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멘탈 갑' 7호 가수가 보여준 도전의 의미 [드라마/예능]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켜내는 것
글 입력 2022.02.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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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싱어게인 1>은 '다시 나를 부르다'라는 슬로건 아래, '무명가수'들에게 '한번 더'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신선한 컨셉으로 등장했다. 방송가를 휩쓴 '트로트 열풍' 속에서도 이 프로그램은 준수한 성적과 감동을 남기며, 이제는 '유명가수'가 된 아티스트들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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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싱어게인>의 두번째 시즌이 시작했다. 그리고 2개월이 넘는 경연을 거쳐, 이제는 생방송 파이널을 앞두고 있다.

 

<싱어게인 1>부터 열심히 몰입하며 프로그램을 봐온 시청자로서, <싱어게인 2>에서 눈에 띄는 참가자는 다름 아닌 7호, '김소연' 님이었다. 그의 첫무대를 보고, 나무로 된 악기를 닮은 듯한, 왠지 모르게 쓸쓸하지만 따뜻한 목소리에 귀를 사로 잡혀 버렸다.

 

 

 

 

 

'멘탈 갑' 7호 가수가 보여준 도전의 의미

: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켜내는 것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주목받은 건 비단 독보적인 감성의 목소리나 이를 뒷받침하는 뛰어난 가창력 뿐만이 아니었다. 그에게 주어진 별명은 '멘탈 갑', 뛰어난 경쟁자들과 붙는 자리에서도, 탈락 위기에 놓인 패자부활전에서도, 늘 흔들리지 않은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었다.

 

"하던대로, 후회 없이, 가장 저답고 제가 가장 잘하는 거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11회 방송에서 파이널 진출을 앞두고 패자부활전에 가게 된 김소연 가수가 했던 말이다. 그동안 김소연 가수가 보여주었던 수많은 무대를 보고 이 말을 들으며, 그가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도전'이 아닐까 싶었다. 그는 매 무대를 거치며 자신이 마주한 어마어마한 대진운에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매 무대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을 가장 잘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간절한 도전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쉽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 앞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끝없이 주어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신의 의지를 지키며,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도전을 이어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도전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과는 조금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피겨 선수의 도핑 논란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이해할 수 없는 판정 이후에도 남은 종목들을 변함없이 소화했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이 쏟아진 것도, '도전'이 가지는 이러한 의미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감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단단해 지는 시간을 거쳐 마주한 도전의 자리에서

: 도전을 마주한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김소연 가수가 속한 밴드 '연'의 'falling down(작사/작곡 : 김소연)'

: 'falling down'이라는 가사가 반복되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허한 내면이 드러나는 곡이다.

 

 

얼마나 단단해져야 어려운 도전에도 무너지지 않고 계속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걸까? 다시 <싱어게인 2>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줄곧 담담한 모습을 보였던 김소연 가수는 11회 방송에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김이나 심사위원의 말에 눈물을 보인다.

 

 

"저는 또 혼자 상상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멘탈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저는 혼자서 항상 의심을 하곤 했습니다. 소연님이 제가 기억하는 표정이 딱 두 개에요. 완전히 무표정한 표정 하나하고, 약간 냉소적인 미소 하나. 겉으로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이 평소에 굉장히 서투른데, 노래를 하면 다른 사람이 되는 거에요. 그 차이가 굉장히 큰 것 같아요. 그래서 밤에 혼자 아까 낮에 하지 못했던 말, 아까 짓지 않은 표정, 그걸 헤아리며 혼자 힘들었던 밤이 많아서, 그런 것들이 음악으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났어요. 안에 수천 겹의 꽃잎을 물고 있는 봉오리 있잖아요, 아직 안 핀거. 만개를 안해서 우리 눈에 쉽게 안 드러날 뿐 분명히 안에 수천겹, 수만겹의 무언가가 있다, 그렇게 느꼈어요."

 

- <싱어게인 2> 11화 中 김소연 가수의 무대를 본 김이나 심사위원의 심사평

 

 

이렇게 단단해지기까지 그가 거쳐야 했던 시간들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시간을 거치는 과정이 참 길고 힘들었지 않았을까 감히 상상해 본다. 그의 도전이 이렇게 울림을 주는 이유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며 꿋꿋이 도전을 이어가는 그 모습 뒤에,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을 많은 시간이 있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의 도전은 각자의 도전을 마주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나 힘든 시간을 견디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보내는 시간을 단지 '단단해지는 과정'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너무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 지난한 과정을 거쳐 진정한 도전을 이어가는 김소연 가수의 모습은 우리에게 희망과 격려로 다가온다.


어떤 결과가 있든, 앞으로 이어질 그의 도전에서도 그의 무대를 기대하며 응원해 본다. 그리고 그를 통해 도전을 마주한 많은 사람들이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어 보이고 사소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나'를 지켜내는 일이라는 점에서 어떤 도전도 값지고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오늘도 각자가 마주하는 도전의 자리에서 모두가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기를.

 

 

[김효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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