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Feel My Rhythm : 지옥에서 온 그녀들의 리듬 [음악]

레드벨벳 신곡 'Feel My Rhythm' 뮤비 리뷰
글 입력 2022.03.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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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TOWN

 

 

3월 21일, 필자는 오랜만에 접속한 유튜브에서 메인 상단에 레드벨벳 컴백 라이브 쇼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아무리 휴덕덕질을 쉬는 것기간이라지만, 아직도 레드벨벳 케이크를 볼 때마다 레드벨벳의 노래를 떠올리는 나로서는 꽤나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황급히 머릿속으로 대충 셈을 해보니 1월 1일 이름부터 한숨이 나오는광야에서의 sm 라이브 콘서트 이후 레드벨벳의 첫 공식 단체활동이었다.

 

반성하는 마음에서 바로 달려가 라이브 쇼를 조금 보고, 곧바로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분가량 늦게 공개된신곡 뮤비를 재생했다. 원체 해석이라 쓰고 과몰입이라고 읽는다을 중시하는 나는 별 생각없이 영상 자체보다는 뮤직비디오 속에 담긴 서사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정확히 3분 57초 후에 단 한 문장을 뱉었다.

 

 
"SM 얘네 미친 거 아니야?"
 

 

광야를 만들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하다하다, 이젠 성경 이야기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쾌락의 정원'에서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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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기괴한 그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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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로니뮈스 보슈, "쾌락의 정원", 패널에 유채, 프라도 미술관 소장


 

이번 레드벨벳의 뮤직비디오를 이해하려면 먼저 위 그림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찝찝해지는 이 그림은 성경의 에덴 동산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진 <쾌락의 정원>이라는 작품이다. 물론 이 그림 외에도 존 밀레이의 <오필리어>, 클로드 모네의 <산책> 등 다양한 명화들이 뮤직비디오에 오마주되었다.<쾌락의 정원>외의 작품들은 수도 많고 비중이 크지 않아서 본문에 이미지를 직접 삽입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뮤직비디오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것은 분명 이 <쾌락의 정원>이다.

 

<쾌락의 정원>은 병풍처럼 접는 형식의 기독교 제단화다.여담이지만 필자는 기독교인이 아니라서 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꽤나 고생했다. 덕질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이 작품에는 접히는 지점을 기준으로 총 세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필자는 편의상 좌측부터 태초의 시대, 쾌락의 시대, 멸망의 시대라고 명명하겠다. 

 

먼저 태초의 시대는 다들 알 법한 아담과 이브가 창조된 세상, 그리고 쾌락의 시대는 인간이 신의 가르침을 무시한 채 쾌락만을 추구하는 세상, 마지막으로 멸망의 시대는 쾌락만을 추구한 인간들에게 도래하게 되는 일종의 지옥과도 같은 세상이다. 여기서 '쾌락'을 상징하는 요소가 바로 '딸기'인데, 실제로 태초의 시대에는 딸기가 아담과 이브의 뒤에 작게 묘사되어 있으나 쾌락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그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멸망의 시대로 접어든 이후에는 딸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쾌락의 정원>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너네 딸기 퍼먹으면서 쾌락만 좇다간 X된다'라는, 교훈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는 쪽으로 해석하는 편이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하지만 레드벨벳의 Feel My Rhythm 뮤직 비디오는 이 작품을 뼈대로 삼긴 했는데, 그림에 대한 해석은 사뭇 다른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적어도 이 뮤직비디오에서 작품이 갖는 함의는 오히려 '왜 딸기가 나빠? X되더라도 먹고 죽자!'에 가깝다.

 

그래서 이게 어떻게 아름다운 5명의 여성들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의 뼈대냐고? 지금부터 그 과정을 나노 단위로 뜯어 보도록 하겠다. 나노 단위의 캡처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뒤로가기를 추천한다. 또한, 필자의 생각은 '정답'이 아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무언가 어색한 CG들과 정말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여러 시공간이 합쳐진 것이라 해석의 여지가 어느 때보다도 넓게 열려 있음을 유의해주길 바란다. 

