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이라는 이름의 행복 [영화]

영화 소울의 철학과 어쭙잖은 나의 철학
글 입력 2021.12.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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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한 경쟁 사회를 살고 있다.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은 당연한 것이며 목표와 노력이 없는 사람은 일종의 결핍을 가진 이로 치부되기 쉽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실로 멋있는 일이다. 다만 목표에만 지나치게 치중되다 보면 주변에 핀 꽃들과 풍경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영화 ‘소울’에서는 세상을 느끼고 살아가는 ‘지금’ 그 자체만으로 삶은 충분히 의미 있다고 말한다.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는 음악 선생님이다. 의지도, 열정도 없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그는 꿈의 그리던 뉴욕 최고의 밴드의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공연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공연 당일, 조는 우연치 않게 맨홀에 빠지는 사고로 영혼이 되고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가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는 태어나기 전의 영혼들이 감정과 사고를 학습하며 저마다 고유한 성격과 가치관을 형성한다. 성격과 가치관이 모두 형성된 영혼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불꽃’을 찾아낸 뒤 ‘지구 포탈’을 통해 지구로 간다.

 

조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탈출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 과정에서 지구로 갈 열쇠가 돼줄 영혼 ‘22(티나 페이)’를 만난다. ‘22’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의 삶이 안정적이고 행복하다며 지구로 가기를 거부하는 영혼이다.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통행증이 없어 가지 못하는 조와 지구로 가고 싶지 않은 22는 함께 불꽃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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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원하는 바와는 다른 일을 하면서 살고 있었다. 정규직 교사로 전환되었다는 교장 선생님의 말에도 멋쩍은 웃음만을 지은 것도 그 이유에서 일것이다. 22의 통행증을 가지고 지구로 다시 돌아간 조는 뉴욕의 재즈클럽에서 자신이 평생 동안 꿈꿔왔던 공연을 한다.

 

하지만 공연을 마친 그의 표정에는 행복감보다는 왠지 모를 허무함이 엿보인다. 조는 최고의 밴드에서 공연하면 삶이 드라마틱 하고 다채롭게 변화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었다. 그런 조에게 도로시아는 젊은 물고기의 이야기를 전한다.

 

젊은 물고기는 본인이 바다에 있는 지도 모른 채 늙은 물고기에게 바다가 어딘지 물어봤다. 늙은 물고기는 여기가 바다라고 답했고 다시 젊은 물고기는 여기는 그냥 물이라고 말했다.

 

꿈과 현실, 이상은 사뭇 다르다. 원하던 바를 이뤄서 행복할 수도 있고 조처럼 허무할 수도 있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에서 유토피아(Utopia)가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를 의미하는 동시에 ‘no place’ 즉 없는 곳을 의미하는 것처럼 이상은 이상일뿐 현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꿈꾸고 기대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면 우리는 목표를 성취하는 데에만 열광하기보단 그 과정을 진심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할 것이다.

 

조와 22가 지구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던 순간은 각자 자신의 불꽃을 찾거나 이룬 순간이 아니었다. 맛있는 피자를 베어 물던 순간, 떨어지는 꽃잎을 잡은 순간, 그리고 화창한 날 크게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이었다. 이상적인 미래만을 꿈꾸며 지금의 순간을 흘려보내기보단 수많은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듯이 현재를 살며 그 순간순간을 진심으로 느끼는 것이 행복한 삶에 더 가까워지는 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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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없다고, 혹은 꿈꿔왔던 것과는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고 의미가 없는 삶이라고 여기는 것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생각이다. 삶의 목표와 의미는 살아 숨 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있기 때문이다.

 

‘인생’, ‘삶’, ‘꿈’ 이런 단어들을 나열해 보면 뭔가 거창해야 할 거 같고 그래야 멋있고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늘 누군가 하고 싶은 일과 꿈을 물어보면 대단해 보이는 무언가를 말해왔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보이는 것들이고 사회적 위상일 뿐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이것들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쁨과 행복을 느끼면서 사는 것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소울’은 삶의 의미와 목표를 좇아 사는 사람들에게 잠시 눈을 돌려 주변 풍경을 바라보면서 ‘지금’을 있는 힘껏 느껴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주의 깊게 생각해 보면 자각하지 못했을 뿐 지나온 삶의 곳곳에는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이 있었다. 필자는 지금 글을 쓰면서, 그리고 독자는 이 글을 읽으면서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행복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그런 글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살아있기에 의미가 있다. 흔들리고 부서지는 힘든 삶의 과정이더라도, 실패하고 넘어져 일어나기 힘든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지금의 당신을 아끼고 세상을 진심으로 느끼며 살아가길 바란다. 행복은 늘 ‘지금’에 있다는 걸 기억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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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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