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매일 아침을 그림과 함께 시작할 수 있다면, 책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글 입력 2022.03.16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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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_표지 평면.jpg

 

 

모든 한 번이면 족한 내가 유독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것이 있다.

 

한 번 보면 또 보고 싶고 자꾸 보고 싶고 생각나는... 사람이라면 너무 좋겠지만, 아쉽게도 사람은 아니다. 그림이다. 나는 그림만큼은 봤던 걸 보고 또 보아도, 듣고 또 들어도 아쉽기만 하다. 더 알고 싶은 그런, 나에게는 탐닉의 대상이다.

 

책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은 예술 교양서라기보다 화집에 가깝다. 말 그대로 365일 동안 즐길 수 있는 그림들이 책 한 권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을 펴자마자 커다란 그림들이 두 눈을 사로잡는다.

 

익숙한 이름, 익숙한 그림도 있지만 365점을 전부 다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요일에 따른 주제도 갖추고 있다. 월요일에는 월요병을 이겨내기 위한 에너지를, 화요일에는 명화가 주는 아름다움을, 수요일에는 지친 나를 응원해 주는 자신감을. 각 주제에 걸맞은 그림과 함께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화사하게 하루를 시작하길 바라는 저자의 섬세함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 [MON] 에너지: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빛의 그림 / [TUE] 아름다움: 눈부신 기쁨을 주는 명화 / [WED] 자신감: 나를 최고로 만들어주는 색채들 / [THU] 휴식: 불안과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시간 / [FRI] 설렘: 이색적인 풍경, 그림으로 떠나는 여행 / [SAT] 영감: 최상의 황홀, 크리에이티브의 순간 / [SUN] 위안: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그림

 

그림을 꼼꼼하게 분석해놓은 책을 읽을 때면, 재미와 동시에 가끔씩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중고등학생 때 몹시도 싫어했던 문학 작품 분석을 어른이 되어, 굳이 찾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자고로 작품이란 작가의 손을 떠난 이후부터 감상자의 몫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내가 잘못된 일탈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괜히 찜찜한 마음도 든다. 그런 점에서 책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은 죄책감을 덜고 그림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이 그림은 어떻고 저떻고... 길고 장황한 설명에 가려져 본질을 잃어가던 그림의 지위를 되찾아준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멋진 삶에는 그림이 빠지지 않는다. 매일 아침을 그림과 함께 맞이할 수 있다면, 평일 낮에 갤러리를 돌아다는 것이 나의 큰 소망 중 하나다. 그림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빛과 색채, 선과 명암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속에는 마음을 울렁이게 만드는 마법이 걸려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림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경험을 할 때마다, 나는 더욱 그림에 빠져든다.

 

그림이 고픈 날 두고두고 꺼내볼 것이다. 요즘 같은 때, 날은 좋지만 쉽게 나서기 힘든 때 작지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지금도 책 속의 그림을 보고 있다. 최근 빛에 대한 글을 읽어서 그런지, 빛을 포착한 그림들에 눈이 머문다.

 

창밖의 눈부신 햇살과 그림 속 화사한 빛이 한데 어우러져 눈을 뜰 수가 없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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