 

 

 

지옥에서 온 그녀들의 리듬


 

레드벨벳은 음원 공개에 앞서 발레리나 콘셉트의 티저 이미지들을 공개하며 타이틀곡 'Feel My Rhythm'에 대해 아래와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가사에는 노래를 따라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즐기는 여행을 생동감 있게 풀어내, 레드벨벳만의 콘셉추얼한 매력을 배가시켰다
 

 

이게 맞다. 맞긴 맞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간여행은 아니다. 뮤직비디오에 담긴 레드벨벳의 시공간 여행은, 그리고 이 노래 가사가 담고 있는 의미는 사실 '쾌락을 좇는 인간의 윤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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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사진 출처 Red Velvet 레드벨벳 'Feel My Rhythm' MV(하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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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곡답게 영상은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며 명화처럼 시작한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오마주가 바로 밀레이의 <오필리어>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다. 물에 빠져 죽은 오필리어가 곧 조이이고, 그네를 타며 두 세계ㅡ원작에서는 남편과 애인 사이를 넘나들었지만 여기서는 저승과 이승을 넘나든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ㅡ를 오가는 여자가 아이린이다.

 

이때 슬기를 잘 보자. 모자를 쓰고 있고, 담장 너머를 쳐다본다. 그리고 쳐다본 담장 너머에 나머지 네 명의 멤버들이 있다. 한 마디로 나머지 멤버들과 슬기는 구별되는 존재다. 다만 아이린만이 슬기 쪽으로 그네를 타고 넘어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심지어 그녀는 예리와 웬디와는 달리 죽은 조이에게 일말의 시선도 주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이 오프닝에서 슬기-아이린-조이, 예리, 웬디 를 각각의 그룹으로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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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본격적인 노래는 아이린이 유독 푸른 눈알을 자랑하며 시작된다. SM의 극악무도한 얼굴공격인지 설정 강조를 위한 연출인지 사실 분간이 잘 안 가긴 하지만아이린의 눈 색깔은 이 장면을 시작으로 영상 내내 강조된다. 아마도 아이린이 차원을 연결해주는 존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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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시작은 아이린이었지만, 의외로 처음으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웬디다. 어둠 속에 인형처럼 정지한 멤버들 중에서 처음 침묵을 깬 존재라는 점에서 웬디 역시 주시할 필요가 있는 인물이다.사실 멤버가 5명뿐이라 모두가 중요할 수밖에 없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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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웬디는 멤버들 중 처음으로 깨어나 춤을 추다가, 옆에 있던 누군가를 깨우게 된다. 이때 바닥이 얼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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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마왕 '슬기'다. 슬기 역시 얼어붙은 호수 위에 앉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프닝 때의 샤랄라한 원피스는 간데없고 검은 털옷을 입은 모양새다. 그런데 잠깐, 슬기가 앉아 있는 의자가 무언가 익숙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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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쾌락의 정원> 우측 멸망의 시대에 등장한 이것이다. 즉, 검은 면류관을 쓴 슬기가 지배하는 시공간은 어리석은 인간의 행동으로 도래한, 쾌락과 행복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지옥이다. 웬디가 깨어나며 멤버들이 군무를 추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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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조이가 등장하는데, 조이가 있는 곳은 물이 아직 얼지 않은 상태다. 조이의 차림새는 인트로에 등장하는 분홍색 원피스 차림이다. 이때 조이가 등장하는 저곳은 언뜻 보면 연꽃 같지만 사실 연꽃이 아니다.고백하건대 너무 연꽃같았던 나머지 필자는 처음에 "뭐야, 심청이 아냐?"하고 당황하느라 한동안 몰입을 못했다. 이것 역시 그림에 등장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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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쾌락의 정원>의 중앙부 쾌락의 시대에 등장한 기이한 형체다. 딸기가 찢어진 형체 같기도 한데, 정확히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 아무튼 분홍 형체 위의 조이가 존재하는 시공간은 인간이 쾌락을 좇아 타락해가고 있는 망하기 일보직전의과도기다. 그래서인지 조명도 슬기의 시공간(암흑)에 가까운 어두운 빛을 띤다. 노래 가사를 빌리자면, 해가 짐과 동시에 레드벨벳이 광란의 파티를 벌이려고 작정한 '밤이 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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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아이린이다. 아이린 역시 슬기와 마찬가지로 인트로에서 보여준 샤랄라한 흰 원피스 대신 새까만 원피스를 입고 있다. 그녀는 웬 하얀 배 위에 올라타 있는데, 그 주위로 슬기의 부하처럼 보이는 새 형체의 무언가가 돌아다닌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그녀의 주위 호수도 얼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덤으로 유심히 보면 아이린의 뒤편으로 푸른 빛의 얼음기둥이 보이는데, 나중에 여기서 웬디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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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짐작했겠지만, 아이린이 존재하는 시공간 역시 슬기와 같은 멸망의 시대다. 다만 멸망의 시대 속에 등장하는 두 종류의 배들 중 어느 쪽을 오마주했는지는 미지수다. 둘 중 어느 것과도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모양새(돛이 생김)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이린이 타고 있는 배를 두 가지 배 중 원래는 돛을 달았을 것으로 추정되는ㅡ현재는 괴생명체한테 짓밟힌ㅡ회색 배로 보았다.

