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음악]

문화예술의 힘
글 입력 2022.03.08 15:4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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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도 평소와 같은 평화로운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집 가까이에 있는 카페에 갔습니다. 할 일을 하고, 마음 편히 커피를 마시며 여유도 부렸습니다. 저녁엔 친구를 만나 함께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고 , 집으로 돌아와선 가족들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하루도 어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정말 평범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당신은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오늘도 평소와 같은 일상이었나요?

 

문화예술은 그저 보고 듣고 감상하기에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때론 우리에게 중요한 어떤 가치에 대해 조심스럽게, 그리고 완벽한 방식으로 가르쳐주곤 합니다. 꼭 그 속에 담긴 메시지가 정답은 아닐지라도, 그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뭔가를 묻습니다.

 

문화예술, 문화예술에 담긴 메시지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에게도 유효합니다. 과거 패션, 음악, 그림 등이 개인을 넘어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적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그러한 문화예술의 힘에 기대어, 당신께 같은 질문을 하고 있는 5곡을 들려주고자 합니다. 

 

 

 

John Lennon - Imagine (1971, 영국)



 

 

Imagine there's no countries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It isn't hard to do

어렵지 않아요

 

Nothing to kill or die for

죽고 죽일 일이 없는 거죠

 

No religion, too

종교도 없다고 해봐요

 

Imagine all the people

모든 사람이

 

Living life in peace

평화롭게 산다고 상상해보세요

 

You

그대

 

You may say I'm a dreamer

그대 제가 꿈을 꾼다고 말하겠죠

 

But I'm not the only one

하지만 저뿐만이 아닌걸요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언젠가는 그대도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요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그러면 세상이 하나가 될 거예요

 

 

[Imagine]은 비틀즈 멤버였던 존 레논이 71년에 낸 솔로 앨범의 수록곡입니다. 죽기 전 꼭 들어야 할 팝송 중 하나라고 불리는데, 아마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노래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킬링필드 속 유명한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틀리기도 하였고, 2014년 소치올림픽 갈라쇼에서 김연아 선수가 이 곡을 원곡으로 한 [Avril Lavigne - Imagine]으로 무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평화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이 곡은 은은한 피아노 멜로디와 존 레논의 감미로운 보이스로, 노래 자체도 매우 평화롭습니다. 존 레논을 검색하면 싱어송라이터이자 사회운동가라 설명하는데, 평화를 사랑했던 그는 전쟁 반대 시위나 여러 집회, 사회 운동을 주도했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그의 사회적 영향력을 우려해 그를 감시하였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가사를 통해서 그는 ‘천국이 없는 세상’, ‘국가가 없는 세상’, ‘소유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말합니다. 종교와 소유, 그리고 민족 또는 국가가 사회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들은 때론 사회를 망치기도 합니다. 지금 현재도 우리는 그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The Cranberries - Zombie (1994, 아일랜드)



 

 

Another head hangs lowly,

또 한 명이 무참히 목을 메이고

 

child is slowly taken

아이는 천천히 의식을 잃어가

 

And the violence caused such silence,

그리고 적막한 침묵을 일으킨 폭력

 

who are we mistaken

이런 실수를 하는 우리는 누구인가?

 

But you see, it's not me, it's not my family

하지만 있잖아. 난 아니야 내 가족도 아니야

 

In your head, in your head they are fighting

너의 머릿속에, 너의 머릿속에서 사람들이 싸우고 있어

 

With their tanks and their bombs

그들의 탱크와 폭탄으로 말이야.

 

and their bombs and their guns

그리고 그들의 폭탄과 총으로

 

In your head, in your head they are crying

너의 머릿속에, 너의 머릿속에서 그들은 울부짖고 있어

 

In your head, in your head

너의 머릿속에, 너의 머릿속에

 

Zombie, zombie, zombie, eh-eh eh-eh

좀비, 좀비, 좀비가 들어있어.

 

 

아일랜드 출신의 크랜베리스는 아일랜드적 서정미와 록의 현실적 공격성을 가장 완벽하게 조화시킨 얼터너티브 록 밴드입니다. 앞의 [Imagine]과 달리, [Zombie]는 강력한 기타 멜로디와 보컬 오리어던의 매력적인 비음이 어우러진 곡입니다. 가사 또한, [Imagine]은 ‘상상해보세요’라며 평화를 다정하게 권하고 있다면, 이 곡은 제목과 같이 공격적으로 평화를 외쳐대고 있습니다.

