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실패할 권리 [사람]

도전과 시도, 그리고 시도 과정 선상의 실패
글 입력 2022.04.2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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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의지를 담아 무언가를 해보려 할 때 '도전'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오늘 안에 완성하기로 도전!", "한번 먹어보기로 도전!", "여름이 오기전 다이어트에 도전!"

 

이러한 사소한 도전뿐 아니라 과감하게 때론 장기적으로, 삶에 큰 목표를 세워두고 그것에 ‘도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다양한 ‘도전'들은 쉽사리 우리에게 성과를 내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린, 도전했다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하였을 때 실망하고, '내가 어리석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계기로, 이후 자신의 능력을 과소 평가하거나, 반복적인 도전, 새로운 도전 등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려 하기도 한다.

 

 

도전: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걺, 어려운 사업이나 기록 경신 따위에 맞섬

 


'도전'이라는 말은 어려운 일을 싸워 해낸다는 의미다. (실제로 우리도 그렇게 느끼며 사용) 그래서  그런 '도전'은 그 실패 만큼이나 해낸 뒤 얻는 정서적 만족감이 크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시도'라는 말이 있다. 힘이 들어간 ‘도전'에 비해 ‘시도’라는 말은, ‘도전’보다는 다소 가벼운 느낌이다. 그만큼 시도라 생각한 결과에 대해 우린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

 

이런 ‘도전’보단 다소 싱거운 '시도'를 계속해서 시도하는 아티스트 한 명이 있다. 바로 사진 작가 조기석이다. 그에게 오는 로브콜들은 "평소랑 좀 다르게 찍고 싶어 연락했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그는 누구보다 ‘시도’라는 말이 어울리는 아티스트다.


 

Q: 조기석의 작업물, 분야는 다양해도 일관된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스타일을 키워드로 꼽는다면?

 

"'시도'. 나도 사실 내가 안 해본 걸 하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것도 많다. 나 자신에게도, 내게 작업을 의뢰한 이들의 입장에서도 ‘시도’인 작업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그 단계라고 생각한다."

 

- 2016, ALLETS STYLE 매거진 인터뷰 중

 

 

Q: 당신의 그간의 작업을 보니, ‘시도’라는 단어가 불현듯 떠오른다. 사진 역사 기존의 관성적인 틀에서 벗어나 있어 신선하게 느껴진다.

 

"새롭게 하려고 스스로 시도를 많이 한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이 어디있겠나. 세상에 없던 것보다는 내가 해보지 않았던 것, 좋아하고, 해보고 싶은 거 위주로 작업을 해왔다."

 

- Oh! 크리에이터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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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영문 이름을 거꾸로한 '쿠스코그'라는 패션브랜드를 운영해 오고 있다. 그리고 그것의 첫 번째, 세번째 컬렌션 타이틀은 ‘실패할 권리’이다. 현재 그의 인스타그램 소개 글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Right to fail'. 그것은 그가 과거 공부나 시작한 옷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스스로를 위안하고자 만든 문구라 한다.


 

Q: 쿠시코크 첫 번째 컬렉션 타이틀이 ‘실패할 권리’였다. 현재 인스타그램 소개 글에도 등장한 ‘Right to fail’. 이 문구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


"학창 시절, 당연히 붙을 줄 알았던 예고에 떨어지고 나서 배운 점이 참 많았다. 공부도 실기도 더 열심히 하며 치열하게 살게 되었다. 패션을 좋아해 옷을 시작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내 스스로를 위안하고자 만든 문구가 ‘실패할 권리’다. 당시 옷 콘셉트였던 시위, 반항과도 어울리는 문구라 생각했다."

 

- Allure Korea 인터뷰 중

 

 

‘Right to fail’’는 문구에 대해

 

“시도가 잘 안 돼도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끝까지 해보자는 이야기”

- Allure Korea 인터뷰 중

 

“무언가를 시도할 때 주저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 생각을 전하고 싶어요.”

