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카멜레온처럼 변화하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 살아가기
글 입력 2021.12.0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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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특성과 개성을 지닌 사람일까?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타인에게 물어보고 생각해왔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마치 카멜레온처럼 주변 환경에 따라서 급변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MBTI로 친다면 어떤 환경에서는 ENTP였다가, 어떤 환경에선 INFP였다가 정반대를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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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무리에 오랜 시간 속해있느냐에 따라서 내가 속한 그룹의 평균적인 인간상에 날 끼워서 맞추고 정형화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전자 업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4년간은 공대 출신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신념과 가치관, 언행을 따라 하면서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며 나를 끼워서 맞췄다. 그 시절의 나는 논리적이고 직설적이며 호승심이 강한 전투적인 성격으로 4년간 살아왔다.


이후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INFP 인프피 성향이 가득한 그룹에서 3년간 함께 했을 당시에는 INFP 성향에 완전히 물 들어 섬세하고 예민하고 남들의 눈치를 보는 성향이 되었다. 그전까지는 전형적인 ENTP처럼 남들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전부 다 하는 마이웨이 성향이었는데, 그래서인지 INFP로 가득한 무리 내에서 나는 검은 양Black ship처럼 겉돌았다.

 

원래의 내 성격으로는 인프피 무리 내에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그들에게는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암묵적인 규칙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면 쓰디쓴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배려해서 예쁘게 포장해서 좋은 말만 해주기 등. 결국 무리에 적응하기 위해서 현실과 타협하고 주변 환경에 날 끼워서 맞추기 시작했다. 과거의 나는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ENTP가 나왔는데 요새의 나는 INFP가 반복해서 나온다. 환경에 따라서 내가 얼마나 많이 영향받고 달라지는지 알게 돼서 깜짝 놀라기도 했고 이에 따라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과거의 나는 어느 집단에 가서도 잘 섞여 들어가는 무난하고 평범한 사람이 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마치 온몸이 족쇄에 얽매인 것처럼 답답했다. 나답게 살아갈 자유를 잃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한 진심을 말하지 못하고, 집단 내에서 통용되고 받아들여질 만한 언행으로 필터링하여 표현하기 시작했다.

 

마음이 답답하고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눈치 보면서 주위 환경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에 급급했다. 좋게 표현하자면 카멜레온처럼 어느 환경에서나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적응한다는 것이지만, 다르게 말하면 나의 고유성이나 개성을 모두 다 없애버리고 무리의 평균적인 인간상에 나를 억지로 끼워서 맞추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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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러한 시행착오는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어떤 집단(학교, 회사, 동아리, 사교 집단) 안에 속하게 된다. 집단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잘 어울릴 수 있는 평균적인 인간상이 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고유성과 개성을 억누르고 감추며 집단 내에서 잘 적응하게 된다. 그러다가 다른 집단으로 옮기게 되면 또다시 새로운 집단 성향에 나를 끼워맞춘다.


이러한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이나 세계관이 전부 희미해지고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젠간 사실을 깨닫고 현타가 오고 충격에 휩싸였다. 나는 나의 세계관에서 살지 않고 내 주변 사람의 평균값에 맞춰서 살아가고 있었구나. 내 인생에 나는 없고 온통 주변 사람만 있었구나. 평균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결코 나답게 자유롭게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다움을 잃고 무색무취의 특색 없는 인간이 되길 자청하는 것이다.


애초에 어떠한 준거집단도 내가 쫓아야 할 이상향이나 목표가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준거집단 내에 속한 사람의 평균적인 인간상에 날 맞춘다는 것은 나의 고유성이나 개성을 모두 억누르고 감춘다는 의미다. 그러한 억지스러운 노력은 나답게 살아가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 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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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카멜레온처럼 주변 환경에 따라서 날 바꾸는 것이 거시적인 관점으로 나의 행복이 도움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내 시야에서는 오히려 방해된다는 것을 느낀다. 현재의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고유성과 개성을 되찾고 나답게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만의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내면세계를 글로, 콘텐츠로 풀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느낀다. 누구도 따라 할 필요가 없다. 다수와 내가 다르다고 해서 내가 틀린 것도 아니다. 서로 각자 다를 뿐이다. 이걸 깨닫는데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렸구나 싶었다.


앞으로 나는 어떤 집단 내에 속하게 되어 자꾸만 카멜레온처럼 그 집단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세계관, 평균적인 인간상을 따라 하고자 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물어볼 것이다. `이 집단의 보편적인 신념을 따라가는 것이 진정으로, 나답게,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되는가?`


다시 한번 내 마음에 물어보고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어떤 대단한 사람도, 준거집단도, 이상향도 함부로 따라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나 자신이 되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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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각자마다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인생 경험을 가지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인간이라는 존재가 모인 조직은 모두가 동의하는 단일한 신념과 세계관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하다.

 

세상 그 어느 곳에서도 의견 충돌이 하나도 없고, 신념이 모두 일치하는 곳은 없다. 무리, 단체, 사회, 국가처럼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라는 것도 결국 너무나도 다른 특성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어울리기 위해서 어느 정도 서로 타협하며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각자 너무나도 다른 신념, 가치관,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토록 법 제정과 정치가 치열하고 화합하기 어려운 것이고 말이다.


어느 집단에나 잘 어울린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환영받는다는 것은 대부분은 남들의 눈치를 잘 보고 남들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분만을 잘 포장해서 내놓는 경우가 많다. 마치 예술가가 대중성을 따라가느라 자신의 마이너한 취향을 솔직히 드러내지 못하고 대중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내놓는 것처럼 말이다. 대중성을 따르든, 자신의 마이너 취향을 우선시하든, 어떤 길을 가든 자신의 선택이고 그에 따른 책임도 본인이 지면 그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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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대중성을 따라서 집단 내에서 환영받고 사랑받을 만한 모습만 드러낼 것인가? 혹은 마이너 취향처럼 누군가에게는 다소 낯설고 어색할지언정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 나 자신에게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을 자주 던지곤 한다.


지금의 나는 어디에서나 잘 어울리는 인싸같은 사람보다는 나답게, 나다운 모습으로, 가장 내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는 어떤 준거집단도 무분별하게 쫓거나 물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다른 무엇도 아닌 나답게 살아갈 것이다.


나를 비로소 다른 무엇도 아닌, 내가 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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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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