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유와 분주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 National Gallery [다큐]

'National Gallery', 2014
글 입력 2022.01.2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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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미술관에서의 ‘침묵’은 ‘조용해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미술관은 그 어느 곳보다도 분주하고 시끄러운 공간이 될 수 있다. 작품을 보는 눈, 의미를 생각하는 머리, 가까이 보려고 앞으로 나아가고 몸까지, 우리는 온 신경을 써 작품을 감상하기 때문에 침묵 가운데서 가장 바쁘다.

 

다큐멘터리 <내셔널 갤러리>는 이러한 미술관을 운영하는 이들, 관객의 분주함을 끌어내는 관리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은 ‘보존’, ‘전시’, ‘교육’, ‘홍보’의 업무를 담당했고,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아래와 같다.

 

 

 

전시, 큐레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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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시’ 업무이다. 큐레이터는 많은 인력과 함께 전시를 기획한다. 큐레이터의 전시기획을 큐레이팅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큐레이팅’과 ‘전시’를 뜻하는 단어는 비슷하나 완전히 같지는 않다.

 

정의상으로 전시는 ‘진열’의 의미가 떠오르지만, 큐레이팅은 ‘의도’의 어감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즉 어떠한 의도로 어떻게 작품을 배치하고 진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 큐레이터가 된다. 이러한 큐레이팅된 전시는 일반 진열의 전시와 다를 수밖에 없다.


다큐멘터리에는 대표적으로 내셔널 갤러리에서 진행했던 레오나르도 다비치와 윌리엄 터너의 전시가 등장한다. 영상에 등장하는 한 큐레이터는 “작품과 작품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기획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전시는 역시 단순한 진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큐레이팅된 전시는 세밀하게 작품 간 사이의 맥락을 유지하고 배치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작품의 깊은 의미를 고찰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 큐레이터는 전시가 퍼즐과 같다고도 설명했는데, 퍼즐 조각 같은 작품이 모여 하나의 다채로운 공간 또는 전시를 만드는 미술관의 성격이 묻어나는 표현이다.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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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교육’ 업무이다. 내셔널 갤러리는 유아부터 고령층,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도슨트는 다양한 그림 속 인물들을 마치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재미있게 묘사하고 그림을 보면서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해 감촉이 느껴지는 스케치를 준비하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그림의 소실점, 선, 면들의 조형 요소를 직접 만지고 관리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복합적인 예술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음을 미술관 내부의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었고, 앞으로 장애나 나이, 성별에 제한 없이 누구나 미술관을 향유할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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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는 ‘보존’ 작업이다. 이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은 내셔널 갤러리의 병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영상 속 전문가는 그림도 유기질로 이루어져 노화하기 때문에 치료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업의 상태를 분석하기 전에 앞서 그림의 엑스레이를 찍고 작품에서 사용된 기법에 따라 세정과 보수 작업을 거친다.


그들은 그림의 물리적 상태가 보존되어야 후대에도 소장품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다큐를 통해 굉장히 섬세한 작업을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담당자는 “복원은 균형을 잡는 일이지, 갱신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복원의 가치에 대해서 언급했다.

 

즉 보고 싶은 대로 복원하다 보면 작가가 담아낸 본질적인 의도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적정한 선에서 복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보존을 위한 복원 과정이 막중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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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마지막으로 미술관에서는 ‘홍보’ 업무가 이루어진다. 이 업무는 앞선 업무들과는 다르게 외부 요인에 집중한다. 미술관 안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펜데믹를 맞으면서, 오프라인 뮤지엄의 매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홍보’가 더 필수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외 미술관들은 미술관이 가질 수 있는 아우라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의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참여’적인 프로젝트를 풍부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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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초반에 등장하는 관장님과 관리자님의 토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다큐를 통해 크게 4가지 작업 이외에도 부수적으로 작품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과정까지 미술관의 업무를 짧게나마 두루 알 수 있었다. 한편 이 모든 과정이 토의와 토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렇게 미술관 안 작품의 시선 끝엔 우리가 있고, 우리는 작품을 향해 시선을 옮기며, 미술관은 열린 사유의 장으로 분주하게 살아있다.

 

 

* 이미지 출처 - <내셔널 갤러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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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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