 

그리고 배 위에서, 아이린은 이렇게 선언한다. "무도회를 뒤집어, 작은 소란을 또 일으켜." 모르긴 몰라도 아이린과 슬기가 한 패를 먹고 무언가 세상을 뒤집어 보려는 계략을 꾸미는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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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멤버들의 군무를 다시 보면, 복장의 색감이 묘하다. 반은 희고 반은 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필자는 이것 역시 '영매'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본다. 팬의 입장에서는 가슴이 아픈 말이지만 SMCU 공식 영상에 따르면 어디까지나 레드벨벳 5인방은 신과의 교감을 이루어낸 초월적 존재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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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때, 슬기의 세계에 맛난 간식(?)이 등장한다. '딸기'다. 마왕 슬기가 인간의 쾌락혹은 쾌락을 좇는 인간의 영혼을 주식으로 섭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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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예리가 등장하는데, 예리의 세계는 무언가 특이하다. 예리는 작은 딸기가 열린 화관을 쓰고 있는데, 이는 슬기의 가시면류관과 대비된다. 또한 알록달록 기괴한 생명체들이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예리는 웬 알 속에 다소곳이 찌그러져(...)있다. 조이와 마찬가지로 인트로에서 입고 있던 '샤랄라 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있다. 그리고 호수가 아직 얼지 않은 세계인 것으로 보아 예리가 존재하는 시공간도 조이와 같은 쾌락의 시대ㅡ즉, 해가 지는 시기일 것이다.

 

