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공정함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운동/건강]

스포츠는 공정하고 깨끗해야 한다.
글 입력 2022.02.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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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jpg

 

 

2022년 2월 4일 베이징에서 올림픽 성화의 봉송이 진행되었다.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훌륭한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본인들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여러 선수 중 카밀라 발리예바는 ‘역사상 최고의 여자 피겨 선수’라는 호평을 들을만큼 전례없는 재능을 갖춘 유망주이다.

 

그러나 올림픽이 진행되는 도중에 러시아 출신 피겨 선수,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현재 메달 박탈 및 남은 경기 출천 여부에 관련하여 뜨거운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이슈를 처음 접한 나는 발리예바가 과연 자발적으로 도핑을 한 것일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2006년에 태어난 발리예바는 만 15살이다. 한국인의 나이에 비유하자면 중학교 3학년 학생이다. 보호를 받아야할 어린 나이에 피겨스타가 된 발리예바는 도핑으로 인한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선수 자체를 비난하기에 앞서서 이와 같은 상황을 만든 원인을 먼저 파악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자발적 선택인가 환경에 의한 강제적 결과인가. 물론 동기가 어디에서 유발되었는지와는 무관하게 스포츠는 공정하고 깨끗해야하기에 발리예바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4일 발리예바가 오늘 (15일) 열리는 피겨 쇼트프로그램에 출전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첫 번째로 발리예바가 만 16세 이하이기에 정보공개 보호대상자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된 후에 양성 반응이 통보되었다는 점을 들어 IOC의 제소를 기각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카밀라가 느꼈을 심리적 고통을 언급하며 정의로운 판결이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세계적인 여론은 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공정, 깨끗함을 주축으로 진행되어야 할 스포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매우 거세게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의 피겨 여왕 김연아 역시 발리예바의 출전을 암시적으로 반대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Athlete who violates doping cannot compete in the game. This principle must be observed without exception. All players' efforts and dreams are equally precious.

 

 

또한, 현재 올림픽에 출전한 피겨 선수 김예림, 차준환 역시 발리예바의 정상출전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CAS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주장은 다소 발리예바 선수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개인의 심정이 현재 어떠한지, 만약 출전이 제한된다면 개인이 받을 심리적 고통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은 근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주종목이 아닌,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보던 중 해설위원이 출전한 모든 선수는 메달을 노린다라고 전했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존재한다고 해도 모든 선수들은 최고의 성적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그 과정속에 당연한 심리적 고통이 따른다는 점을 깨달았다.

 

발리예바 선수가 정상 출전을 하게 된다면, 또 그 결과 메달을 받게 된다면 다른 선수들이 느끼게 될 박탈감과 스포츠에 대한 배신감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CAS는 개인이 아닌 다수의 심리적 고통 역시 고려한 결정을 내렸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이와 같은 결정은 발리예바 선수를 당당한 승자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IOC는 발리예바가 금메달을 따게 될 지라도 시상대에는 오를 수 없다고 결정했다. 즉, 환영받지 못하는 메달리스트로 기록될 것이며 비겁한 승자라는 낙인이 발리예바를 괴롭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CAS의 결정은 발리예바, 개인을 향한 화살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 뿐이다.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피겨 인재를 당당한 승자로 만들기 위해서 공정하고 깨끗한 기준으로 이번 이슈를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왜 발리예바가 도핑을 하게 되었는지 환경적 요인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

 

아직 어린 만 15세의 소녀가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이 상황이 정말 안타깝고 또 다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리예바를 위해서, 제2의 발리예바가 생기지 않도록 다소 냉정할지라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올림픽이 진행되어야 한다. 개인이 아닌 다수가 공정함을 잃지 않도록 남은 올림픽이 진행되길 바란다.

 

 


컬쳐리스트_박세윤.jpg

 

 

[박세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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