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단단한 자람, 책 '오늘도 자람'

글 입력 2022.05.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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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은 누구인가?


 

이자람이라는 사람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은 퍽 단순했다.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보컬이자 소리꾼이라는 것. 하지만 음악을 들어본 적은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들어볼 생각을 안 해봤던 것 같다.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 잘 몰랐으니까. 그저 여러 뮤지션들 중 한 명이겠거니, 하는 마음이었다.


책 <오늘도 자람>의 첫 표지를 보았을 때, 그녀를 수식하는 여러 단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음악의 장르를 다양하게 넘나드는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직접 소리를 창작하고 공연을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은 몰랐기 때문이다. 상상 이상으로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보고선, 그제야 관심이 갔다. 유튜브에서 '이자람'이라는 이름을 검색해 보았다.

 

과거 MBC <놀면 뭐 하니?>에서 방구석 콘서트의 한 코너로 판소리 <노인과 바다>의 한 대목을 소리 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여기서 <노인과 바다>는 그 유명한 헤밍웨이의 소설이 맞다. 소설의 내용을 판소리로 각색한 창작 판소리 극인 것이다.


굉장히 신선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그리 역동적인 소설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따라서 물고기를 잡아올리는 노인의 움직임을 판소리라는 매체를 통해 마치 눈앞에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해 내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우와, 판소리를 잘 하는 것은 둘째치고 작창의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구나!

 


 

타고난 이야기꾼


 

자람은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를 놀이처럼 즐겼다고 한다. 혼자 놀 때면 녹음기를 가지고 동화책을 녹음하곤 했다. 페이지가 비어있는 이야기를 상상해서 써보았고 집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을 키워갔다는 고백을 읽자, 그녀가 작창의 영역까지 뛰어든 일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나기를 이야기꾼으로 태어난 것이다. 그러니 판소리와의 만남은 정해진 운명이 아니었을까? 판소리에서 이야기를 빼면, 남는 것은 0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5살쯤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와 함께 부른 노래가 히트하며 그녀는 자신을 향한 관심으로부터 도망칠 구멍이 필요했다. 그 구멍은 판소리였다. 감칠맛 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판소리의 매력이 그녀의 마음에 꼭 닿았다고 생각한다.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판소리가 평생의 동반자가 되며, 어느새 그녀를 설명하는 가장 큰 수식어가 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간단해 보이지만, 지금까지 소리를 하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의 수는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녀 또한 말한다. 규칙적으로 연습실에 자신을 던져 넣었던 일이 지금의 탄탄한 실력을 만들었다고. 쌓이고 쌓인 연습들이 그간의 무대를 자신만의 페이스로 완성시킬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고.

 


 

단단한 자람


 

책 <오늘도 자람>을 읽으며 꾸준히 들었던 생각이 있다. 자람은 노력에 후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판소리뿐만 아니라 그녀가 하는 모든 일에 노력이 묻어 있었다. 본인은 게으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심지어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글을 쓰는 일에도 열심이었던 것 같다. 책 <오늘도 자람>을 통해 그전에는 이름만 알고 있었던 그녀의 일대기를 다 알게 되었다. 순간의 편린들을 잊지 않고 기록해 준 덕분이다. 기억하기 위해 노력해 준 그녀에게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참으로 단단한 사람이다. 뭐 하나 허투루 하는 일이 없다. 그녀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간다면, 참으로 든든할 것 같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두려움을 회피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향한 확신이 대단하다. 자신이 일구어온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너무나도 당당하다.

 

멋지다는 생각과 부럽다는 생각이 동시에 찾아왔다.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멋지다는 생각과 부럽다는 생각이 동시에 찾아왔다. 이자람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참으로 힘들고 참으로 재미있겠지?


책 <오늘도 자람>의 여러 챕터들 중 '보이지 않는 축적' 편이 기억에 남는다. 겉보기에는 대단치 않은 일들이 쌓여 만드는 변화를 믿는다는 그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성공이란 없다고 단언하는 그 모습이 이자람이라는 사람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보이지 않는 축적에 열심일 그녀를 떠올린다. 다소 귀찮지만, 그럼에도 어김없이 연습 방으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

 

참으로 아름답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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