책을 꾸준히 내야 운영이 되는데,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여행 도서를 못 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니까 앞으로 여행 콘텐츠를 만들 수는 있을지, 뭘 해야 할지 고민이 컸죠. 그래도 여행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다만 지금 상황에서 여행 도서는 내도 의미가 없으니 오히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난 여행을 추억하고 앞으로의 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어떨까 싶었죠.


그래도 이런 시기에 여행 콘셉트의 공간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는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아요.


: 그 자체로 도전이고 모험이었어요. 예전부터 공간을 운영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기에 바리스타와 소믈리에 준비를 조금씩 해왔는데, 막상 문을 여니 처음에는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동안 해오던 책 만드는 일과는 완전히 달랐거든요. 다행히 이유진 디자이너님도 합류하고, 점점 찾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어요. 공간을 운영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여행 콘셉트는 제가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분야이기에 차별성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해요.


: 저는 팬데믹이 아무리 길어진다 한들 어쨌든 끝나는 시기가 올 것이고, 그때는 사람들의 여행 욕구가 폭발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수요를 저희가 충족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습니다.


: 올해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좋아져서 항공과 호텔의 수요는 있어 보여요.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모두가 다시 여행을 갈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니, 여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이 여행을 향한 갈망을 언제라도 여행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해소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언제라도 여행을 만들며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만들며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셨는지 궁금합니다.


: 여행 콘텐츠를 어떻게 이 공간에 잘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여행 에세이나 가이드북, 여행 잡지뿐만이 아니라 여행 관련 굿즈와 여행 인플루언서들의 수집품도 갖다 놓고, 음료도 여행지에서 마실 수 있는 종류로 준비했어요.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처럼요. 무엇보다, 여행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검색해서 찾아오시는 분들께는 기대했던 여행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우연히 처음 오시는 분들께는 여행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곳으로 생각되기를 바라요.


언제라도 여행을 운영하며 가장 기쁜 순간은 언제인가요?


: 여기서 여행과 관련된 행사를 종종 여는데, 처음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가 조금씩 찾는 사람이 늘어나더라고요. 다들 여행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지 행사가 끝나고 질문을 하느라 한두 시간이 훌쩍 가기도 하는데, 그분들이 이 공간을 즐기고 있다는 게 보일 때 가장 뿌듯하고 기쁩니다.


: 여행 좋아하는 분들이 다시 여행을 꿈꿀 수 있는 기획을 많이 하는데, 행사가 끝나면 여기서 뒤풀이를 할 때도 있거든요. 그때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종종 이런 기획을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도 기쁘고요.


조금씩 방문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셨는데 위치가 2층이라 밖에서 쉽게 보이지는 않잖아요. 찾아오는 분들은 어떻게 알고 오시나요?


: 저도 그게 궁금해요. (웃음) 평일 점심때는 근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고, 다른 시간대에는 여행 콘텐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검색을 하다가 발견해서 오시는 경우가 꽤 있는 듯해요. 예전에는 지나가다 우연히 들르는 분이 많았다면 요즘은 확실히 일부러 찾아서 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 저희가 음료를 팔고 있긴 하지만 마케팅 업체를 통해 카페로 광고를 하는 것보다는 저희가 자체적으로 여기서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그걸로 홍보를 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한 번 오신 참가자분이 다른 분께 소개를 해서 다음번에 같이 오시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아름아름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것 같아요.

 

 

 

여행은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이자 삶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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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모두 여행 관련된 일을 오래 해오셨어요. 대표님은 여행 출판사에 계시다가 여행 출판사를 창업하셨고, 디자이너님도 여행 출판사에서 일을 하셨다고요. 두 분께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왜 여행을 좋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내가 여행책을 계속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여행이 뭘까 생각해 봤더니, 여행은 설렘이더라고요. 앞으로 갈 여행이든 예전에 갔던 여행이든 여행을 생각하면 설레요. 결국엔 그거 하나 때문에 계속 여행 도서를 만들어왔고, 지금도 여행으로 뭔가를 하겠다고 고집하고 있는 듯해요.


: 처음에는 소소한 즐거움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 업으로까지 이어지니 이제는 생에서 떼어낼 수 없는 일부가 되어버렸어요. 게다가 1년을 돌아보며 큰 에피소드를 꼽을 때 여행 갔던 일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 면에서 여행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이자 삶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인지도 궁금합니다.


: 저는 스페인이요. 제가 영국에서 1년 정도 살았을 때 유럽 국가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유럽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인데 스페인은 굉장히 활기차고 신선해서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당시 친구가 스페인으로 와서 함께 여행을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인지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입니다.


: 저는 여행지로 일본을 좋아하는데요, 예전에 퇴사를 하고 이직할 곳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홀로 떠났던 겨울 훗카이도 여행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눈을 엄청 좋아해서 눈을 보러 떠났던 여행이거든요. 돌아가서 뭘 해야 할지 불안감과 고민을 안고 사방에 눈이 쌓인 곳에 있으니 특별했어요. 돌아갈 직장이 없으니 여행에서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었는데, 그런 것까지 좋았습니다.