그리고 예리가 의미심장한 가사를 내뱉는다. "우리 살짝 놀아볼까 솔직하게 Bae bae" 인간의 밑바닥, 그러니까 쾌락을 추구하는 본능은 솔직해져야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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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리가 타고 있는 알은 실제로 <쾌락의 정원> 쾌락의 시대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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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웬디가 등장한다. 웬디는 아이린의 뒤에 언뜻 보였던 푸른색 기둥에서 걸어나오는데, 주위가 새까맣고 호수가 얼어 있는 것으로 보아 위치는 멸망의 시대다. 복장 역시 슬기, 아이린과 같이 검은 원피스 차림이다. 이로써 슬기+아이린+웬디는 '멸망의 시대'에, 예리+조이는 저물어가는 '쾌락의 시대'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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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갑자기 장면이 전환되면서 오프닝의 세계와 연결되는 듯한, 컬러풀한 시공간이 나온다. 모네의 <산책>을 오마주한 장면이다.아이린과 슬기가 한 화면에 잡히는 것을 보아하니 역시 두 인물은 한통속인 것 같다. 꽃이 만개해 있고 하늘이 파랗다는 점에서 필자는 이 시공간이 여지껏 등장하지 않았던 '태초의 시대'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또한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태초의 시대에서 슬기는 모자를, 아이린은 양산을 씀으로써 각자 '해를 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이 장면을 근거로 아이린과 슬기가 어둠의 존재ㅡ저승사자이자 마왕ㅡ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시공간에 대해 기억해야 할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뮤비 전체를 통틀어 '웬디'는 태초의 시대에 단 한번도 단독/듀오로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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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다를까 또 그새를 못참고 오마주가 등장한다. 화원 너머로 보이는 저 핑크색 형체도 낯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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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의 정원> 좌측 태초의 시대에 등장한 괴상한 구조물이다.잊을만 하면 자꾸 나오니 기억해 두도록 하자. 아무튼 멤버들이 춤추는 저 신전처럼 생긴 시공간 역시 태초의 시대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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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멸망의 시대로 돌아와서, 웬디는 조형물에서 빠져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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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은 오른편에서 다가오는 금빛의 거대한 무언가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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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의 발 밑, 얼어붙은 호수 아래에는 거대한 딸기(!) 하나가 보인다. 세계가 멸망한 이후, 인간에게 허락된 마지막 남은 쾌락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편 이때 나오는 가사가 "우릴 오만과 편견에 가두지 마"다. <오만과 편견>이 세속적인 윤리 및 현실에 안주하는 태도에 대한 반항에 대한 이야기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세상의 윤리의식을 저버리고 우리의 노래로써 쾌락(딸기)을 추구하라'는 암시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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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갑자기 웬디의 바로 앞 호수,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던 아이린이 주문 비슷한 걸 거는 듯한 안무를 시작한다. 몸 앞에 X자를 그린 후 그것을 털어내고 날갯짓을 한다는 점에서 아마도 '금기를 부수고, 날아오른다'는 의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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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의 주문이 먹힌 것인지, 하늘에서 웬 물방울이 내려와(...) 웬디의 발 앞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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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동시에, 딸기와 유사한 붉은 빛을 가둔 새장을 들고 있는 조이가 보인다. 아마도 이 역시 '속박된 쾌락'을 의미하는 것일 확률이 높다. 필자는 조이가 지나친 쾌락 추구로 해가 저물고 있는, 그러니까 멸망의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욕망을 절제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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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와중에 최종보스마왕 슬기가 태초의 시대에서 마치 의식을 행하는 듯한 안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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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닭 비슷한 것들이 춤추는쾌락의 시대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인 채 눈치만 보고 있던 예리와 냉동딸기를 내려다보던 웬디에게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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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태초의 시대의 들판에 갑자기사실 이 뮤비의 모든 장면, 매 순간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감상하면서 매우 피곤함을 느꼈다 컬러풀한 새 떼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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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 떼 역시 우리와 구면이다. 바로 <쾌락의 정원> 쾌락의 시대에 묘사된 그 새들이다. 즉, 이 새들이 태초의 시대에서 쾌락의 시대로 인물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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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우리의 웬디가 금지된 쾌락그러니까, 냉동 딸기.를 찾으러 해저 탐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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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이 역시 새장에 갇혀 있던 욕망을 결국 세상에 풀어 주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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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웬디가 빠진 구멍 너머에 막 해저 탐험을 시작한그녀를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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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태초의 시대에서 춤추는 아이린이 등장해 춤을 추는데, 이때도 그녀는 자신을 감싼 것들을 털어내 버리는 듯한 안무를 보여 준다. 세상의 시선(=윤리)은 신경쓰지 말고, 자신을 따라 쾌락을 추구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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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듣고 태초의 시대에 있던 예리가 아직까진 작고 귀여운딸기를 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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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태초의 시대에 있던 인물들이 새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한다. 사실 하늘의 색이나 색감을 보면 무언가 유의미하게 변한 것 같지는 않지만, 슬기가 불러 온 쾌락의 새들로 인해 '이동'이라는 이미지가 상당히 강하게 표현되었으며 인물 배치가 예리를 강조하는 대형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필자는 이것을 인간이 태초의 시대에서 쾌락의 시대로 진입하던 순간으로 본다. 

 

그러니까 연꽃 비슷한 것 속에 서 있는 조이와 화관을 쓰고 알 속에서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예리의 모습은 모두 이 이후의 일인 것이다. 더불어 예리가 딛고 서 있는 저 마차같은 조형물이 앞서 쾌락의 시대에 예리가 찌그러져 있던 그 '알'로 변모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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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태초의 시대 속 예리가 딸기를 집어들 때 같이 있던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슬기와 조이였다. 심지어 슬기는 앞장 서서 딸기를 주워 주는 듯한 시늉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장면 역시 오마주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할 수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따 모아라>다. 