 

이 곡은 1993년, IRA가 북아일랜드에 주둔해있던 영국군들을 철수시키기 위해 영국 워링턴(Warrington)에 폭탄을 던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비참하게 희생된 12살, 3살 아이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라고 합니다. 그래서 노래 제목인 Zombie는 아마 전쟁과 같은 비인간적인 행태를 하는 (그래서 아이들을 희생하게 만든) 어른들을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노래가 나오고 몇 주 뒤인 94년 8월 31일, IRA는 종전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곡은 ‘전쟁을 멈춘 노래’로 유명한 곡입니다. 평화를 끌어낸 음악, 우리는 또 한번 문화예술의 힘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Devendra Banhart - Heard Somebody Say (2005, 미국)



 

 

I heard somebody say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어요

 

That the war ended today

오늘 전쟁이 끝났다고

 

But everyone

하지만 모두 알고 있죠

 

knows its goin still

전쟁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걸

 

Our motherlands

우리의 모국과

 

and motherseas

모해

 

Heres what we believe

이것들이 우리가 믿는 것이죠

 

Its simple

간단해요

 

We dont want to kill

우리는 죽이고 싶지 않아요.


Oh its simple

오, 이건 간단해요

 

 

데벤드라 반하트는 freak folk, *Lo-FI folk, *psychedelic folk와 같은 음악 스타일의 미국 싱어송라이터이자, 시각 예술가입니다. [Heard Somebody Say]는 노래 초반의 신나는 피아노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갈라진 보컬이 매력적인 반전 항의 노래입니다.

 

2005년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데벤드라 반하트는 “[Heard Somebody Say]는 세상의 현재 상태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가능한 한 모호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시위 노래가 약간은 촌스러울 수 있지만 나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침상에 앉은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사람들이 찾아와 귀에다 무언갈 속삭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 지금 전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이 곡을 만들게 된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 같진 않지만, 순진한 가사로 평화를 부르는 이 곡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로파이(Lo-FI)’이라는 용어는 저음 질을 뜻하는 음향 용어이자,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음악 장르이다.

*'사이키델릭'이라는 용어 '환각제 Psychedelic drug'에서 유래했다. 즉 '마치 환각제를 복용했을 때처럼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음악'이라는 의미이다.

 

 

 

Green day - 21 Guns (2009, 미국)



 

 

Do you know what's worth fighting for

당신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아는가

 

When it's not worth dying for?

그것이 목숨 바쳐 지킬 가치가 있는가

 

Does it take your breath away

그것이 당신의 숨을 앗아가지 않는가

 

And you feel yourself suffocating?

스스로를 옥죄는 것을 느끼지 않는가

 

Does the pain weigh out the pride?

고통이 명예를 짓누르지는 않는가

 

And you look for a place to hide?

당신은 숨을 곳을 찾아 헤매고 있지 않은가

 

Did someone break your heart inside?

누군가 당신의 심장을 망가뜨렸는가

 

You're in ruins

당신은 절망에 빠져 있지 않은가

 

One, twenty one guns

하나, 하고 스물한 발의 총성

 

Lay down your arms

무기를 내려놓고

 

Give up the fight

전쟁을 그만두자

 

One, twenty one guns

하나, 하고 스물한 발의 총성

 

Throw up your arms into the sky

무기를 하늘로 던져버리자

 

You and I

너와 나만 남았어

 

 

그린데이는 198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결성된 펑크 록 밴드로, 90년대 초반 오프스프링과 함께 네오 펑크의 새 지평을 열었고, 펑크 록을 메인스트림에 리바이벌시킨 밴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화 트랜스포머2의 OST로도 유명한 [21 Guns]는 반전 가사와 약간의 서정적인 스타일의 록 멜로디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총알이 마구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제목 ‘21 Guns’는 의장대가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해서 유해를 묻을 때 21발의 총을 쏘는 군례를 뜻한다고 합니다.

 

곡을 쓴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은 영국 음악 잡지 인터뷰에서, 세계 평화도 평화지만 그보다 포기하고, 항복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는 인간성과 내면의 평화에 대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가사를 보면 전장에서 살아남은 너와 나라는 개인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세계 평화 그 전에, 인간 내면의 평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곡들과는 또 다른 가치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네오 펑크는 펑크 록과 팝 음악이 결합된 음악 장르이다.

