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문정왕후 윤씨 - 신선하고 알찬 궁중가무 액션 퍼포먼스 [공연]

글 입력 2021.12.19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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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의 눈빛극장에서 12월 1일에서 12일까지 <문정왕후 윤씨> 공연이 열렸다. 리드미컬한 궁중 가무 액션 퍼포먼스라 소개된 <문정왕후 윤씨>는 기존에 공연을 적게 본 편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나에게 많은 면들이 새로웠던 공연이었다.


시작부터 명확치 않은 발음으로 사람들의 말로 시작된다. 그 부정확함이 나의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 극의 시작을 웅장하게 드러낸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목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액션과 춤을 추며 극의 다이내믹을 다양하게 드러낸다.


음악과 춤이 주를 이루지만 악기의 구성은 단촐하다. 라이브로 연주되는 기타와 장구 뿐이고, 장구마저도 선율이 없는 추임새의 역할이 주를 이룬다. 기타라는 하나의 악기가 오히려 여러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이 담긴 하나의 목소리로 극을 대변하듯 존재감이 뚜렷하다.

 

기타와 사람들의 합창, 무용만으로도 극이 꽉 채워지는 공연이었다. 작지만 한데 옹기종기 모으는 응집력의 가장 큰 요인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알맹이가 가득 찬 연기이다.


수가 한정적인 배우들은 여러 역을 연기한다. 때론 몇 초, 때론 몇 분만에 배역이 바뀌는데도 혼란을 야기하지는 않고 새롭게 잘 스며드는 대화 방식으로 받아들여졌다. 문정왕후와 인종의 연기가 특히 인상깊다.

 

극에 들어온 이후로 문정왕후의 여생이 극으로 드러난다. 수십년간의 문정왕후를 한 사람이 연기하지만, 말투와 표정의 강단이나 대범해지는 성격이 맞아떨어져 그녀의 성장을 관객들에게 납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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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역사적 기록에서도 문정왕후의 권력은 부정적으로 묘사되어있다. 타임머신이 없는 이상 직접 시대상을 완벽히 파악할 수는 없기에 자신만의 논리로 어떤 방향이든 뻗어나갈 수 있는 해석이 역사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역사학적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나, 사고의 확장으로는 충분하게 생각지 못했던 방향에서 돌아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잘 만들어진 극이라는 점에서 소구력까지 유효한 극이다.

 

하나의 역사를 레퍼런스 삼아 새로이 탄생한 공연은 극 안에서의 문정왕후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탄생시켰다. 또한 왕이 아닌 수렴청정을 한 인물인 문정왕후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이야기 또한 찾아보기 힘든데, 보편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다른 인물에게 비추어 매력적인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추천하고 싶은 극이다.

 

다만 복잡하게 신하들의 첨예한 대립이 얽혀있던 시대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만 보다 더 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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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으로, 어머니로, 여성으로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격동의 조선 사회를 살아간 문정왕후의 일생을 담은 리드미컬한 궁중 가무 액션 퍼포먼스, 연극 [문정왕후 윤씨].
 
제 11대 왕 중종의 세 번째 아내이자 제 13대 왕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문정왕후 윤씨]가 12월 1일(수)부터 12월 12일(일)까지 11회(월 공연 없음)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재공연된다. [문정왕후 윤씨]는 2021년 6월 10일부터 6월 20일까지 전석 매진 초연을 거치며 '미니멀리즘과 총체극을 지향하는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색이 잘 드러나며 한 편의 완성된 극으로써 매력이 넘친다.'는 후기들을 남겼다. 코로나19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중에도 전석 매진되며 호평을 받은 만큼, 이번 재공연을 통해 더욱 감각적이고 세련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것을 기대한다.
 
연극 [문정왕후 윤씨]는 사대부 남성 지식인들이 지배하는 조선 중기, 실질적 통치자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여인 문정왕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정왕후는 일각에서 조선의 측천무후라고 불리며 어진 인종을 못살게 군 계모로, 아들 명종을 허수아비 왕으로 만든 조선의 희대의 악녀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역사적 인물, 사건에 대한 관점과 평가 또한 달라지기 마련이며, 한 인물의 총체적인 삶을 조명하는 데에는 다각도의 시각이 필요할 것이다.
 
조선사를 통틀어, 왕권을 직접 갖지 않은 여성이 그토록 막강한 권력을 오래 행사한 적이 없다. 이 작품은 남성 사대부 중심의 조선 중기 정치사에서 한 여인이 어떤 방식으로 국가의 실질적 통치자로서 그 지배력을 죽을 때까지 유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호기심과 의문에서 출발한다.
 
연극 [문정왕후 윤씨]는 반정과 역모가 끊이지 않던 불안한 왕권의 시대에 여성으로서 국가를 통치하며 권력을 장악했던 문정왕후의 탁월한 통치력과 그 외 인간적인 면모에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중종, 인종, 명종 재위, 16세기 조선의 궁중을 둘러싼 권력과 욕망, 음모와 배신, 숙청과 살육의 이야기를 우아하고 세련된 감각으로 풀어낸다. 문정왕후를 둘러싼 당시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그녀의 힘과 권위의 원천을 탐구하고 상상하여 당대사를 재구성해보려는 시도이다. 문정왕후 그녀의 견고한 세계관, 지적인 성취, 행동양식 등 '철의 여인'이 지녔음직한 다양한 인간적 요소와 매력을 극적 상상력으로 펼쳐보일 것이다.
 
문정왕후의 삶과 그 속의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공연은 독특한 형식을 띄고 있다. 정형화된 사극적 스타일을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된 '소리'들의 음악적 조화를 핵심으로 하여 매력적인 인물, 재치 있는 대사, 서사에 박진감을 더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문정왕후를 둘러싼 궁중 이야기와 과거 조선의 상징적인 사건들을 리드미컬하게 표현한다. 이에 더해진 다양한 조합의 소리들이 음악적 조화를 이루며 시각적 풍미와 청각적인 쾌락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다.
 
<춘향>, <심청>, <왕과 나> 등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감각적 무대 표현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수인 연출과 떼아뜨르 봄날의 배우진이 선사하는 이번 공연은 초연에 이어 더 많은 관객들에게 새롭고 독특한 경험의 장을 열어줄 것이다. 이번 공연은 초연과 마찬가지로, 문정왕후 역 조혜선, 송흥진, 송흥진, 송은지, 박경구, 윤주희, 엄태준, 전호현, 안창현, 김경태, 김용준, 강민지 배우가 출연하여 더욱 꽉 찬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김승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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