 

이 작품을 오마주함으로써 뮤직비디오의 주제가 더욱 강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마주한 작품 제목을 보라. '아직 할 수 있을 때' 더 딸기(쾌락)를 따 모아 놓으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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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시대에서 예리가 처음 딸기를 손에 댈 때, 반대편 시공간인 멸망의 시대에서는 웬디가 봉인된 거대한 딸기를 향해 열심히 헤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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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웬디를 냉동 딸기에게 인도한 바로 그 물방울이 쾌락의 시대 속 예리에게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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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쾌락의 시대 속 조이는 아까 참지 못하고 놓아준 쾌락이 웬 새 한마리한테 다시 붙들려 오는 것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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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놀랍게도사실 전혀 놀랍지 않지만 새에게 붉은 것이 붙들려 오는 저 이미지마저도 <쾌락의 정원> 오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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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장면이 전환되어 다시 태초의 예리와 슬기에게 돌아왔다. 이 장면을 보면, 조이는 슬기가 예리에게 딸기를 권하는 것ㅡ권하지는 않았더라도 적어도 슬기와 예리가 '딸기'라는 금기를 사이좋게 취하고 있다는 것ㅡ을 목격했지만 고개를 돌려 못 본 척 한다.

 

이윽고 조이는 그 둘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한다. "자유로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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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 장면이 조금 이상하다. 조이에게 딸기로 추정되는 붉은 것을 물고 오는 새. 아까 분명 본 장면이 아닌가? 심지어 아까는 조이에게 더 가까이 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오히려 더 멀어진 느낌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조이가 딸기(쾌락)를 풀어준 것이 한 번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저 새는 조이가 쾌락을 참지 못하고 놓아줄 때마다 그것을 계속 마치 똥개훈련처럼물어다 오는 것이다. 사실 새가 왜 저걸 물어다 주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필자는 새장에서 딸기를 꺼내 주는 것이 쾌락을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쾌락을 멀리하는 것이라고, 반대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조이가 아무리 외면해도 새가 계속 쾌락을 주워 와서 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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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웬디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샤머니즘 안무(...)도 의미심장하다. 한 안무를 하는 동안 시공간이 멸망의 시대-쾌락의 시대-태초의 시대-멸망의 시대 순으로 총 네 번이나 바뀌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무리 교훈을 주어도 반복되는, 인간의 '쾌락 추구' 역사를 상징한다.

 

그러니까 멸망의 시대, 쾌락의 시대, 태초의 시대는 과거-현재-미래에 해당하는 '시간의 논리'를 따르지 않는 시공간이다. 멸망의 시대에서 다시 쾌락의 시대 속 딸기를 찾아내는 웬디를 보면 알 수 있듯, 세 시공간은 계속 순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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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냉동 딸기에 밀려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배 위의 아이린이 다시 등장한다. 아까 오른쪽에서 걸어오던 의문의 금빛 형체가 아무래도 저 기괴한 고양이였던 듯하다. 그런데 이 기괴한 고양이는 아이린에게 마치 '한 입 주면 안 잡아먹지'를 시전하는 모양새로딸기를 요구하는데, 아이린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인지 웬디가 하나 구하기도 힘들어 했던 바로 그 딸기를 소복이 쌓은 그릇을 통째로 건넨다.

 

필자도 사실 모든 장면이 그렇지만이 장면에 대한 것은 자신이 없다. 하지만 아마도, 아이린이 '그네를 타는 존재시공간을 넘나드는 존재'이자 슬기와 함께 태초-쾌락-멸망의 시대에 골고루 등장하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쾌락 그 자체이자 쾌락의 씨앗인 '딸기'를 건넴으로써 또 다른 윤회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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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멸망의 시대의 군주, 마왕 슬기가 맛있게인간의 쾌락은 역시 달콤한 법이다 간식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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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각 인물들에게 '쾌락'이 찾아온다. 조이는 그 앞의 날개로 보아 쾌락을 물어 오는 이쯤 되면 차라리 강아지에 가까운새가 정면에 있는 듯하고, 웬디는 냉동 딸기 슬러쉬(?)를 손에 넣는다. 그리고 예리는 바라만 보던 물방울과 드디어 접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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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충실한 애완새를 둔조이에게 초점이 맞춰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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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슬기가 나타나 "시계를 돌려 어디로 가볼까"라며 시간을 되돌림과 동시에 무언가를 터트리는 동작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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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조이가 쾌락을 터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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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까 해저 탐험을 시작할 때 웬디를 지켜보던 의문의 존재의 정체가 드러난다. 쾌락의 시대에서 쫄아있던(...) 예리 앞에서 춤을 추던 그 생명체다. 이것을 보면 세 시공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욱 확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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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쾌락 방울을 터트려버린 조이는 슬기의 마법으로 쾌락 추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인 태초의 시대로 이동, "Come on, 또다시 시작해"라며 윤회의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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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갑자기이 글에서 갑자기라는 단어만 몇 번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효과가 사용되면서 마치 그림처럼 인물들의 모습이 지나가는데, 말하기도 입아프지만 조이의 뒤통수 뒤에 보이는 붉은 집 모양과 소라게 껍질처럼 보이는 것은 모두 쾌락의 시대에 있는 그림의 오마주이다.이것 정도는 여러분이 직접 찾아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절대 캡처가 귀찮아서가 아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자 결말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인 마지막 사진의 '고양이'를 잘 보자. 뒤를 돌아보는 모양새와 반토막난 허리가 보이는가?

