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색다른 형상과 빛깔의 조화 - 2021 공예트렌드페어 [전시]

형형색색(形形色色)
글 입력 2021.11.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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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공예트렌드페어 ‘형형색색(形形色色)’이 코엑스 C홀에서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개최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공예트렌드페어는 공예의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통해 한국 공예 문화의 대중화, 산업화와 더불어 아시아 공예 문화를 선도하는 공예 전문 박람회다. 공예작가부터 소규모 공방, 기업, 국내외 기관이나 갤러리, 단체, 대학교 등 공예 분야의 전방위적 참여가 이루어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예 축제이다.

 

올해의 경우 총감독으로 선임된  정구호 디렉터가 행사의 주제를 ‘형형색색(形形色色)’으로 선택해 통일감 있게 전달하고자 했다. 이전보다 확장된 주제관의 기획전시는 약 1,200㎡에 달하는 공간에서 현대공예 분야와 전승공예 분야를 아우르는 한국 공예가 70여 명의 작품을 쇼케이스 형태로 선보였다.

 

정구호 총감독은 “다양한 배경과 연령대의 공예작가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재료, 형태, 기법, 색감을 가진 작품의 향연을 보여주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거대한 노란색 단 위에 전시품처럼 올려진 작품들은 주제부터 소재, 형태, 색감까지 다채로웠으며 개성 넘쳤다.

 

현대와 전통의 공예가 한 곳에 어우러져 있으니 한국 공예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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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예트렌드페어는 주제관 기획전시 ‘형형색색(形形色色)’과 더불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사업 결과물을 선보이는 ‘KCDF 사업관’를 포함하여 총 6개 관으로 구성되어있다. 주요 갤러리가 참여하는 ‘아트&헤리티지관’은 공예와 가구, 그림을 공간 안에 적절하게 배치하여 생활 속 공예의 미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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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브랜드, 기업, 공방들이 참여하는 ‘브랜드관’은 다양한 공예를 만나볼 수 있었다. ‘창작공방관’은 신진공예가들의 독특한 시선으로 만들어진 감각적인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창의적인 공예품을 전시하는 ‘대학관’을 통해 공예의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페어 행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개방된 형태의 주제관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밝은 노란색 단과 쇼케이스가 관람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형형색색’이라는 주제에 맞게 다채로운 공예와 다양한 접목을 시도한 부분들이 기억에 남았다.

 

특히 국립국악원에서 진행한 공예와 국악의 만남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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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개원 70주년을 맞은 국립국악원이 무형의 예술인 전통음악과 유형의 예술인 공예를 융합하여 [K-마에스트로]를 선보였다. 일직선의 복도를 거닐며 세 공간을 마주하게 되는데, 세 가지 국악 장르와 공예를 한 공간에 녹여내어 ‘경험적 공예’를 가능케 했다.


첫 번째 공간은 판소리로, 각기 다른 형태로 엮이고 풀어진 매듭을 매달아 두어 수많은 실이 연결된 작은 언덕을 보는 듯한 풍경을 연출하였다. 소리꾼의 소리와 빛의 변화를 통해 생활 속 공예의 모습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공간은 가곡으로, 옻칠을 입힌 달을 천장에 달고 그 아래로는 대나무를 휘어서 물결이 치는 것처럼 만들었다. 휘영청 떠오른 달이 비추는 곳에 앉아 노래와 연주를 즐기는 예인들의 모습은 화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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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산조의 공간이다. 산조는 ‘허튼가락’이라는 뜻으로 다양한 장단과 가락의 모임과 흩어짐,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와 조화를 넘나드는 자유로우면서도 구조적인 음악이라고 한다. 불균형 속 균형을 씨실 날실이 엮인 듯한 구김 있는 패턴과 공예로 비대칭과 비정형의 아름다움을 연출해내었다.


처음 이 공간을 마주했을 때는 하나의 선을 긋고 공예품을 관람했다. 무대라는 사실을 들었어도 사람이 부재하니 공예는 무대 위 전시되는 작품으로 여겨졌다. 사용자 없이 관람자만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오직 시선만 받는 공예는 진열대 위에 자리한 소품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국악 명인들의 공연을 직접 들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국악과 어우러지는 공예의 아름다움을 다시 보게 되었다.


공예가 전시된 공간에 명인이 들어와 우리의 소리를 들려주었을 뿐인데 이전과 다르게 느끼는 것이 신기했다. 기능과 장식적인 면을 강조한 품격 있는 예술 공예에 거리감을 느꼈던 것이 무색하게 공예가 나와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또한, 일상의 문화가 담긴 공예가 편의성만을 위해 감춰두었던 예술성을 만나볼 수 있었다.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을 통해 닿을 수 있는 공예의 매력을 떠올릴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국악을 통해 소리와 함께 공예를 즐기니 전통 예술의 깊이와 그 가치를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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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공예, 디자인, 순수미술 등의 창작 과정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쓰임이 강조되던 공예 분야도 하나의 오브제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어 그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현대 기술이 발전하면서 편리함에 초점을 맞추는 제품이 아닌, 부여할 수 있는 만큼의 감정과 손길을 가득 담은 작품으로서의 공예가 우리들의 마음을 더 이끄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닐까?”


 

- 2021 공예트렌드페어 총감독 정구호

 

 

정구호 총감독의 말처럼 현재 예술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있다. 생활 속 공예는 실용성만을 추구하던 것에서 나아가 하나의 오브제로서 가치를 갖게 되었다. 소재나 형태, 디자인적인 요소의 발전은 공예의 위상을 높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2021 공예트렌드페어는 공예의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통한 한국 공예 문화의 대중화, 산업화와 더불어 아시아 공예 문화를 선도하는 공예 전문 박람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문지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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