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울 - 목표, 삶, 의미, 순간, 가벼움을 이야기하는 영화 [영화]

글 입력 2022.01.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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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되길 포기한 영혼 ‘22’. 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 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 출처: 다음영화 <소울>


 

 

Intro. 영화를 들어가며


 

‘남자친구가 눈물을 흘리면서 보았다’, ‘내 인생영화다’라고 말하는 주변 지인들의 말이 기억나서 <소울>을 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소울>이 나의 인생영화가 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감동을 줄 이야기임에는 분명하여 소개하게 되었다.


‘조’는 확실한 꿈과 목표를 가진 사람이다. 재즈피아노 연주자로 무대에 서는 것을 자신의 운명이자,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정해진 자신의 ‘불꽃’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하면서 내내 피아노를 쳤고, 꿈을 가지게 된 분명한 영감의 순간도 있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기회도 생겼다.

 

최고의 밴드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바로 그 날, 조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무대에 서기 직전에 죽다니, 말이 되는 일인가! 그렇기에 조는 필사적으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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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와 22. <우리 모두는 형태는 다르지만, 같은 무게의 고민을 하고 있다.>


 

조 | “음악은 내 운명이에요! 지구로 돌아가야 해!”

22 | “지구는 지루해, 가고 싶지 않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진로에 관해 확실히 마음을 잡은 ‘조’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남들보다 더 빨리 자신의 꿈을 찾아 그 길로 곧장 착실하게 나아간다.

 

남들이 ‘꿈이 뭐예요? 커서 뭐하고 싶어? 어떤 일을 하고 싶어?’라고 물었을 때 분명하고 당당하게 답을 하는 사람들이다. ‘내 꿈은 이거예요’하고. 이들은 분명한 목표를 향해 열심히 굴러간다.


동시에 수많은 ‘22’들이 있다.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어떤 가치를 빚어내고 싶은지 확실하지 않은 사람들. 고등학교 진로 칸을 작성하거나, 취업을 준비할 때에 막막하고 답답한 감정이 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구에 가지 않으려는 ‘22’처럼 도망쳐버리고 싶다.


나는 ‘조’보다는 ‘22’인 사람이기에 항상 ‘조’가 부러웠다. 나도 내 열정을 쏟을 그 꿈을 찾을 수 있다면! 목표가 분명하면 고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울>을 보며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다. “사람들은 모두 형태는 다르지만 같은 무게의 고민을 하고 있다”는 말씀.

 

<소울>에는 조가 겪는 고민들과 그가 성장하는 과정이 담겨있었다.

 

 

 

허무함을 느끼는 조.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무의미한 삶인가?>


  

 

젊은 물고기가 나이든 물고기에게 물었어. ‘바다를 찾고 있어요.’

‘바다?’ 나이든 물고기가 말했어. ‘여기가 바로 그 바다야.’

젊은 물고기가 말했지. ‘여기요? 여긴 그냥 물인데.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고요!’

 

- 영화 대사 中

 

 

‘조’는 그토록 염원하던 목표를 성취하지만 허무감을 느낀다. 꿈을 이루는 건 더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환상적인 순간은 한순간일 뿐, 다시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조’는 연주를 하러 가는 것에 반대하는 어머니에게 말한다. ‘내가 만약 오늘 죽는다면 내 삶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봐 두렵다’고. 그에게 ‘연주자가 되는 것’이 너무 중요해져서, 목표를 이루지 못한 자신의 삶은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조’는 ‘22’에게도 자신처럼 불꽃을 찾아야만 한다고, 그래야 의미 있는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는 틀렸다. <소울>은 목표를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삶은 의미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영혼인 ‘22’는 불꽃을 찾아야만 지구로 내려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제리(소울의 카운슬러)는 ‘불꽃’이 영혼의 목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지구로 내려갈 준비가 되면 영혼은 내려가는 것일 뿐. 대단한 운명이나 목적, 정해진 불꽃이 있는 건 아니었던 것이다.


<소울>은 목표도 목표지만, 오히려 그 과정과 순간순간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이다.

 

‘22’가 느낀 바람, 맛있는 피자, 떨어지는 단풍잎…. 조는 대단하고 거창하지 않은 이것들을 ‘별거 아닌 일들’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며 조는 놓치고 있던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깨우치게 된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했던, ‘22’가 겪은 그 모든 것들이, 의미 있는 순간이었음을 말이다.


 

 

Outro. <삶은 정말 위대하지. 목적 없이도 살 수 있다니>


 

 

“이유를 찾다 보면 허무해지거든. 사람은 본래 이유 없이 태어나서 이유 없이 떠나는 걸.

/삶은 정말 위대하지. 목적 없이도 살 수 있다니.”

 

- 웹툰 <정년이>에서 ‘문옥경’이

 

 

웹툰 <정년이>를 보다가 가슴에 꽂혀 품고 있던 구절을 인용해두었다. 우리는 어떤 특별한 목적과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대단하고 거대하고 무거운 꿈을 꿈꾼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건 분명 멋진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원래 별 게 없다고. 본래 목적 없이도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불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이를 허무한 게 아니라 위대하다고 생각하면, 이유가 없음에 답답하지 않고 그저 그대로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소울>은 나에게는 인생영화는 아니었다. 이미 잔잔한 행복들을 잘 느끼고, 오히려 목표가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무거움만 알고 있던 내게 가벼움의 중요성을 알려준 영화이기에, 많은 ‘조’와 ‘22’들에게 <소울>을 추천한다.

 

 

[이진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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