 

 

 

Marvin Gaye - What's Going On (1971, 미국)



 

 

Mother, mother

어머니, 어머니

 

There`s too many of you crying

울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Brother, brother, brother

형제여, 형제여,

 

There`s far too many of you dying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요

 

You know we`ve got to find a way

우리가 방법을 찾아야 해요

 

To bring some loving here today

오늘 이곳에 사랑을 전하기 위해


Father, father

아버지, 아버지

 

We don`t need to escalate

일을 악화시킬 필요 없어요

 

War is not the answer

전쟁은 답이 아니에요

 

for only love can conquer hate

오직 사랑만이 미움을 이길 수 있어요

 

You know we`ve got to find a way

우리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걸 알잖아요

 

To bring some loving here today

오늘 이곳에 사랑을 전하기 위해


What`s going on, What`s going on

Please tell me,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주세요

 

 

마빈 게이는 그래미상을 2회 수상한 1960-80년대 미국의 쏘울/R&B 뮤지션입니다. [What’s Going On]은 그의 히트곡 중 하나이며, 소울풀한 보컬과 재즈, 가스펠, 클래식 오케스트레이션 적인 음악 요소를 두루 갖춘 매력적인 곡입니다.

 

1970년 5월 4일,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에서 군대가 반전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여 학생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일어났고, 이에 더해 베트남에서 돌아온 마빈 게이의 동생이 그에게 전장의 참혹함에 대해 말해주자 그는 자극을 받았고, 그래서 그는 전쟁의 참상과 사회 혼란을 이야기하는 곡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 노래의 가사 1절과 2절에서는 베트남 반전시위 폭력진압 사건과 참전 당시 미국 사회의 정치적 갈등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절에서는 인종차별로 인한 사회적 현실에 대한 평화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냐며 엄마와 아빠를 부르는 부분이 저는 정말 좋았는데, 그가 부모의 싸움을 말리다 아버지의 권총에 맞아 생을 마감했다는 비극을 알고들으니, 이제는 슬프게 들릴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앞서 소개한 5곡은 전부 그 배경과 음악 스타일,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5곡은 공통으로 ‘평화’라는 가치를 추구하며, 우리에게 그것에 대해 묻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어제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티브이에서 한 나라의 일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내린 모습을 보았습니다. 형채를 알아볼 수 없는 건물, 총탄이 뚫고 간 차량, 한 방향으로만 꽉 막힌 도로….

 

그곳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공습에 비명소리에 잠에서 깨,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집을 떠나야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언제 다시 또 만나게 될지 모른 채 생이별을 해야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저는,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게에게도 이러한 일이 그저 남 일이 같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언제 우리도 ‘전쟁’으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빼앗길지 모릅니다.

 

삶의 터전을 떠나는 피란길에서는 그들의 심정은 어떠할까요. 무섭고, 불안한 마음으로 잠에서 깨고, 잠이 드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지옥 같을까요. 손에는 총을 쥐고, 티브이로는 화염병을 만드는 법을 배우며,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그리울까요.

 

하루빨리 그들의 일상을 되찾길 간절히 기도하며, 문화예술의 힘을 빌려 진심 어린 애도와 희망을 보냅니다.

 

"No War, Peace in Ukraine."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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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 김민주
    • 평범한 일상이 사라지는 그날이 오지 않기는 바라며
    • 0 0
  •  
  • 김승현
    • 좋은글 감사합니다. 우크라이나에 평화가오길
    • 0 0
  •  
  • 체리 김
    • 지는해 눈부심이 좋고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이 좋아서 눈물이 난다
      별거없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 0 0
  •  
  • 머루
    • 문화예술의 힘은 생각보다 더 강력한 것 같습니다.
      좋은 음악 소개 감사합니다.
      모두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0 0
  •  
  • 애플망고
    • 새로시작된 일상이 힘들때
      음악으로 위로받으며
      이 또한 평범함으로 녹아들길~
    • 0 0
  •  
  • 김지현
    • 음악을 평소 즐겨듣고 좋아하는 제가 읽기 참 좋은 글이었습니다. 담긴 뜻을 보고 들으니 더 뜻깊네요.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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