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N잡러 정혜윤의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마음 챙기기 좋은 날
글 입력 2022.02.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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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현재에 충실히 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는 얘길 수도 있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눈앞의 상대에게 집중한다는 말일 수도 있고, 오지 않은 미래를 전전긍긍 걱정하며 현재의 감정을 억누르지 말자는 말도 된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 ‘현재’에 ‘충실’하다는 말이 다르게 들릴 것 같다. 현재 나에게는 시간에 쫓기지 말고 눈앞의 과제를 차분히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회사 일이 바빠졌고 개인적인 일도 겹쳐 그런 것 같다. 나는 허둥대지 말고 차분하게 ‘현재’에 집중하여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몇 개월 전이었다면, 현재에 충실히 한다는 말이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의 감정과 욕구를 외면하지 않기로 들렸을 것이다. 외람된 말이지만 이런 점을 보면 ‘언어’는 참 신기하다. 가장 당연하면서 가장 어려울 때도 있다. 마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처럼.

 

 

‘쉬고 싶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드는 생각입니다. 그러다 문득 다시 생각해보면 딱히 안 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싶어요. 어느 정도 잠도 자고, 끼니도 챙깁니다. 평일에 많이 바빴다면 주말에는 아무것도 안 합니다. 일년에 한 번쯤은 휴가를 내어 여행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쉬어도 쉰 것 같지가 않다 이겁니다. 쉬어도 쉬고 싶고, 쉬고 있어도 더 격렬하게 잘 쉬고 싶습니다. 나만 이러는 건 아니죠?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10쪽

 

 

앞서 업무량을 말한 것처럼 나는 직장인이다. 직장인이자 퇴근 후 에디터로 플랫폼에 글을 기고하는, 나름 N잡러라 말할 수 있겠다. 덕분에 쉬는 시간은 별로 없다. 일한 만큼 쉰다. 이렇게 현실이 굴러가면 얼마나 명쾌할까? 모든 직장인이 꿈꾸는 삶이겠다. 하지만 우리는 쉽게 ‘실적’과 ‘성과’에 매몰되고 그렇지 못한 경우를 터부시한다.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민족이라 보니 이런 풍토가 작용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쉼’을 갖기도 힘들고 갖지 않기도 어려워한다. 쉼을 누구보다 바라면서 쉼을 불안해하는 현실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다. 막상 쉬어도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뒤처질까 봐 불안감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왜 '쉼'을 불안해하는 것일까?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을 살 수 있고,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접족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바로 지금뿐입니다. 접촉할 수만 있다면 어딘가로 끌려다니면서 헤매지 않을 힘도 생기고요. 지금이라는 순간이 우리에게 중력과 같이 작용하는 것이지요. 지급과 접촉하는 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현재에 닿을 내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명상이 “생각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로 돌아와!”라고 알려주는 ‘토템’이라는 것을요. 명상으로 지금 접촉하고 있는 순간을 느끼며 끝날 것 같지 않던 생각의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명상에 대한 확신을 갖게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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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ng 과 Doing을 위하여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작가 정혜윤은 내가 구독 중인 뉴스레터 운영자다. 또한, 그녀는 퇴사 이후, N잡러로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레터도 그중 하나일 테다. 그녀가 운영하는 뉴스레터에서 내가 느낀 첫인상은 ‘유연함’이었다. 뉴스레터와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를 읽으면서, 내가 ‘유연함’을 느끼기까지 그녀가 어떤 노력과 고민을 하였는지 이제야 조금 알게 됐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작가가 누군가에게 ‘유연하고’, ‘흔들리지 않는’, 그런 ‘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나 싶다. 내가 비록 그녀의 열렬한 팬처럼 일거수일투족을 꿰뚫지 않았지만, 웹서핑 중 만나면 반가운 사람으로 작가 정혜윤은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자신을 아끼며 being하고 무언가 끊임없이 doing 하는 사람, 인생의 발자취를 남겨가고 있는 ~ing의 사람으로 내게 각인됐다.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의 사람이기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doing의 예로 그녀는 아날로그 한 아지트를 만든 #융지트 의 주인이며 식물 편의점 프로젝트 <루비마트>와 종종 작가로서 책을 출간한다. 좋아하는 것을 실천해 음악 뉴스레터인 <스페이스 오티디>를 만들었고, 자아 성찰 커뮤니티인 <밑미>에서 한 부문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력이 많다. 그녀는 0에서 1을 만들 줄 아는 재능이 아주 탐이 나는 사람이다. 그녀가 이토록 다채로운 결과물을 내놓는 힘은 현재에 충실한 데서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그녀는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연습을 하기 위해 여러 방법 중 ‘명상’을 택했다.


