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루이스 웨인! [전시]

전시 <고양이를 사랑한 화가, 루이스 웨인> 후기
글 입력 2022.06.23 13:0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피크닉.jpg

 

 

고양이를 그린 사랑의 화가 “루이스 웨인”의 첫 번째 한국 특별 기획전!

 

루이스 웨인은 1880년대부터 제 1차세계대전이 발발할 때까지 고양이 화가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의 그림 속 고양이들은 크리켓 경기, 도로 파기, 자전거 타기, 최신 패션쇼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인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루이스가 고양이를 의인화하여 그린 것은 투병 중인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내와 사별 후 심각한 정신병에 시달리게 되었고, 정신병원에서 그려진 작품들은 현시대의 미술 연구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모두 다 고양이인 것은 아닐까?


 

Ginger-Cat,-1931.jpg


 
사람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각자 타고난 본연의 본성을 숨기고 살아갑니다. 루이스 웨인의 고양이들은 감정과 표정, 행동에서 여과 없이 사람처럼 행동함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풍부한 감정의 진정성을 느끼게 합니다.
 

 

현대 사회에 인간의 반려동물로 빼놓을 수 없는 고양이!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고고함, 엉뚱함, 여유로움과 호기심이 참 귀여운 동물이다. 특히 한국은 길고양이가 많아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나 역시 고양이를 보면 귀엽다는 말을 연발하며 행복해하는 사람 중 하나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고양이가 처음부터 널리 사랑받았던 것은 아니다!

 

“피터는 이 나라의 고양이에 대한 경멸을 완전히 없애고, 노처녀들이나 관심을 가지고 키운다는 편견을 가정 내 반려동물로 영원히 바뀔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루이스 웨인)

 

루이스 웨인은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했지만, 결국 아내는 병으로 먼저 세상을 뜨고 만다. 그 이후 아내가 사랑했던 고양이 피터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사람들이 고양이에 대해 갖는 선입견을 바꿔주었다. 다양한 소재로 고양이의 매력을 보여주는 그림들. 그의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그림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진다. 슬픔에 잠기기보다는, 루이스 웨인이 사랑한 것들을 예술로 승화하여 세상을 바꾸었다는 점이 대단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고양이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저 순수하게 감탄하고 기뻐했다. 한 그림에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등장해도 한 마리, 한 마리의 감정 표현이 모두 드러나 있다. 유난히 장난스러운 고양이가 있으면, 수줍음이 많아 숨어 있는 고양이도 있고, 둘 사이를 중재하는 점잖은 고양이도 있다. 사회 속 체면을 생각하며 가면을 쓰고 점잖은 체하는 인간과 달리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고양이의 모습이 감명 깊었다. 그 풍부한 표정과 감정 속에 푹 빠져 내 본연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짐짓 고민하기도 했다. 순진무구한 고양이의 표정을 보고 그 고민이 사르르 녹아버렸지만.

 

 


일상 속의 고양이들 - 사랑할 수밖에 없는, 루이스 웨인


 

Louis-Wain-cats,-C19th-AD.jpg


 

당시 영국에 크게 흥행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루이스 웨인의 삽화를 담은 책, 다양한 엽서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회를 감상하며 느꼈던 큰 매력 중 하나는, 화가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잘 느껴진다는 점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고양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그림의 디테일을 보면 알 수 있다. 추측하건대, 루이스 웨인은 그림을 통해 인간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기보다는 단순히 고양이를 사랑해서 그림을 그렸을 것 같았다. 재미있는 표정을 하고 이상한 자세를 한 고양이를 귀여워하고,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미소를 지었으면 해서! 다음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마 다른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전시회를 보고 행복이 가득 충만해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기르는, 혹은 보았던 고양이의 모습과 겹치는 모습에 흐뭇함을 느낄 수도 있고. 또 그의 삽화에는 인간을 따라 하는 듯한 고양이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담겨있기도 한데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그림에 자연히 흥미가 생길 것이다.

 

전시를 관람하며 주목할 점은, 그의 그림 중 상당수가 판화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는 그림은 목판에 반대로 새겨, 매우 섬세하게 조각한 뒤 색을 칠해 찍어낸 작품이다. 바로 붓질해서 그려내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그의 가히 천재적인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영국은 루이스 웨인의 고양이 그림에 열광했고, 그는 고양이 협회의 회장을 맡아 사회의 인식 개선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진실한 사랑의 마음으로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예술로 표현하며 성공을 이룬 루이스 웨인,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화가.

