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메이 모리스의 자수 세계 [미술/전시]

메이 모리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해요
글 입력 2022.04.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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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이론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딸인 메이 모리스(May Morris)에 대해서는 대부분 생소할 것이라 여겨진다.

 

따라서 오늘은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진 그녀의 미술사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녀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미술공예운동의 성행에 이바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수미술을 유의미한 차원의 예술적 경지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만하다.

 

메이 모리스는 어린 시절 다양한 종류의 오푸스 앵글리카눔을 접하며 자수에 대한 애정을 점차 키워 나갔다. 그녀는 자수에 있어 주관이 몹시 뚜렷한 편으로, 명확한 취향이 존재하였다.

 

우선 그녀는 손바느질보다는 기계 사용을 선호하였으며 자수의 적합성 및 완성도를 높이려 끊임없이 고민하였다. 그녀는 모든 디테일들이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구체적일수록 우수한 도안이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무엇을 표현하였는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끔 언제나 적당한 굵기의 선만을 활용하였다.


메이 모리스는 자수에 있어 자신만의 색채관이 명확하였다. 그녀는 자수의 아름다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를 색상의 조화라 판단하였으며 그렇기에 색채 표현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녀는 자수 작가라면 최소한 보라,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곧 6개의 메인 색상과 그들의 보색 정도는 꼭 명심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보는 이의 주의가 환기된다는 점에서 보색 사용을 장려하였지만, 색상 차트 상에서 구십도 부근에 위치하는 색의 경우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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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메이 모리스는 주변의 색에 영향을 받기 마련인 색의 성격, 즉 색상 효과를 늘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예를 들어 평이한 검정 캐시미어 옆에 밝은 오렌지 색상의 물체가 있을 경우 검정이 갑자기 블루블랙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조명이나 그림자에 따라 동일한 색이라 할지라도 다르게 보일 수 있으므로 자수 작가는 실의 색상을 고를 때 이러한 지점들을 늘 신중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녀는 작품 활동 경험을 통해 어떤 색상의 명도와 보색의 명도가 서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메이 모리스의 작업으로는 자연을 그린 문양 디자인, 자수 키트, 자수가 새겨진 실크 패널 등이 있다. 그녀는 미술공예운동에 참여한 장본인이었기에 다른 아티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자연물에서 주로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히 자연을 모방하여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는 디자인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려 노력하였다.

 

그녀는 조형성과 디자인 중 어느 것을 부각시킬지 미리 정한 다음, 디자인을 전적으로 돋보이게 하고 싶을 경우 바탕이 되는 천과 실의 색상을 최대한 일치시켰다. 그녀의 문양 디자인이 당시에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은 실과 바늘의 능력 및 활용 가능성을 그 누구보다 잘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메이 모리스는 자수를 단순히 장식미술의 일종으로 바라보지 않고, 선구적으로 끊임없이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하였기에 그녀의 독창적인 문양 디자인들은 오늘날까지도 공예디자이너들에게 귀감이 된다. 시대를 불문하고 아름다움을 식별하는 눈은 비슷하기 마련이므로 모두들 메이 모리스의 자수 작품들을 한 번쯤 검색해 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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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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