 

내 숨을 느껴보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길게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1분 혹은 3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내가 어떻게 숨 쉬고 있는지 느껴보세요.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17쪽

 

 

지속가능성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은 나에게 진행 중인 영역이다, 본인의 업무 사이클상 매번 이 지점을 돌파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힘을 쥐어 짜내는 것이 아직도 벅차다. 그럴 때마다 요동치는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항상 심호흡한다. 차분히 나의 감각을 느끼기 위해 소란스러운 마음과 여러 걱정과 불안으로 휘몰아치는 잡념을 잊기 위해 숨을 느낀다. ‘마음챙김’을 잊지 않으니 비로소 업무와 삶이 균형을 이루고 지속가능한 삶을 꿈꿀 수 있게 됐다. 물론 성장하기 위해 열악한 환경을 택하고 발전하는 방법도 동의하나, 자신을 갉아먹고 매몰된 사고로 스스로 다그치게 되는 순간 몸도 마음도 병든다는 사실도 공감한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개인적으로 나는 ‘마음 챙김’을 루틴과 리추얼의 차이를 만드는 존재라 생각한다. 작가의 마음챙김도 리추얼의 일종으로 바로 ‘명상’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는 숨을 잘 쉬는 것부터 마음챙김의 시작점으로 찍는다.

 

 

루틴 : 자신을 시스템화하여 계속 반복적으로 하는 습관, 잘못하면 자책감이 든다.

리추얼 : 나를 위한 시간과 마음을 주는 것. 목표를 실패했어도 있는 모습을 그대로를 인정하고 다독이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여유가 생긴다 .

 

출처 : 커리어리 - 구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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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고 변화하기



 

만트라(mantra)는 타인에게 은혜와 축복을 주고, 자신에게는 몸을 보호하고, 정신을 통일하며, 깨달음의 지혜를 얻기 위해 외우는 신비한 위력을 가진 말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입니다. 호흡과 함께하는 만트라는 흔들리는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며 몸의 긴장을 풀고 깊은 이완에 도움을 줍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55쪽

 

 

작가는 명상을 통해 마음을 챙긴다. 명상 선생님으로서 활동하며, 프라이빗 힐링 커뮤니티 ‘마음세탁소’를 운영하며 명상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전공했고 상담가로서 이력이 있는 그녀의 글은 나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명상을 통해 우리의 뇌가 행복한 뇌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며, 책에 그녀가 명상 클래스를 운영하며 느낀 부분과 회원들이 명상에 관한 몇몇 개의 질문도 종종 나온다. 회원들은 명상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은 달랐다는 점, 명상은 쉬우면서도 어렵다는 점 등등을 말한다. 실질적인 명상 방법으로 독자에게 접근했다면 특별히 와닿지 않았을 텐데,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담이 부드럽게 녹여진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는 페이지마다 우리가 공감할 요소가 많다.

 

총 열 네 개의 고민으로 구성된 책은 독자에게 안부를 묻듯 다가온다. 밥은 잘 챙겼는지, 우울함이 몰려오는 날은 어찌할지, 열심히 살았지만, 공허감을 느끼는지, 좋은 것만 남기고 싶은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운지, 코로나가 바꾼 삶은 어떠한지 등. 질문으로 시작하는 목차는 우리가 지난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돌이켜보게 하며, 소제목으로 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을 알려주어 우리가 불행에도 무너지지 않으며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안내한다. 개인적으로 미래를 위해 내 감정을 억누르는 삶을 살았던 나에게 와닿았던 글귀가 많았다. 포스트 인덱스가 안 붙은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들은 솔직히 말하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겠다 싶게 힘들었어요. 그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었어요. 그동안의 나는 내가 만들어 낸 이미지의 나였더라고요.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171쪽

