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떠한 미사여구도 합당치 않았다
그저 삐걱이며 밀려오는 물을 가만히 서 맞고 있었다
철퍽거리며 발목을 적시는 그것이
어딘가를 치고 미련없다는 듯 물러갔다
안타깝게도 그 무엇 하나 느껴지지 않았다
무력하게 달싹거리는 자리에 앉아
옆자리 사람의 패딩이 스치는 소리
어디도 바라보지 않는 평온한 사람들
버스 안의 시끄러운 정적을 고스란히 튕겨냈다
부산스럽게 꾸민 머리는 초라한 몸과 맞지 않고
커갈 수록 움츠려드는 자신을 무엇에 기대려 해보아도
머리를 뒤흔드는 진동에
이내 조금 거리를 둬 버렸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어야 한다는데
그 전에 온전한 형태로 버텨낼 수 있기를
간곡히 기도하게 될 줄이야
참 우스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