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만 알고 싶은데, 나만 알기 아까운 북카페 - 커피랑도서관 GIDC점 [공간]

글 입력 2022.06.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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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나만 알고 싶은 곳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곳이 있다. 동네에 새로 생긴 북카페인데, 5월 가오픈 시기에는 매일같이 방문했었다. 그때는 손님이 거의 없을 때라서 더욱 고요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지금도 손님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때보다는 많아졌다. 그때가 더 좋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 카페가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 같아 기뻤다. 그곳은 나만 알고 싶은 곳이지만, 나만 알기 아까운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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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북카페는 커피랑도서관(Coffee Laon Library Garden) GIDC 점이다.

 

커피랑도서관은 프리미엄 도서관 프랜차이즈이다. 평소 스터디카페로 알고 있는데, 우리 동네에 생긴 커피랑도서관은 북카페와 스터디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색달랐다. 북카페와 스터디카페를 연결하는 통로에는 프린트존도 있는데, 24시간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비용을 지불하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책은 신간도서, 베스트셀러, 중고도서 등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신간도서와 중고서적을 묶음판매(3권)하고 있는데, 중고서적은 1,000원부터 8,0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중고서적 판매를 지향하는 점은 마음에 들지만, 구매 최소 권수가 3권이라 아쉬웠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읽은 책 중 소장하고 싶은 책을 구입하는 편인 나에게는 갑자기 3권이나 구입하는 점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 번에 1권 이상 구입하는 것에 부담이 없거나 평소 소장하고 싶었던 책들이 많은 사람에게는 효율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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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와 베이커리 및 디저트는 cafe 83 page 의 메뉴라고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83시그니처라떼와 율무라떼이다. 83시그니처라떼는 카페라떼에 고소함이 가미된 음료이다. 우유 대신 두유가 들어간 카페라떼와 비슷한데, 83시그니처라떼는 고소함이 더욱 진하다. 커피의 향과 맛이 고소함과 잘 어울리며, 씁쓸하면서 고소한 맛이 중독성 있다. 이 카페에 가면 평소 마시는 아메리카노 대신 83시그니처라떼를 마신다.


율무라떼는 우리가 잘 아는 율무차 맛에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몬드 슬라이스와 호두가 씹혔을 때는 뜻밖의 횡재를 한 기분이 들었다. tea가 메인인 카페가 아니라 일반 카페에서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율무라떼를 마시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사실 율무라떼를 주문한 이유는 건강에 적신호가 생겨서 커피를 마시지 못해서였다. 이미 심신이 지쳐있었을 때라 그런지 건강함을 담은 진하고 따듯한 율무라떼가 무척 힘이 되었다.


베이커리는 빵집처럼 쟁반에 원하는 빵을 직접 담을 수 있다. 플레인 크루아상, 크로크무슈, 대파빵, 마늘빵 등 종류가 다양했으며, 쇼케이스에는 다양한 샌드위치와 쿠키, 케이크가 있었다. 빵은 담백한 편이었고, 한 끼 식사로 좋은 빵도 있었다. 하지만 그냥 먹기에 딱딱한 빵도 있어서 카페에서 먹을 때는 데워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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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분위기는 차분하고 여유로웠다. 카페 공간과 테이블 간 간격이 넓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트여 있고, 화이트톤의 인테리어로 지하인데도 개방감이 들었다. 카운터가 있는 중앙에는 식물이 가득한 공간이 있는데, 마치 유원지에 놀러 온 것 같았다.

 

그 외에 곳곳에 식물이 있고, 바닥에 자갈이 깔려 있는 자리도 있다. 독서와 잘 어울리는 잔잔한 음악도 흘러나와서 편안하고, 감성에 젖은 채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이 카페에 있는 순간은 복잡한 도시에서 나와 조용한 곳에 여행하러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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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체험형 서재이다. 큐레이팅 된 서재가 마련되어 있다.

 

예술가의 서재, 학자의 서재, 엔지니어의 서재, 오너의 서재, 여행가의 서재, 치유의 서재, 학생의 서재, 어린이의 서재로 구성되어 있다. 공간도 각각의 테마에 맞게 꾸며져 있으며, 그 공간에는 해당 테마와 어울리는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대부분 직업 테마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공간에서 무슨 책을 읽을지 상상해볼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나의 성향이나 직업, 상황에 맞게 서재를 선택하여 책을 읽을 수 있으며, 그곳에서 나의 서재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바로 ‘체험형 서재’ 때문에 이 북카페를 나만 알기 아까웠다. 다양한 테마의 인테리어를 체험하는 공간은 본 적 있어도 여러 서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커피랑도서관GIDC점 리플렛에 ‘국내 최초 체험형 서재’ 문구가 있는 것을 보면 이를 경험해보지 못 한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색다른 문화 경험을 해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곳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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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북카페가 특별한 이유는 체험형 서재를 통해 독서에서 더 나아가 책을 읽는 공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는 것이다. 또 나는 어떤 장르를 선호하고, 무슨 색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지만, 체험형 서재를 통해 색다른 문화경험을 하고 자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은 선물 같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나만 알고 싶지만, 나만 알기 아까운 이곳을 더 많은 사람이 찾으면서 체험형 서재를 경험해보았으면 한다. 또 체험형 서재가 있는 카페가 많아져서 지금보다 더 다양한 테마의 서재를 체험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강득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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