 

 

화면 캡처 2022-03-22 211924.jpg

 

 

그렇다. 그 고양이 역시도 <쾌락의 정원> 멸망의 시대에 등장한 조형물에 대한 오마주다. 즉, 저 고양이는 쾌락의 시대를 성큼성큼 걸어서 멸망의 시대로 인물들을 이끄는 존재다. 이 고양이가 녹슨 듯한 금색이라는 것을 잘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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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쾌락(물방울)을 맞이한 예리는 이제 알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기괴한 생명체들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멸망의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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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때, 성큼성큼 걸어가는 고양이의 토막난 상반신 속에 모두 검은 옷을 입은 레드벨벳 멤버들이 있다. 참고로 작중 내내 태초의 시대와 쾌락의 시대에만 있었던 예리와 조이는 이 장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검은 복장 차림이다. 즉 검은 옷을 입었다는 것은, 그들이 고양이를 타고 멸망의 시대에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들을 맞이하는 것이 바로 밖에서 안을 보고 있는 마왕, 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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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장면은 아이린을 중심으로 태초의 시대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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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왕 슬기가 노골적으로 예리를 쳐다보는 연출을 통해, 슬기가 또 다시 태초의 예리를 쾌락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타임루프(윤회)를 예고하며 뮤직비디오가 끝난다.

 

사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윤회의 완성은 뮤직비디오가 끝난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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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이 나온 후 장면은 다시 전환, 이번에는 아예 아무것도 없는 태초의 시대로 이동한다. 마왕 슬기가 부엉이로 날아가 태초의 시대에 있던 조형물에 자리를 잡고 밖을 쳐다봄으로써 영상이 완전히 끝난 것이다.

 

 

화면 캡처 2022-03-22 213343.jpg

 

 

그리고 정말 지독하게도 슬기가 '부엉이'인 것조차도 오마주다. 즉, 뮤직비디오는 결말에 이르러 이 모든 것의 시작ㅡ아담과 이브가 생기기도 전, 아무것도 없던 벌판에서 모든 것을 기다리는 부엉이ㅡ으로 돌아간 것이다.

 

 

 

들을수록 중독되는,


 

자, 그럼 이제 이 타이틀곡 내내 반복되는 후렴 가사를 다시 한 번 읊어 보자.

 

 

Feel my rhythm
Come with me

상상해 봐 뭐든지

노래를 따라서 저 달빛에 춤을 춰

바로 지금 (Play my rhythm)

Follow follow my heartbeat

해가 떠올 때까지

Feel my rhythm

멈추지 말아 줘

이 순간을 놓지 마 Baby

 

 

사실 이 노래 자체가 바로 인간들의 '딸기'다. 레드벨벳은 태초의 공간(신)과 멸망의 공간(죽음) 사이를 드나드는 존재들로서, 그들이 빚어내는 이 노래는 인간에게 허락된 천상계의 쾌락을 상징한다. 물론 그것은 순수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이 노래를 들을수록 중독되어 현생이 멸망할 운명에 놓이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Feel My Rhythm'이라는 말은 악마의 속삭임과도 같다. 'Come with me'라는 말은 위험한 유혹이다. 그들은 마치 악몽처럼 당신의 밤에 도사리며, 당신이 '상상한 것은 뭐든지' 기대를 뛰어 넘는 음악으로써 실현시켜준다. 그리고 '해가 떠올 때까지'만 당신과 함께할 것이다. 그래서 레드벨벳은 팬들에게 이렇게 덧붙인다. '멈추지 말아 줘. 이 순간을 놓지 마.'