 

 

나는 내 욕구보다는 부모님이나 집안이 처한 경제적 상황에 우선순위를 두어 나의 감정을 외면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살아왔더니 성인이 되어 큰 문제가 생겼다. 감정을 그대로 보이기가 어려우니 내 생각도 말하기 어려워졌고 솔직해지는 것이 어려웠다. 혹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핑계나 변경 거리가 될 것이라 여겼고, 남들 똑같이 힘든데 유난을 떤다고 보일까 걱정하는 차에 적절한 표현도 놓치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는 being보다 doing에 집중했지만, 자신을 부정하고 doing 하니 성과도 좋지 않았고, 동기부여가 되질 않으니 삶은 불행해졌다. 힘듦에 대한 ‘감각’은 느꼈어도 ‘감정’을 부인하니 발전은 없었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판단하에 솔직히 감정의 부름에 응하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향해 퇴사를 결정하고 직종을 바꾸는 등, 퇴근 후 일상을 내가 희망하는 일로 채우자 삶은 달라졌다. 정체된 삶이 아니라 성장하는 삶을 살 게 됐고 내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의 내가 아니라 나 자체로 존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또한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비심을 핑계나 변명으로 사용하지는 마세요. 기껏 벗어놓은 갑옷 대신 또 다른 갑옷으로 갈아입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요. 마음챙김에서 자비란 부정적이고 괴로운 감정과 같은 현재의 고통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고통을 줄이려는 강력한 바람과 의지를 갖는 것으로 단순히 자신을 격려하거나 모든 것을 장밋빛 낙관주의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비텐 박사는 설명합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183쪽

 

 

그렇게 살아온 지 1년이 넘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각과 감정이다. 그러다 보니 미숙하고 모르는 것투성이다.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내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것이 핑계인지 진심인지 구분할 줄 알아야 했고, 불안감을 버리고 진심으로 나의 마음을 챙길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것을 구분할 분명한 기준점은 없었고, 내 솔직한 감정도 익숙하지 않다. 마음을 돌보는 것이 의무로부터 도망치는 것일까 봐 스스로 다그치기도 했다. 판단을 위해 생각을 멈추지 못했고, 과부하에 걸려 지쳐 쓰러졌을 때도 있었다. 리추얼을 목표로 하지만 자꾸 루틴으로 돌아가는 과오를 저지른 셈이었다.


 

그래서 공간이 필요합니다. 전염을 막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칙 ‘거리두기’ 다들 아시죠? 공간을 알아차리게 되면 거리를 두고 지켜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알아차리면 더 이상 같은 반응으로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게 됩니다. 작은 실수였을 뿐인데 ‘나는 맨날 이래.’ ‘나는 틀려먹었어.’ ‘이번 생은 망했어.’로 순식간에 이어지는 구렁텅이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117쪽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와 거리를 둘 필요가 있었다. 드라마틱한 성장곡선을 그릴 수는 없지만, 꾸준히 누적의 힘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나 자신을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생각을 비우고자 했다. 사실 불가능에 가깝기도 하다. 작가도 명상 클래스를 운영하며 말하길, 생각은 절대 멈출 수 없는 것이며 불가능하다고 한다. 작가는 이 지점을 ‘풍선’에 비유하며 우리를 이해시킨다.

 

 

풍선은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입니다. 풍선을 잡고 있는 손을 놓는 연습이 명상이라면 떠가는 풍선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마음챙김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 떠가는 풍선을 보고도 불안해하지 않는 것, 그저 풍선을 떠가는 자체만을 바라보며 어떤 풍선이 떠가는지 알아채는 것이 마음챙김입니다. 풍선이 떠가는 것 자체는 불안할 만한 일이 전혀 아닙니다. 그런데 풍선을 자꾸만 잡고 싶고 놓치면 안 될 것 같아 내 마음이 불안한 겁니다. 손에서 빠져나간 풍선은 시야에서 금방 사라지기도 하고 더 멀리 가면 펑 하고 터져 없어지겠죠. 생각도 그러합니다. 내가 놓아주면 사라져요. 일어나고 사라지고 또 일어나고 사라지는 그 과정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을 생각 자체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나 자신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25쪽

