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Alice in the Met Gala Wonderland [패션]

지상 최대의 패션 축제
글 입력 2021.12.1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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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야?” 정신을 차려보니 알 수 없는 레드카펫 위에서 있는 당신. 익숙하던 한국어가 아닌 영어가 들리고, 카메라 플래시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다. “정신 차려! 그렇게 어리바리해선 여기 멧 갈라(Met Gala)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사방에서 터지는 플래시와 환호소리 속에서 누군가 당신을 향해 소리쳤다.

 

그렇다. 당신은 지금 지구 반대편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 가운데에서 열리는 지상 최대 패션 이벤트로 떨어졌다! 이 휘황찬란한 원더랜드에서 앨리스가 된 당신은 살아남아야한다. 촌스러운 건 용서해도, 당당하지 못한 건 용서치 못하는 이 패션 세계 속으로 모험을 떠나보자!

 

 

 

1. What Is Met Gala 2021?


 

멧 갈라(Met Gala)란 어떤 행사인가? 공식적으로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의상 연구소가 1948년도부터 매년 5월 첫 번째 월요일에 개최하는 자선 모금 행사이다. 비공식적으로는, "올해의 파티", "동부 해안의 오스카상" 등으로 불리는 패션 파티이다. 멧 갈라에서는 매년 특정한 드레스 코드를 정하고, 유명인사들을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에 초청한다.

 

일반인이 참석하기 위해서는 3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장을 구입해야한다. 그렇게 모인 자선금은 매년 평균 150억 원 정도이며, 자선금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기금으로 쓰인다. 뉴욕패션위크의 창시자인 엘레노어 램퍼트가 처음 개최한 이래에, 1995년부터 현재까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역의 실제 모델이자 패션 매거진 VOGUE의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가 총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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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윈투어

 

 

2021년 멧 갈라의 주제는 두 가지로, 첫 번째는 '미국: 패션의 어휘(A Lexicon of Fashion)', 두 번째는 '미국: 패션의 앤솔로지(An Anthology of Fashion)'이다. 각 주제별로 2021년 9월 18일, 2022년 5월 5일 양일간 개막한다. 즉, 이번 멧 갈라는 미국 패션의 모든 것에 집중할 예정이다.

 

Ralph Lauren, Halston, Calvin Klein와 같은 미국의 젊은 클래식 디자인 브랜드들의 참가했으며,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Z세대에게 열광 받고 있는 여러 젊은 셀러브리티들도 볼 수 있었다.

 

 

 

2. Fashion with Celebrities: Just Show Your Style!


  

 

① FROM KOREA: ROSÉ & 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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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로제

 

           

한국에는 두 명의 셀러브리티가 멧 갈라에 참석했다. 첫 번째는 블랙핑크의 로제이다. 생 로랑의 뮤즈인 로제는 크레이티브 디렉터인 안토니 바카렐로와 함께 입장했다. 바카렐로는 과거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존재"라며 생로랑 뮤즈로서 로제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런 그의 확신에 보답하듯 로제는 생 로랑의 블랙 앤 화이트 드레스를 통해 미국식 실용주의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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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엘

 

   

두 번째는 2NE1 출신이자 솔로 가수 씨엘이다. 씨엘은 미국 패션의 상징인 데님과, 우리나라 전통 한복을 혼합해 퓨전 드레스를 착용했다. 한복 고유의 실루엣과 자유의 여신상이 떠오르는 자태로 하여금 한국의 전통성과 멧갈라의 주제를 모두 살려 호평을 받았다. 한국인 여성이 멧 갈라에 초대받은 것은 2018년 이후 3년만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행보는 한국인의 위상이 전 세계 패션에 크게 올랐음을 나타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 한국인 아티스트가 패션계에 위상을 떨치길 기대한다.

 

 

② FROM GLOBAL: FASHION OR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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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델레바인 - 로이터

 

  

모델 겸 배우 카라 델레바인은 성평등 메세지를 담은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여 화제였다. 그녀는 "PEG THE PATRIARCHY(가부장제에 못을 박다)"라고 적힌 의상으로 등장했다. "이것은 여성의 권한과 성평등에 대한 메시지"라며 인터뷰하며 양성평등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

 

스타 정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는 멧갈라에서 "TAX THE RICH(부자에게 과세하라)"라고 적힌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올랐다. AOC는 "멧 갈라처럼 주목을 받는 자리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했다"며 경제적인 평등과 정의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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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달 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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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카다시안

 


한편 충격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끈 셀러브리티도 있었다. 이부자매인 켄달 제너와 킴 카다시안의 '극과 극' 패션이었다. 켄달 제너는 속옷이 그대로 비치는 전신 시스루 드레스를 착용했다. 반면 킴 카다시안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몸을 감싸 눈조차 보이지 않는 발렌시아가 의상을 보여주었다.

 

 

 

3. MET GALA: Free Some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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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샤퍼

 

 

멧 갈라는 왜 특별한가? 바로 가장 첨단적인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부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격동적인 사회 운동과 정치의 변동을 겪고 있는 나라들 중 하나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미국은 성별, 인종, 장애 등 사회적 약자가 받는 차별에 다시 조명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 디자이너들도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이슈를 적극적으로 디자인에 차용하기 시작했다. The Met Gala의 책임자 Andrew Bolton은 젊은 미국 디자이너들이 보여주는 다양성, 포용성, 지속가능성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의 멧 갈라는 특별하다. 올해 드레스코드는 주제를 살려 'American Independence'이다. 팬데믹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유를 기다리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언젠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 멋진 옷을 차려입으며 자유롭게 여행하던, 우리가 너무나 당연히 누려왔던 그 자유를 말이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2019년만큼 시끌벅적하진 않았지만, 패션업계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답게 멧 갈라는 2021년에 더 눈부시고 세련되게 도약했다. 많은 이들의 기대에 보답하듯, 수많은 패션업계 유명인사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패션을 선보였다.

 

그 속에서 성별, 인종, 사회적 약자가 받는 차별에 반대하는 자신의 메시지를 자유롭게 표현했다. 그 어떤 장벽이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패션으로서 표현하는 것. 그것이 이번 2021년 멧 갈라의 가장 큰 의의였다.

 

어색한 몸짓과 시선으로 레드카펫 위에서 우왕좌왕하는 풋내기 앨리스는 이제 없다. 당신이 어떤 패션을 입고 오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칠 준비가 되어있다. 왜냐하면 이 곳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멧 갈라니까! 멧 갈라에서 당신의 정체성을 마음껏 표현할 준비가 되었는가?

 

 

 

송윤영.jpg

 

 

[송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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