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든 어린이들은 창의적인 예술가입니다

따뜻한 그림들로 위로를 건네는 앤서니 브라운
글 입력 2022.05.18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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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 뮤지엄 전시회에 다녀왔다. 어린이날이라 그런지 동화책 작가의 전시여서 그런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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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초반에는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들이 시간별로 쭉 전시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만 생각하고 갔는데, 이렇게 일련의 책들을 보니 어릴 때 읽었던 책들이 많아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겁쟁이 빌리>, <우리는 친구>, <우리 형> 등 10년 전에 출간되어 유치원생 때 재밌게 읽은 책들도 많았는데, 지금까지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신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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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최고야>, <우리 엄마>, <돼지책> 모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따뜻한 작품이다. 어릴 때 '우리 엄마' 책에서 발레리나복을 입은 엄마 그림을 굉장히 좋아했었던 기억이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의 모습은 작가의 가족 이야기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한다. 그는 낡은 가방 속에서 어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오래된 잠옷 가운을 발견하고 아버지를 추억하면서 <우리 아빠가 최고야>의 영감을 얻었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에서는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패턴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 아빠가 최고야>에서는 체크무늬, <우리 엄마>에서는 꽃무늬가 책의 그림 전체를 관통한다. <돼지책>에서는 아빠와 아들들의 모습 곳곳에서, 집의 벽지나 가구 등에서 돼지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동화책 한 권을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그림 하나하나를 뜯어 보며 읽기도 하고,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며 읽기도 하면서 여러 번 읽으면 좋을 작품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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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에는 유독 고릴라나 침팬지 등 동물이 많이 등장한다. 그는 고릴라는 우리 인간과 많이 닮았고 그림을 그리기에 환상적인 동물이기에 따뜻한 시선을 담아 그린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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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라는 캐릭터가 가장 인상깊었다. 침팬지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겁쟁이 윌리>나 <윌리와 구름 한 조각> 등 그의 많은 작품들에 등장한다.

 

<겁쟁이 윌리>에서 윌리는 유년기 시절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라고 한다. 몸집도 작고 힘도 약한 윌리는 다른 고릴라들처럼 센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악당에 맞서기도 한다. 이러한 윌리를 보며 우리는 어린 시절의 우리뿐만 아니라 현재의 우리 또한 생각해볼 수 있다.

 

<윌리와 구름 한 조각>이라는 책에서는 구름이 자신만 쫓아온다고 걱정하는 윌리가 이를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다. 어린아이였을 때 모두 한 번쯤은 해보았던 생각들이었을 텐데,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순수한 상상력과 조그마한 걱정들을 그림과 이야기로 따뜻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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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게임(Shape Game)은 한 사람이 아무 형태를 그리면 그 다음 사람이 이어서 그림을 완성하는 놀이다. 앤서니 브라운이 어린 시절 형과 함께 이 게임을 하며 상상력을 키워나갔다고 한다. 그 그림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고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모양 하나를 그린다는 게임의 특징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전시 말미에는 직접 셰이프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어느 모양이든 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종이를 처음에 받아들자, 어떻게 그림을 완성시켜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오히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 더 부담이 되어 쉽사리 선을 긋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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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망설임에 대한 답을 해주는듯, 앤서니 브라운은 모든 어린이들은 창의적인 예술가라고 말한다. 그림의 방향성은 모든 이들의 손끝에 달려있다. 모두가 그림을 어떤 방식으로든 발전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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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손을 잡고 온 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15년 전의 나처럼, 시간이 지나고 새롭게 태어난 아이들 또한 그의 그림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은 시대와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는구나 생각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은 부드러우며 세밀한 선들로 이루어져 무언가 포근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림과 함께 그가 펼쳐나가는 짧은 이야기들은 나를, 나의 가족을, 나의 반려동물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본다는 점도 흥미롭다.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꺼내보게 되고, 어른이 된 지금에도 깊숙이 숨어 있는 아이 같은 상상력을 느낄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면 진심 어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최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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