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만인의 사랑을 받아 다시 돌아왔습니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22.04.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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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완판 기록을 행진 하는 빵. 없어서 못 판다는 모 회사의 캐릭터 콜라보 빵이 연신 화제다. 옛날 시트콤에서도 나왔던 적 있었던 빵이었기에 그 시절을 기억하는 청년층이 스티커를 다시 가지고 싶어 편의점, 마트를 전전하며 쓸어가 가게마다 골머리를 썩이는 그 빵.

 

평범한 봉지 빵이지만 그 시절 유행하던 만화나 캐릭터와 콜라보를 해 스티커를 동봉했기 때문에 소소하게 오랜 시간 사랑받은 빵으로 기억한다. 나도 어릴 때 스티커가 가지고 싶어 슈퍼에서 몇 번 사 먹었던 기억이 있다. 스티커를 위해 좋아하지도 않는 빵을 사는 건 낭비인 것 같아 그만두긴 했지만, 그때는 참 두근두근했다.

 

문방구 앞 뽑기처럼 빵을 까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그 기대감이 참 두근거렸다. 그런 두근거리던 추억들과 다시 만난 스티커가 반가워 더 그런 것도 있겠지. 빵뿐만 아니라 과거의 문화가 다시 돌아오면 사람들은 열광한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것이 다시 유행하게 되면서 과거의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우리는 그것을 레트로라고 부른다.


레트로(retro). 추억이라는 뜻의 영어 'Retrospect'의 준말로 과거의 추억이나 전통 등을 그리워해 그것을 본뜨려고 하는 성향을 말한다. 레트로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장르는 역시 패션이다. 워낙 빠르게 달라지는 패션 업계에서 레트로 패션은 심심찮게 등장한다. 과거의 패션 아이템이 다시 재조명되면서 조금 더 세련된 분위기로 다시 돌아오곤 한다. 부츠컷, 와이드 팬츠, 화려한 패턴과 선명한 원색 등과 같이 말이다.

 

방송에서도 레트로 소재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인기 있는 드라마인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20세기 말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그 시대의 삶의 모습을 보여 주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 막을 내렸다. 또한 연휴 시기에 항상 재방송해 주는 '응답하라 ○○'시리즈는 시청자들의 향수를 일으키며 속편들이 모두 사랑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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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솔직히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 땐 촌스러운 걸 어른들이 이런 걸 왜 좋아하기 하는 삐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친구들이 자기들은 살아보지도 않은 시대의 드라마를 보면서 마냥 좋아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안 살아봤는데 어떻게 좋아해. 겪어보지 않았잖아. 그 감성이 좋다고 하지만 그냥 배우들이 좋아서 좋아하는 걸까? 그랬던 내가 향유했던 문화가 다시 돌아오고 있는걸 보면 생각이 달라졌다.

 

어린 시절 굉장히 좋아하던 음료수가 있었는데 편의점에서 우연히 다시 발견했다. 괜히 어른들이 반가워하는 게 아니었다. 영영 만날 수 없을 것 같던 어릴 적 이사한 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이 이런 것일까. 어릴 적에는 부모님 눈치를 보며 사달라고 졸랐는데 이제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니! 그 이후로 눈에 보이는 족족 하나씩 사서 마시고 있다. 꾸준하게 매출이 있으면 다시 사라지지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아는 사람이 있으면 동질감이 들면서 호감도가 훌쩍 올랐다.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면 하나 사서 쓱 내밀었다. 이렇게 좋은 음료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계속해서 매출이 나오면 다시 사라지지 않겠지 하는 작은 바람도 섞여있긴 했지만 말이다.


패션과 방송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던 빵 같은 식품, 완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레트로는 이미 문화를 경험한 세대에게 대한 든든한 지지를 받는다. 돌아온 레트로 문화의 산물을 보며 과거를 회상할 것이다. 그 시절을 추억하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말이다. '그때 즐거웠지.' '정말 좋아했는데' '가지고 싶었는데 인제야 가지네' 등과 같이. 동년배들은 추억에 빠지며 이야기꽃을 펼치고 재밌는 추억담이 인터넷을 타고 퍼지면서 아랫세대까지 문화가 퍼지면서 어린 친구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관심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취향에 맞춰 현대적인 감각으로 변화를 주는데 이것을 뉴트로라고 한다. 돌아온 문화가 뉴트로 문화로 다시 진화하면서 위 세대에게는 익숙한 것들에 새로운 느낌에 끌릴 것이고 아랫세대에게는 새로운 문화로 레트로가 다가가면서 각 세대 간의 문화적 향유가 이루어지게 된다.문화적 향유가 이어지면서 관련된 대화를 나누며 여러 세대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세대 간 문화적 소통도 늘어나면서 문화적 격차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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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랑을 받으며 돌아오는 레트로. 레트로는 계속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잊힐 때 즈음 다시 나타나 대중들과 만날 것이다. 언젠가는 내가 즐기던 문화를 넘어 다음 세대의 문화가 레트로가 되어 돌아오겠지. 그때가 되면 레트로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문화로 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열심히 배워야지. 뒤처질 수 없으니 말이다.

 

 

[빈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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