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섯 인물의 욕망 - 연극 '슈미'

글 입력 2021.11.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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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우월감으로 가득 차 있는 슈미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전임 교수 임용을 앞둔 경만은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왔다.

 

이들의 친구 애경은 슈미와 경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영국에서 깜짝 귀국한다. 그리고 유완이 영국에서 책을 발표해 큰 인기를 끌었으며, 곧 나올 후속작은 자신이 집필을 도왔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도규는 슈미와 경만을 호시탐탐 자극하며 슈미를 손에 쥐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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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는 자신이 가져야 하는 것은 모두 가져야 한다. 화려하고 넓은 집과 사치스러운 피아노까지. 그것을 위해 사랑하지 않는 경만을 이용해 결혼까지 했다. 애경의 행복을 질투하고, 도규를 종처럼 부린다. 또한 유완의 소중한 원고를 찢어버리기까지 한다.


경만은 슈미의 남편이다. 그는 정교수 임용을 앞두고 슈미와 결혼해 분수에 맞지 않는 신혼여행을 하고 슈미가 원하는 신혼집을 마련한다. 신혼집을 마련하며 도규의 도움을 받기까지 한다. 그리고 유완의 원고가 그에게 소중한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찢어버린 슈미의 행동을 묵인한다.


애경은 애정에 목말라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혼을 이미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완을 사랑한다고 한다. 런던에서 그를 가정교사라는 명목으로 집에 들이는 것도 모자라 그와의 작업에서 사랑을 느낀다.


유완은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인간이다. 슈미와의 관계에서 자유에 대한 열망을 깨닫고 그를 논문으로 써 베스트셀러 작가에까지 이른다. 애경의 사랑을 집필 작업에 이용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도규는 검사이다. 경만과 슈미의 오랜 친구인 그의 아버지는 슈미 아버지의 운전기사였다. 슈미에 대한 열등감과 애증의 감정은 오랫동안 슈미의 타락을 바라도록 했던 원동력이었다. 따라서 그는 슈미의 종으로 남아 그의 타락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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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맨발의 사람 하면 미친 사람을 떠올릴 수 있다. 혹은 신비롭거나 위압적인 사람일 수 있다. 슈미는 모든 상황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물이 신발을 신고 등장하는 데 반해, 슈미는 맨발로 등장한다. 이는 슈미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맨발은 그녀의 원초적인 본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본능에 충실한 인간이다. 경만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쟁취해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욕망의 현신인 만큼, 슈미는 유완의 억눌러왔던 욕망 또한 폭발시킨다. 술을 잘 억제하는 듯 보였던 유완은 결국 슈미의 유혹에 넘어가 술에 손을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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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완이 슈미에게 받은 총으로 죽음을 맞이한 이후 도규는 자신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하며 슈미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결국 슈미는 늘 갑이었던 위치에서 내려와 을로 전락한다. 그리고 결국 부모님의 유품이었던 총 한 자루로 마지막을 맞이한다.


이 결말에 찝찝하다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슈미의 죽음에 개입이 있었다는 이유에서이다. 그간의 슈미의 행적을 돌아보았을 때, 그의 죽음은 누구의 개입도 없이 자신의 의지로 맞이하는 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슈미는 슈미로서 죽음을 맞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정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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