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속, 감정선을 드러내는 OST (2) [음악]

영화 클래식과 함께한 명곡
글 입력 2022.02.03 12:3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누구나 애정 하는 인생 영화가 있다. 그 영화의 캐릭터, 분위기, 대사,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마음속에 깊이 들어와 문득 생각나는 것이다.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영화의 OST는 한 장면이 떠오를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지난주 소개한 <라라랜드>에 이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작품, <클래식>의 음악들을 소개한다.

 

 

[크기변환]KakaoTalk_20220203_170823793_01.jpg

영화 <클래식>, 2003

 

 

<클래식>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뒷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내용일까?라는 곽재용 감독의 상상에서 비롯되어 만들어진 영화이다.

 

평소 로맨스/멜로 장르의 작품을 즐겨 보는 친동생이 추천해 주었던 영화인데,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고 했다. 마냥 달달한 로맨스물일 줄만 알았던 영화인데, 나름의 감동이 있구나 생각했다. 그렇게 이 영화를 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넷플릭스로 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냥 뻔한 것 같으면서 묵직한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다. 시점이 계속 변화하는 작품이다 보니 살짝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했는데, 퍼즐 조각을 끼워 맞추듯 가족들과 이야기하며 한 편의 스토리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또한 배우 손예진조승우, 조인성의 연기가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너에게 난, 나에게 넌 - 자전거 탄 풍경


 

 

 

♪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영화를 알기 전부터 굉장히 좋아해서 자주 들었던 곡이다.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 감성적인 기타 선율과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두 보컬의 합이 인상적이다.

 

2001년에 작곡된 이 노래는 영화의 OST이기도 하지만, 자전거 탄 풍경의 정규 1집 타이틀곡이다. 보통 OST 하면 영화의 분위기와 연출, 스토리라인에 맞게 제작된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세상에 있던 곡을 선정했다는 것이 새로웠다. 아마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주희와 준하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던 그 순간에 울려 퍼지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가로등 불이 켜지고 계단에서 서로에게 달려가던 장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민이 지혜를 향한 마음을 내비쳤던 그 순간에도 이 노래가 삽입되어 풋풋함을 더했다.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장면이기도 하다. 분명 영화 전체를 보면, 이 장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것이다.

 

 

[크기변환]KakaoTalk_20220203_170823793.jpg

 


 

♬고백 - 델리 스파이스


 

 

 

♪ 하지만 미안해 네 넓은 가슴에 묻혀 

다른 누구를 생각했었어 

미안해 너의 손을 잡고 걸을 때에도

떠올랐었어 그 사람이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주희와 준하의 곡이었다면, 이 곡은 지혜상민의 곡이라고 생각한다.

 

친구 수경의 짝사랑 상대인 상민을 좋아하고 있는 지혜. 전시회장을 셋이 함께 걷는 장면에서, 서로 한 번씩 엇갈리며 바라보는 장면은 가슴을 아릿하게 한다. 수경이 상민에게 보내는 편지를 대필한 지혜는 상민과 거리를 두려 하지만, 우연히도 자꾸 마주치게 된다. 그런 순간에 늘 ‘고백’이 함께했다.


노래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달콤한 그런 고백이 아니다. 연인인 사람에게 사실은 다른 이를 좋아하고 있다고 털어놓는 내용의 가사다. 마치 수경에게 상민이 하는 말같이 들리는 가사가 영화의 장면과 그 무엇보다 잘 어우러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랑하면 할수록 - 한승준


 

 

 

♪ 사랑하면 할수록 그대 그리워 가슴 아파도

이것만을 믿어요

끝이 아니란 걸 

 

글의 서두에서 동생이 이 영화를 보고 엄청 울었다고 했었다. 영화의 끝자락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베트남 파병 당시, 주희가 준 목걸이를 찾으러 되돌아갔던 준하는 불행히도 지뢰를 피하지 못했다. 그 영향으로 보이지 않는 눈을 갖게 된 것이다.

   

수십 년이 지나, 주희와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 준하는 어디 다친 곳은 없냐는 주희의 물음에 없다고, 아주 잘 지냈다는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오르골 소리가 들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말하는 것에서 이상함을 느낀 주희가 눈치채고 만다.

 

왜 말하지 않았냐며 준하를 붙잡고 우는 주희와, 눈이 먼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어제 와서 미리 연습했다는 준하의 대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아픈 눈물을 쏟게 했다.

 

 

[크기변환]KakaoTalk_20220203_170631291_01.jpg

 


“나, 어때 보여? 나 지금 울고 있어. 눈물, 안 보여? 왜 숨겼어 앞을 못 본다는 거...”

 

“거의 완벽했는데...해낼 수 있었는데... 어젯밤에 미리 와서 연습 많이 했었거든...”

 


[크기변환]KakaoTalk_20220203_170631291_03.jpg

 

 

이 외에도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캐논 변주곡이 영화의 분위기를 더해준다. 그리고 영화 클래식에는 유독 소나기가 오는 장면이 많은데, 비가 로맨틱하다고 느껴진 것은 오랜만이었다.

 

무더운 여름날 소나기처럼 내 마음에 들어온 영화, <클래식>. 이 명작을 아직 안 본 이들이 있다면, 이 음악들과 함께 꼭 향유하시기를 추천한다.

 

 

 

아트인사이트 태그.jpg

 

 
[김민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