두 분 모두 여행을 많이 다녀보셨을 것 같은데, 여행 고수로서 즐겁게 여행하는 나만의 팁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 제가 추천하고픈 여행 방법은, 다른 사람과 같이 여행을 가더라도 혼자 소화하는 일정을 반드시 넣는 거예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여행을 같이 떠나면 의견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같이 떠나더라도 여행지에 도착해서 각자 즐길 수 있는 일정이 있다면 여행을 좀 더 깊게 즐길 수 있을 듯해요.


여행 고수는 상황과 예산에 맞는 여행지를 쉽게 고르는 반면, 여행 초보는 어디부터 가보면 좋을지 정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행을 많이 안 다녀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어디인가요?


: 제 경험을 떠올려보면, 여행이 낯선 경우 몸과 마음이 편안할 수 있는 여행지가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미국이나 유럽 쪽으로 가면 문화가 생소해서 거부감이 들고 여행에 겁을 먹을 수도 있으니, 처음에는 가깝고 편한 나라에서 여유롭게 즐기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태국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지금 다시 시작되는 여행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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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여행은 서점이기도 하잖아요. 여기 여행 도서가 굉장히 많은데, 두 분이 추천하고 싶은 여행 도서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고르자면 저는 안시내 작가님의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을 추천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안시내 작가님이 언제라도 여행에서 여행 글쓰기 강연을 하셨는데, 예전부터 알고 있던 작가님이었지만 이번에 같이 수업을 준비해 보니 글에 대한 작가님의 고민과 열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 걸 알고 보니 책이 더 와닿더라고요.


: 저는 저희 출판사인 두사람에서 나온 『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를 추천합니다. 저자가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아버지, 아들과 함께 간 여행을 담은 책이에요. 가족끼리 여행 가는 게 쉽지 않은 건 누구나 알잖아요. 이 책은 그런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그 안에서 가족 간의 사랑이 느껴져서 좋아해요.


주변을 보면 여행 에세이를 쓰려는 사람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여행 도서를 만들어오신 대표님이 생각하는 ‘좋은 여행 에세이’란 어떤 것인가요?


: 책을 만드는 입장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한 명의 독자거든요. 독자로서 읽을 때 마음에 와닿는 어느 한 문장이라도 있다면 저는 그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요. 다른 사람이 안 가는 곳에 가고 못 보는 걸 보는 것보다, 모두가 가는 곳에 가더라도 여행자로서 느꼈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풀어놓는 에세이가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에세이를 읽었을 때 공감되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요.


그렇게 만들게 된 책 중 하나가 『바다 마을 다이어리 in 통영』이에요. 여행을 떠나면 좋든 싫든 낯선 공간에서 모든 걸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하므로 여행이란 나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라는 구절이 그 책에 나오는데요, 여행의 수많은 정의 중 하나겠지만 제게는 그 말이 와닿았어요. 앞으로도 편집자로서 여행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담은 책을 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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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들어오면서 여행 콘텐츠 클래스 홍보 포스터를 봤어요. 앞으로 언제라도 여행에서 진행 예정인 프로그램 또는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 8월 말부터 여행작가를 꿈꾸거나 여행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분들을 위한 ‘지금부터 여행작가’라는 클래스를 시작해요. 저를 포함해 여행 에세이 작가, 여행 신문기자, 여행 사진작가, 여행 블로거 등 여행 콘텐츠와 관련된 일곱 분을 강사로 모실 예정이에요. 꼭 여행작가로 데뷔할 게 아니더라도 자신의 여행을 기록으로 잘 남기려 하는 분들의 고민을 듣고, 저희의 노하우를 나누고 싶어요. 저희에겐 큰 프로젝트고, 거기서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언제라도 여행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소식은 인스타그램 계정(@whenevertrip)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시국이 변하면서 가방을 꾸려 직접 떠나는 게 아니라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하는 간접여행도 많아졌어요. 여행 콘텐츠도 거기에 맞춰 종이책에 머물지 않고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변화할 필요를 느껴요. 한편으로는 코로나 시대가 길어지면서 이 시기에 성인이 된 분들 중에는 여행을 못 간 경우도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분들을 위한 콘텐츠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여행을 키워드로 앞으로 더 하고 싶으신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니면 꼭 여행과 관련된 게 아니더라도 대표님과 디자이너님의 목표 또는 꿈이 궁금합니다.


: 저는 일단 여행 도서 만든 지가 꽤 되어서… 여행 도서를 다시 제대로 만들고 싶어요. (웃음) 안전하게 여행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텐데, 그동안 책을 통해서 여행자분들이 정보를 얻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되네요. 그리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반년 정도 세계여행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물거품이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아지면 가족과 장기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꿈꾸고 있어요. 그걸 기록으로 남겨서 여행 콘텐츠로 만들어보고 싶기도 해요.


: 여행이 좋아서 이 일을 하고 있기에, 저의 최종 목표는 제가 꿈꾸는 여행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거예요. 지금은 시국도 그렇고 주어진 일을 해나가야 하는 게 급선무라서요. 커리어 부분에서는 지금까지 편집디자인을 오래 해왔으니 언제라도 여행에서는 다른 방법으로도 콘텐츠 만드는 걸 배우고 싶어요. 기획 일도 좀 더 알고 싶고요. 여기서 제 능력치를 키워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제공: 언제라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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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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