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먼저 찾아온 전시장의 봄: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부드러운 햇살 같은 색채의 세상
글 입력 2022.02.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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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다녀온 전시에서 봄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경험인지. 정말로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삼가던 중 용기 내어 전시회를 방문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작가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단독 사진전은 제목부터 ‘봄’을 내세우고 있다.

 

섹션_1 꽃 사이 사이 Among the Flowers

섹션_2 봄의 꿈 Spring Dreams

섹션_3 홈 그리고 컬러 At Home, In Colour

섹션_4 도시의 봄 Spring in the City

섹션_5 라 무라야 로하 La Muralla Roja

섹션_6 물가에서 By the Water


 

 

 

전시 구성을 보면 ‘꽃’으로 시작하여 봄에서 연상되는 고향과 집으로 이어진다.

 

코로나 19 이전 아름다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던 포르투갈의 따듯한 풍경과 작가가 여행하면서 포착한 다양한 도시의 봄 풍경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관람객에게는 이국적인 풍경들일 것이다. 이러한 풍경이 마냥 낯설거나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여행 사진처럼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작가의 색채감각이라고 생각한다.


풍경에 숨어 있는 분위기와 기분을 끌어내어 색채로 표현해내고 있다고 느껴진다. 꽃이나 새싹, 생명과 같이 봄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생각보다는 적다. 꽃으로 섹션을 시작하지만 물로 마무리 짓는 구성이 ‘어느 봄날 Springtime Delight’로 설명되는 이유도 색채에 있었다.

 

색으로 봄을 말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진들이 모인 덕에, 봄이 왔다고 말하지 않아도 봄바람과 햇살에서 봄기운을 느끼듯 봄을 마중 다녀온 시간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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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이용된 다양한 페인트 컬러는 섹션을 구분할 뿐만 아니라 작품을 전시장 벽과 바닥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작품 속으로 걸어가는 것처럼 새로운 섹션으로 이동하고 나면, 그 섹션의 메인 작품을 볼 수 있다.

 

메인 작품은 포토존처럼 소품과 영상, 조명 등으로 꾸며져 정말로 관람객이 사진 속에 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창문을 열면 보이는 영상 작품, 물결 사진 위에 파도치는 조명의 빛깔들은 전시회에 가서 사진을 보는 이유를 알려준다. 사진을 볼 뿐만 아니라 여러 시청각적 자극과 함께 사진을 보며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소셜미디어와 소통하는 작가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진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있었고, 관람객은 프레이타스의 사진을 빌려 기분 좋은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

 

그 결과물은 대체로 부담 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사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가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같이 방문하는 것도 이 전시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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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Neighbourhood Layers, 2018 

 

 

이국의 풍경이 많기 때문에 여행하는 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만 그전에 방문했던 지역의 사진을 보며 ‘내가 경험한 유럽 혹은 미국은 프레이타스가 다녀온 곳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해 전 돌아다녔던 샌프란시스코의 거리와 그곳에서 보았단 건물들에는 소란하고 경쾌한 여행의 기억이 묻어있다. 파스텔톤이라기보다는 좀 더 짙고 진한 이미지로 기억한다.


그에 반해 테레사 프레이타스가 방문한 여러 도시의 풍경은 조용한 전시장 분위기와 함께 차분하고 정제되어 있고 비현실적으로 예쁘다. 바쁘게 걸어 다니며 놓쳐버린 도시의 풍경과 분위기인 것 같아 (아주 잠시) 아쉬웠다. 이렇게 예쁜 곳이 많았나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새롭게 방문하는 기분이라 즐거웠다. 세상을 부드럽고 보송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덕이다.

 

아마 다시 그곳에 가더라도 프레이타스와 같은 곳을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해석하지도 못할 것이다. 전혀 다른 목적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같은 풍경을 보기는 힘든일이 아닌가. 대신 이번 전시를 통해 세상을 파스텔톤으로 보정해버리는 작가의 능력을 잠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입춘이 지났고 정월대보름도 지나간다. 아직 춥지만 봄은 오고 있다. 작성자는 지금부터 벚꽃이 필 때까지 봄맞이 시즌으로 명명할 것이다. 그 시작은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어서 겨울이 사라지기 전에 봄맞이를 실컷 즐기러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 봄맞이를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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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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