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를 가장 우리답게 그려내는 작가 '이만익' [미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글 입력 2022.06.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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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정서를 화폭에 가득 담는 작가가 있다. 바로 한국 서양화의 거장 ‘이만익’이다.

 

진한 선과 향토적인 색 그리고 명쾌한 형태 묘사는 그의 작품을 대표하는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정서를 건들어서일까, 이만익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편안함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정겨움이 가득 느껴지는 그의 작품을 만나보도록 하자.

 

이만익 작가는 황해도 출신의 작가이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취미를 보였고, 중학생 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입선을 하게 되었다. 당시 중학생의 수상은 논란이 되어, 이후 대학생 이상만 수상할 수 있다는 조항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이만익 작가의 타고난 예술성을 입증하는 에피소드라고 볼 수 있다.

 

이만익 작가는 서울대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꾸준하게 예술적 역량을 키워갔다. 졸업 후에는 미술교사로 활동하며 교육가의 길을 걷기도 했고, 프랑스 유학을 떠나 화풍에 변화를 주기도 하며 점차적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갔다.

 

그렇게 이만익 작가는 한국적 정서를 가장 잘 담아내는 작가로 거듭나게 되었고, 88올림픽의 미술감독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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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가족도, 2011

 

 

따뜻함이 절로 느껴지는 만개한 꽃 아래, 다섯 명의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다. 이들의 얼굴엔 옅은 미소와 온화함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가족’을 통해 한국적 정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가족의 결집, 가족 문화가 대두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작품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작품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어렵고 불안정한 시대를 견딜 수 있게 한 것은 결국 가족의 힘임을 일깨운다.

 

대칭을 이루는 구도는 안정감이 느껴진다. 이 같은 균형은 감상자들에게 시각적인 편안함을 선사한다. 더불어 단순화 시킨 형상들은 깊은 해석보다 직관적인 이해를 부추겨 즐거운 감상을 가능케 한다. 청녹색, 푸른색, 붉은색을 주로 사용한 점에서도 한국적 정서가 듬뿍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작품인 듯 하다.

 

이만익 미술연구소는 해당 그림에 대해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보는 이로 하여금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받을 수 있게 하는 예술”이라고 평가한다. 이만익 작가의 그림을 통해 예술의 치유적 효과가 무엇인지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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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1997

 

 

이 작품은 이만익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포스터에 쓰여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명성황후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나서는 더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명성황후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상념에 젖은 모습을 표현했다. 기품 있고 당당한 명성황후의 아우라가 절로 느껴진다.

 

프레임에 가득 담은 명성황후의 모습은 압도적이고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래서인지 인물의 표정에서는 온화함과 카리스마가 동시에 느껴진다. 그리고 자세히 작품의 색감을 들여다보면 한국을 가장 잘 드러내는 색들이 조합되어 있다. 명성황후의 머리 장식과 옷 무늬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이 듬뿍 담겨져 있다. 수려하고 절제된 한국적 미가 느껴지며, 고풍스러움도 함께 느껴진다.

 

“내가 생각하고 표현하는 세계성은 언제나 지극히 한국적인 것임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형하기 때문이다.” 이만익 작가의 말처럼 가장 한국적인 것을 담아낸 명성황후 작품은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었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의 가치관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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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1989

 

 

작품에 대한 부차적인 설명이 없어도 느껴지는 감정은 ‘한국적’이라는 것이다. 한국적인 색감들이 모든 화폭을 덮고 있다. 빨강, 파랑, 초록의 색감들이 친숙하고 익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복과 단청에 많이 쓰이는 색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관객들은 거부감 없이 작품에 젖어들게 된다.

 

크게 자리한 나무 사이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고, 새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구름은 더욱 신비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해맞이’를 더욱 벅차고 우아하게 만든다. 해를 맞이한다는 의미가 더욱 특별하고 깊이있게 느껴진다.

 

“나는 우리를 우리의 얼굴로 그리고 싶다. 가능하다면 우리의 한과 기원과 꿈을 담고 싶다.” 이만익 작가는 한국적인 것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것을 첨가하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려는 작가이다. 익숙함 속에 녹아들어 있는 작가의 미적 감각과 스타일은 친근하고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

 

한국적 정서가 듬뿍 느껴지는 이만익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의 설화부터 역사 그리고 다양한 전통적인 풍습과 문화를 그린 그의 작품은 국내외 관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이만익 작가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누군가 한국의 이미지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이만익 작가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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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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