- VICE Korea 인터뷰 중

 


조기석이 자신 스스로에게 부여한 ‘실패할 권리’는, 단순히 실패에 대한 합리화가 아니다. 실패는 곧 경험이고, 그러니 포기하지말라는 의미다. 그는 자산과 자신의 작업에 있어 안정적인 지금도 자극과 초심을 위해 계속해서 'Right to fail'을 되뇌고 있다고 한다.


 

Q: 뮤지션의 앨범 아트워크, 세트 제작, 아트 디렉션, 캠페인 작업, 스톡홀름 사진박물관(Fotografiska)에서의 개인전, 매거진 커버 스토리 촬영 등 지난 9년 간 스스로 끊임없이 자신다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실패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실패 또한 경험으로 여기며 성장했다. … 누구보다 촘촘히 하루를 살아내는 아티스트에게 끊임없는 창작의 원동력은?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해왔던 삶에서 느낀 열등감. 이 분야를 좋아하고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작업들을 평생하는 게 궁극적인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 VICE Korea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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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조기석 인스타그램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 조기석.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37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업물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가수 이효리, 오혁, 딘의 앨범 커버 작업으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고, 엘르, 보그, 에스콰이어와 같은 유력 패션 잡지와 국내외 유명 패션브랜드 화보 작업을 통해 사진을 배우는 많은 이들의 롤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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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보그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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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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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DEAN(딘) <130 mood : T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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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리 X 오혁 <Lucky You!>

 

 

그는 일찍 대학을 그만두고, 한 메거진에서 세트와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다, 2016년 독학으로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사진가로 활동하기 전엔 그래픽 디자인, 보디 페인팅 작업을 하기도 했고, 모자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흔히 그를 포토그래퍼라 부르지만, 이미지 메이커, 비주얼 디렉터, 그래픽 디자이너, 세트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조기석.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많은 기사에서 ‘젊은’, ‘다재다능한’ 경계없는 아티스트라 설명하고 있다.


뒤에 나오는 이미지들은 손으로 만지는 작업을 좋아한다는 그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작업한 오브제, 앞서 말한 패션 브랜드 작업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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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조기석 인스타그램

 

 

이렇게 보면 그는 사진 작품에 있어 여러‘시도’를 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의 삶에서 있어서도 다양한 ‘시도'들을 해오고 있다.


조기석은 <Allets>인터뷰에서, 자신은 고등학교 입시, 대학에 모두 떨어진 져 어릴때 부터 원하던 것을 이룬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는, 자신이 한 다양한 ‘시도’ 속에서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학업, 자신 기준에서 일 실패) 그러한 모든 ‘시도와 실패’의 결과가 바로 지금의 조기석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그의 이미지 작업에서 뿐 아니라, 더 새롭고 다양한 ‘시도’들이 기대된다. 

   

*


"언젠가는 반드시 잡지를 만들 것이다. 아시아 잡지. 물론 꼭 어떤 형태의 잡지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고, 중국, 일본 등을 비롯한 나라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비주얼 콘텐츠를 창작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그런 장을 형성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 Arena 인터뷰 중


“사진을 이용해서 실재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사진을 컴퓨터 화면이나 휴대폰을 통해서 보는 거 말고 실제로 만질 수 있게 말이다.” - Oh! 크리에이터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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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Oh! 크리에이터

 

 

조기석이 스스로와 우리에게 알려준 ‘실패할 권리’. 이것은 더 구체적으로 ‘실패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시도: 어떤 것을 이루어 보려고 계획하거나 행동함.
 


‘도전-실패, 끝’이 아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시도'다. 조기석이 지금의 조기석이 되기까지의 과정만 보아도 그러하다. 그러니, 도전보다는 조금 싱겁더라도 시도라 생각하고, 포기하지 말라.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 우린 실패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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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지혀
    •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시기에 읽을 좋은 글이었습니다! 항상 시도하고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당장해야할 것들을 하느라 간과하고 있었는데 이 글로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시도와 실패의 가치 아는 것이 더 성장하기위해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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