 

그들이 전하고 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당신에게 우리의 노래가 허락된 현재를 즐기라'. 쾌락의 시대가 영원할 수 없듯, 지금 우리 앞의 레드벨벳은 무한하지 않다. 물론 윤회를 거듭해 제2, 제3의 레드벨벳들이 분명이 탄생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레드벨벳'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지옥에서 온 그녀들의 리듬을 지금 마음껏 느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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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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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
  •  
  • 양말
    • 우연히 네이버에서 검색하다가 에디터님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이렇게나 자세한데 심지어 잘 읽히는 뮤비 리뷰는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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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옹
    • 우옹 아이린이랑 슬기가 멸망의 시대 인물이라는 게 군무씬에서도 보이네요 자세히 보면 둘만 검은 신발을 신고 있어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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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휴
    • 너무 재밌게 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뮤비를 몇 십 번 봐도 모르겠더니 이제는 확실히 알겠네요ㅠㅠ 한층 더 이 노래가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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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경
    • 결말이 너무 맘에 드네요. 레드벨벳이 노래를 들려주는 이 시간들을 한껏 즐겨야겠어요. 자소서와 시험은 미뤄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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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사람
    • 리뷰 잘 보았습니다. 다만 저기 허리가 두동강난 조형물은
      작가 자신이 자화상을 그림 안에 그려넣은 것입니다. 일평생 술을 마시던 자기자신을 참회하며 지옥 속에서 술집을 연다는 의미로 그린거에요. 따라서 레드벨벳 뮤비에 등장하는 검은 인간형상은 기괴한 고양이가 아니라 작가입니다.
      레드벨벳 뮤비 뜻은 ' 예술이 곧 쾌락이며 낙원이다. 예술이 없는 메마른 시대가 곧 지옥이다. 메마른 지옥 속에서 우리가 건네어주는 예술을 느껴보아라' 이런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린이 작가에게 딸기를 건네주자 모든 것이 회화 그림체로 변하죠. 이 뜻은 천국과 지옥을 그려낸 '쾌락의 정원' 그림 조차도 결국 예술=쾌락이다. '쾌락을 터부시할 정도로 메마른 시대에 살던 작가조차도 딸기(예술,쾌락,영감)을 접했기에 이 모든 예술이 탄생한 것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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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RO
    • 2022.03.24 12: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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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사람.
      안녕하세요, 에디터입니다. 먼저 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제 해석은 정답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서, 언급해주신 부분에 대한 저의 생각을 덧붙입니다.

      쾌락의 정원 자체가 해석이 분분한데, 원작의 흰 형체가 작가의 자화상이라는 설은 처음 듣지만 충분히 일리 있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다만 레드벨벳의 뮤비에서만큼은 그것을 고양이로 변주한 것이 분명하다고 봅니다. 3분 18초 캡처를 다시 보시면 돌아본 푸른 형상의 머리에 '귀'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마치 고양이처럼 말입니다.

      Ice cream cake부터 지난해 Queendom까지, 레드벨벳에게는 '고양이'라는 콘셉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해왔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영매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입니다. (SM의 공식 세계관 영상에 따르면 레드벨벳의 캐릭터는 '신과 교감하는 초월적 존재'이지요.)

      따라서 저는 원작과 별개로 레드벨벳의 전체적인 서사를 고려한다면 고양이 형체의 동상을 이번 뮤직비디오의 '고양이'로 해석하는 것이 흐름상 맞다고 보았습니다.

      원작에 대하여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았는데, 한 가지 알아가네요. 귀한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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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사람
    • 2022.03.25 02: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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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RO저야말로 에디터님이 의견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저 조형물이 작가 자신이라는 설은 미술사학자인 Hans Belting 의 저서에 의해 처음 알려진 이야기이고 실제 작가(보쉬)가 그린 초상화와의 유사성들도 발견되어서  널리 퍼지고 정설처럼 받아들여졌어요. 이 책의 저자입니다(  https://www.amazon.com/Hieronymus-Bosch-Garden-Earthly-Delights/dp/3791333208  )
      하지만 역시 작가의 의중은 작가만이 알 듯 합니다ㅎㅎ
      또 뮤비에는 실제로 귀가 달려있고, 의인화된 거대 고양이처럼도 보이네요
      재미있는 변주인 것 같습니다.  레드벨벳 뮤비가 참 재밌는 사유의 재료를 주네요ㅎㅎㅎ 글 잘 읽었습니다 에디터님. 앞으로도 좋은 글 보러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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