 

 


마음의 병 - 비극, 그리고 선입견


 

LDBTH157-Kaleidoscope-Cats-III,-c.1920s-(226-mm-x-175mm).jpg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 어머니의 부고 소식, 투자의 실패 등 연달은 삶의 고난으로 인해 마음의병을 얻은 루이스 웨인의 당시 작품들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화가로서 성공적인 삶과는 달리,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비극의 연속이었다. 루이스 웨인은 예술적 능력은 매우 뛰어났지만, 경제적인 능력은 그리 좋지 못했다. 투자에 실패하거나, 저작권을 제대로 등록하지 않아 빚만 늘어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극적인 굴곡으로 인해 최근 루이스 웨인을 주인공으로 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영화가 개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고난으로 인해 조현병 증상을 겪으며 루이스 웨인은 정신 병원에 가게 된다. 이때 그린 그림들은 확실히 그동안 그의 작품과는 차이가 있으며, 증상의 진행을 보여주는 심리학 자료로도 사용된다고 들었다. 나는 과거 한 TV 프로그램에서 루이스 웨인의 정신 질환과 당시 고양이 그림을 ‘영국의 국민 화가를 덮친 고양이의 저주’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방영한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악마의 얼굴을 그려냈다는 자막과 함께, 루이스 웨인의 작품 세계를 다소 왜곡된 시각으로 드러낸 것이다.

 

 

LDBTH158-Kaleidoscope-Cats-IV,-c.jpg


 
왕립 베들렘 병원에서 말년을 보낸 루이스 웨인. 당시 그가 그린 전원 풍경과 고양이 그림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의견을 말하자면, 이는 선입견으로 인한 잘못된 판단이라고 여겨진다. 그의 작품 스타일이 크게 달라진 일명 ‘만화경 고양이’ 시리즈에서 루이스 웨인은 여러 색감을 사용하고 조직화하여 마치 만화경에 비친 모습처럼 그림을 그렸다. 물론 정신 질환이 그의 예술에 영향을 미쳤음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는 루이스 웨인의 어머니가 직물을 짜는 일을 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그 특성을 그림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새로운 스타일의 예술을 시도한 것을 조현병 증상으로 인해 ‘미쳐서’ 그랬다고 섣불리 판단해버리는 태도는, 오히려 인간의 선입견이 품는 부정적인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또한 그가 정신 병원에 있던 시절 그렸던, 만화경 고양이 시리즈 이외의 다른 그림들은 행복하고 평화로운 고양이의 모습이었으며 조현병 환자라고는 볼 수 없는 섬세한 터치와 색감 활용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루이스 웨인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정신적 고통을 겪었지만, 끝까지 예술을 놓지 않고 새로움과 회복의 그림을 그려냈던 사람이다. 다행히 말년에는 루이스 웨인의 상황을 알게 된 사람들의 지원으로 인해 좋은 시설로 옮겨 편안한 환경에서 그림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나도 모르는 새 선입견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곤 한다.

 

 


소감


 

Cat-in-a-Rainbow.jpg

 

 

고양이 그림을 보는 내내 행복했다. 그의 불행, 그리고 극복 과정, 사람들의 선입견을 보며 나를 성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림 안에는 온전히 루이스 웨인이 사랑한 고양이들의 모습과 그 마음이 담겨 있어 마음이 꽉 착 기분이 들었다.

 

특히 미디어존에서 빛글림과 협업하여 루이스 웨인의 다양한 작품들이 새롭게 탄생한 것을 볼 수 있는데, 너무나 귀여운 영상이 있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관람이 끝나면 그의 그림으로 만든 다양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영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화가답게, 굿즈에 최적화된 귀여운 그림들이 많았다! 나 역시 상단에 첨부된 그림이 그려진 고양이 그림엽서를 구매했다.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느꼈던 행복감을 간직하고 싶다면 구매를 추천한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어떻게 고양이가 사랑받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그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쉬이 납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전시는 8월 21일까지 진행되니 기회가 된다면 꼭 관람을 추천하고 싶다.

 

 

 

변서연.jpg

 

 

[변서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23465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E-Mail: artinsight@naver.com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Copyright ⓒ 2013-2022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