 

 

나에게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풍선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에 가깝다. 손을 놓는 연습은 나에게 명상이 아니라 기록이었지만, 기록 또한 나의 할 일로 분류되는 때도 있어 진실하게 마음을 챙기기 위한 연습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는 것처럼, 생각을 멈추는 동안 불안해하는 것을 인내하는 것 또한 아직 익숙하지 않고 여전히 부정적인 감정을 완벽히 떨쳐낼 수 없었기에 기록은 하나의 완화 요소로써 작동하여 마음을 챙길 수 있었다, 그제야 내가 바라볼 곳이 어딘지 온전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무엇을 원해서 이것을 하는지나 고갈된 에너지를 다시 채우고 동기부여를 되찾는 방법이. 나의 마음챙김인 기록은 나에게 ‘내일’을 기약하고 나의 감각과 감정이 모여 ‘나’라는 사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변화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됐다.

 

 

내가 변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세요. 지금 이 순간 나의 숨에 집중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222쪽

 

 

마음챙김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마도 ‘쉼’이겠지만, ‘쉼’이 필요하게된 이유는 감정의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오지 못한 채 끝없이 고저(高低)를 왔다 갔다 하며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시작됐을 것이다. 고저 속에서 반복되어 나아가지 못하는 불안감은 우리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다. 현대인들이 고질적으로 느끼는 공통 감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발목이 잡힌 우리는 목표와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현재’에 묶이게 된다. 현재에 집중하며 다음에 찾아올 현재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하고 고갈되는 삶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 우리는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변화하고자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오랜 시간을 마이너스의 에너지로 지냈기에 변화할 가능성을 발굴하기 벅차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는 영양분이 빠져 불모지가 된 마음에 휴식을 주고자 글로써 마음을 다독인다. 부정적인 마음이 빚어낸 고민을 해소해주며 우리가 마음에 쉼을 주고 천천히 싹을 피울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도록 권장한다. 제대로 쉬는 법, 그 시작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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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뜬금없지만, 나는 직장인이 돼서야 나는 꽃을 좋아할 수 있었다. 꽃의 향긋한 내음과 보들보들한 꽃잎의 촉감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아주 잠깐의 행복이지만, 꽃이 주는 효과가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혀준다. 그럴 때마다 뇌가 다시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학생 때처럼 시간을 쓰지 못하고 회사에 하루 최소 1/3 이상을 투자하는 상황이지만, 인제야 나는 현재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본연의 나를 찾았다고 해야 하나? 나이를 먹어가며 나만의 공간을 찾아갈수록 자신을 챙길 수 있었다. 여전히 꽃보다는 자그마한 풀 식물을 귀여워하고 몽땅한 선인장을 좋아하지만, 가끔 꽃다발을 한 아름 안아볼 때도 있으며, 예쁘게 말리기 위해서 온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십 대 후반이 돼서야 나는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가 말하는 ‘마음챙김’을 어른이 되고 나서 서서히 배우고 있더라.

 


꽃은 바람에 흔들리지언정 그 꽃을 보는 우리는 과거와 미래에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게 현재에 잡아주다니 그것이 가진 힘이 새삼스럽습니다. 꽃이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것은 그것이 가진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라 꽃이 피기까지의 세월과 과정을 우리는 알기 때문일 겁니다. 도종환의 시 <흔들림 피는 꽃>이 떠오릅니다. 우리의 사랑과 삶고 그와 같다고 했습니다. 꽃은 우리가 흔들려도 비 맞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위로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127쪽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는 마음챙김을 주제로 현대인들에게 쉼을 장려하는 책이다. 그 방법으로 그녀는 명상을 택했을 뿐이다. 이 책은 마음을 챙기기 위해 명상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방향과 가능성을 발굴하는 책이라 생각해줬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작가는 조곤조곤한 말투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단어를 골라 만든 문장으로 독자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그 감각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이질적으로 느껴 멀리하지 말고, 책을 통해 말랑해진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 안을 수 있는 시간으로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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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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