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내 일상의 일부분이 되어준 너에게

글 입력 2022.04.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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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사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너에 대해 떠오르는 나의 생각들, 감정들, 하고 싶었던 말들을 이렇게 두서없이 꺼내 보고자 해. 그만큼 너는 다채로운 색을 지닌 사람이고 그 알록달록함으로 내 안의 많은 부분을 물들이고 있기 때문이겠지. 너 덕분에 나는 내 생의 많은 즐거움을 찾았고, 그것들은 이제 나를 이루는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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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너와 친해지게 된 계기가 아마 공연이었지? 사실 그때 내게 너와의 인연이 없었다면 나는 공연에 그렇게 큰 관심을 지니지 않고 그저 가끔씩 들여다보는 취미 정도로 남겨두었을지도 몰라. 그랬다면 지금 아트인사이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너에게 글을 쓰는 나도 없었겠지? 그렇게 생각해보면 새삼 너라는 존재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만큼 놓치지 않아 다행인 인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너는 몰랐을 수 있지만 사실 너와 매우 친해지고 싶어서 다분히 노력하던 기간이 있었어. 왜인지는 지금 생각해봐도 사실 뚜렷하지는 않아. 너의 차분하고도 단단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당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공연에 일가견이 깊은 너의 모습에 동경을 느꼈던 거 같기도 하고, 너의 친절한 말투와 자기 자신을 조금쯤 덜어내서라도 남을 배려해줄 줄 아는 마음에 끌렸을 지도 모르지. 그래서 나는 ‘그냥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라는 조금은 투박하고 포괄적인 말로 밖에 나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는지도 몰라.


그래, 지금은 너와 일주일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는 즐거운 일상이 나에게 찾아올 수 있었음에 안도감이 드는 것 같아. 동시에 이렇게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기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어. 분명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 지나면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바빠지고 그런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물리적인 여건이 줄어들지도 모르지. 그럼에도 우리의 인연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그것만큼 멋진 일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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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너에게 조금쯤 상투적이고 낯부끄러운 표현일 수 있지만 고맙다는 말을 이 글을 통해 전하고 싶어. 가끔 나의 일상에 찾아와 한 부분이 되어 주는 것도,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이 되어준 것도, 지친 마음을 쉬어 갈 수 있는 자리를 함께 해주는 것도 다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어. 그리고 나는 너 덕분에 이만큼이나 즐겁고 행복하다는 사실도 말해주고 싶어.


너는 가끔 그렇게 말하곤 하지.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해서, 내가 너의 시간을 빼앗은 것 같아서’미안하다고. 하지만 말야, 나는 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도, 너와 함께 하며 조금쯤 방탕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다 너무 소중하고 즐거워.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의 시간이나 체력을 내어 줄 수 있을 정도로 너는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이야. 그 시간이나 체력이 조금도 아깝지 않을 만큼.


그리고 조금 더 덧붙여보자면, 너는 그렇게 사람을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의 생각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전혀 아깝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렇기 때문에 너가 더 이상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물론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은 아닐 수 있지. 그렇지만 설령 그들이 나와 다른 생각을 지녔다고 해도, 그것이 너를 자책하게 할 만한 무게를 가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어.


가끔은 정말 그렇게 생각해봐, ‘어쩔티비!’ 조금 유치하고….이해가 안갈만큼 어이 없는 신조어일 수 있지만 그런 마인드가 배려심이 깊은 너에게는 필요할 것 같아. 누군가가 나에게 실망했다거나, 나와 함께 했던 시간을 후회한다면 정말 마음이 좋지 않겠지. 나라도 그럴 것 같아. 그렇지만 뭐 어쩔 거야? 그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그것 또한 그 사람의 선택이었어. 그 사람의 선택을 내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쩔티비’ 마인드로 조금쯤 단순하게 살아도 괜찮다는 말이야.


곱씹어 보면 너랑 단기간에 쌓은 추억이 많은 것 같아. 내가 느끼기에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의 너희 동네가 되어버린, 내가 얼마전까지 살던 동네로 네가 이사를 온 시점부터 굉장히 우리가 가까워졌던 것 같아. 그치? 다 함께 너의 생일을 축하하며 너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던 왁자지껄했던 시간도 있었고, 추석 3일 동안 같이 늘어지게 뒹굴거리던 시간들도 있었지.


그렇게나 많은 추억들을 뒤로 하고 내가 이사를 가게 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너는 괴로울 것 같다고 말했던 것 같아. 비단 나의 이사뿐만이 아니라, 어쩌면 빠르게 변화해가는 모든 상황들이 너를 괴롭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교환 학생을 다녀온 너가, 그때의 인연들과 아직 이어져 있지만 그 시간이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슬프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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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야. 지나간 추억들은 너무나 반짝거리고 앞으로 다가올 순간들이 그보다 반짝거릴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지. 그리고 지나간 시간은 너의 말처럼 다시 되돌릴 수 없으니까. 그렇지만, 꼭 말해주고 싶은 것은 눈에 당장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너를 향한 나의 마음, 그리고 아마 너가 그리워하는 수많은 추억들 속 함께한 사람들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거야.


그리고 그 마음들은 곧 또다른 추억들을 만들어 낼 수 있겠지. 그것이 너를 이전만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 이전에도 인스타 스토리를 통해 추천한 적이 있지만 겨울 왕국 ost인 'Somethings Never Change'의 가사가 너에게 전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아 덧붙여 봐.

 

 


 

Yes, some things never change

그래, 어떤 것들은 절대 변하지 않아


Like the feel of your hand in mine

내 손이 네 손을 놓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Some things stay the same

어떤 것들은 그대로 남아있어


Like how we get along just fine

우리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Like an old stone wall that'll never fall

절대 무너지지 않을 돌담처럼 말이야

 


돌담은 왜 무너지지 않을까? 오랜 시간 한 자리에 머물며 돌담도 수많은 위기를 겪지 않았을까? 누군가의 발길질을 견뎌야 했을 수도 있고, 비바람에 흔들려야 했던 시기도 있었을 거야.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비록 모양은 이전과 달라졌을지 몰라도 그럼에도 돌담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나는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삶이 너무 힘들 수도 있고, 또 너무 따분할 수도 있지. 그 안에서 섬세한 네가 행복을 찾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럴 때면 아무 일이 없더라도 나를 찾아와줘. 앞서 우려했던 것처럼 우리에게 서로를 찾아갈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모자랄 지도 모르겠지만, SNS나 전화 같은 수단을 통해서라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주 행복하진 않더라도 조금쯤 슬픈 마음이 가라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면 이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


최근(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너와 나누었던 대화를 통해서 생각 보다 너가 힘들게 삶을 버텨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어쩌면 그건 너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너는 그런 너의 상황을 마음에 들어 하진 않는 거 같지만 너를 괴롭히는 그 생각들이 어쩌면 네가 그만큼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요즘 든 생각이야.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결국 하나 인 것 같아. 네가 어떤 모습이든 나는 여기 있을 거고, 너가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은 얼마가 되든 변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 그러니까,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언제든지 너의 의견과 생각을 나누어 줘도 된다는 말이야. 혼자 감당하기 너무 무거우면 조금쯤 나에게 덜어줘. 너는 나에게 얼마든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럼, 오늘도 평안한 하루가 되길.

 

너의 친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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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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