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의 보금자리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 먼 훗날 우리 [영화]

글 입력 2021.11.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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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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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먼 훗날 우리>는 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날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린젠칭'과 '팡샤오샤오'가 연인이 되어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이별한 뒤, 10년이 지나 다시 마주치고 그들의 과거와도 다시 한번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대 초반, 사회 초년생이던 린젠칭과 팡샤오샤오가 우연히 만난 사이임에도, 고향에서 벗어나 베이징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서로 의지하고 가까이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집'이라는 공통된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정된 직업과 미래가 보장된 사람을 만나 따뜻한 집에서 살고 싶었던 팡샤오샤오는 기대와 달리 항상 나쁜 남자들한테 당하기만 하고, 게임 개발을 하고 성공하여 지방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올라와 함께 단란한 집에서 살고 싶었던 린젠칭은 당장 불법 비디오물을 팔며 하루하루 사는 것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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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좁고 방음도 안되는 방에서 나와, 베이징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번듯한 집에서 살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서로를 응원하게 했고, 또 사랑하게 했다. 당장 함께하는 공간은 비좁지만, 팡샤오샤오는 린젠칭의 게임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했고, 린젠칭은 팡샤오샤오에게 따뜻한 공간을 선물해 주기 위해 원하지 않는 업무라도 열심히 해내며 지냈다.

 

하지만, 고향에 함께 내려간 둘은 베이징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변변치 않은 생활을 하는 모습이 동창들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기죽지 않겠다고 애써 잘 사는 척 자신을 꾸미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 실망한 린젠칭은 게임 폐인이 된다. 더 이상 사랑을 느낄 수 없고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한 팡샤오샤오는 그런 그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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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자신의 모습에 후회하고 팡샤오샤오에게 미안한 마음을 스토리에 담아 게임 개발에 성공한 린젠칭은 고향에 계신 아버지와 어쩌면 팡샤오샤오도 함께 살 수 있는 큰 집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 상태로 팡샤오샤오 앞에 나타나지만, 팡샤오샤오는 '집이 아니라 보금자리를 원했다'고 말하고 돌아선다.

 

시간이 흐른 뒤, 린젠칭은 가정을 이루고 우연히 팡샤오샤오를 만나, 지난 모든 과거들을 함께 떠올리며, 돈이나 성공과 맞바꿀 수 없는 건 결국 '서로'였음을 깨닫는다. 그들이 원했던 따뜻한 집, '보금자리'는 사랑하는 사람, 즉 서로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한다.

 

여기까지도 충분히 감동적인 영화지만, 이 영화가 깊은 울림을 주는 또 다른 이유는 린젠칭의 '아버지'라는 또 다른 보금자리라는 존재다. 린젠칭이 고향을 떠나 베이징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 동안 아버지에게 제대로 신경을 못 쓰고 있을 때도, 아버지는 '잘 살고 있으면 된다'고 둘을 응원하고 있었다.

 

언제 올진 모르지만 늘 그들이 먹을 찐빵을 준비하면서, 언제 오든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던 아버지의 사랑을 뒤늦게 깨달은 린젠칭은 늦었지만 자신의 아들에게 찐빵을 만들어줄 수 있는 또 다른 '보금자리'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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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젠칭이 뒤늦게 팡샤오샤오에게 전달해 준 아버지의 편지의 끝의 '밥 잘 챙겨 먹고, 힘들면 언제든 돌아오렴'이라는 말은 결국 아버지는 늘 뒤에서 자식과 자식이 사랑하는 사람이 기댈 수 있는 기둥, 언제든 누워서 편히 쉴 수 있는 집이었다는 것을 린젠칭과 팡샤오샤오, 그리고 우리에게 알려준다.

 

우리는 오늘도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편히 '먹고 살 수 있는 공간'을 위해 각자 주어진 일을 하고 있다. 꿈을 포기한 사람도, 꿈을 이뤘지만 예상과는 다른 현실에 의욕을 잃은지 오래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나, 가족, 연인의 언제 올지 모를 안정적인 미래와 보금자리를 위해 매일을 그럭저럭 열심히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의 보금자리는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고 있는 그 순간이, 그 공간이 결국 하나뿐인 보금자리다. 그리고 그 보금자리는 돈으로도, 성공으로도 얻어낼 수 없다.

 

오늘만큼은 돈과 성공, 안정적인 삶을 위해 '놓치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두 눈을 보고 따뜻한 시간을 나눌 수 있기를. 더 늦기 전에.


 

소중한 이를 잃기 전에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 영화 <먼 훗날 우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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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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