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너라는 존재의 이유는 사랑이기 때문에

글 입력 2022.05.3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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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수화기 너머로 그는 내게 온몸으로 울었다. 그랬기에 내 마음은 더 아팠다.

 

탈진한 그 목소리에는 흐느낌이 짙게 섞여 있었다. 아직도 여전히 힘껏 참으려 애쓰는 몸부림이 역력했다. 마치 삶의 고통 속 낭떠러지 끝에 다다라서야 본능적으로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게 되는 마지막 절박함이었다.


“여태 아파도 아프지 않아야 했으리라. 아파도 참아내야 했으리라. 아파도 절대 내비치지 말아야 했으리라. 아프다는 것은 너에게 여태껏 금기시되었으리라. 무엇보다도 네 삶 속에서.”


나 역시 일과에 지친 몸을 뉘고는 마지막으로 그를 위해 기도한다. 오늘 밤은 아프지 말기를. 오늘 밤만이라도 편하게 자기를.


몸은 오늘도 여전히 지쳤지만 마음은 이제 아프지 않은 나는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슴 속 깊이 전한다.


“많이 아팠을 거야. 온몸으로 힘주어 짜내듯 울어서 더 힘들고 아팠겠지. 힘듦에 울다가 지쳐서 잠들고, 또 새로운 해가 뜨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야."


"지난 밤의 고됨을 온몸에 여전히 얹고 하루를 다시 시작하곤 했어. 그렇게 한고비씩 넘길 때마다 그저 근육통이라고 여겼나 봐. 언젠가는 내 마음이 단단해질 순간을 기다리며 살아왔나 봐. 힘듦 가운데 아침이 다시는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긴 밤 속이었어. 아마 너도 오늘 밤이 그렇지 않을까. 그러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면, 그날도 나라는 사람이 살아갈 이유가 있기에 아침에 눈을 떴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찾기 위해 여태껏 살아왔던 것 같아.”


그리고 나의 심장은 이제 또다른 심장을 향해 말한다.

 

"이제는 그 이유를 찾은 것 같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힘든 고비를 넘겨줘서 고마워. 함께 해주어서 더 고마워. 힘든 세상 속에도 너라는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여전히 존재 이유가 있다는 것을,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늘 잊지 말길 바라. 오늘도 사랑해. 여전히 너라는 사람을."

 

나라는 존재는 이제 홀연히 사라지고 가슴 속 깊이 영원한 사랑의 흔적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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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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